한나라당 비례대표 김소남 당선자 뒷말 무성


한나라당이 ‘호남 배려 차원’으로 비례 대표 7번을 공천한 김소남 당선자를 놓고 낙하산 공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호남 대표성을 갖기엔 김 당선자의 경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의 주장이다. 때문에 김 당선자가 회장을 지낸 고려대 경영대학원교우회의 전폭적인 지원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당선인측은 이에 대해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으로 “호남 몫이건, 고려대 몫이건 똑같은 관계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오이 밭에선 신을 고쳐 신지 말라’ 했던가?

고려대 경영대학원교우회 회장을 2번이나 지내며 이 대학 출신 인사들과의 폭넓을 친분을 과시했던 김소남 당선자에겐 ‘화려한 고대 인맥’이 의혹의 부메랑으로 날아 돌아왔다.

한나라당은 4.9 총선 비례대표 선정과정에서 그를 호남 몫으로 7번에 배치했다. 전남 보성출신에다 작년 6월부터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여성회장으로 활동한 경력은 ‘호남 대표성’을 논하기에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 변경 의혹

그러나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그가 호남에서 태어났을 뿐 실제 모든 사업이나 활동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했다고 주장한다. 호남향우회 여성회장직 역시 분담금 5천만원을 내고 취임해 놓고 임원회 참가도 저조했다고 한다. 때문에 “호남 경력을 쌓을 목적으로 여성회장직을 산 게 아니냐”는 구설이 따랐다.

김 당선자측은 이에 대해 “호남 몫? (비례대표)신청할 때 그런 양식은 없어요. 공심위원들이 심사하시면서 (호남 몫으로) 판단하셨겠죠”라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나 김 당선자가 지난 10년 동안 고려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등을 다니면서 ‘고려대 인맥’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인맥이 힘을 발휘했다’는 뒷말도 나온다.

김 당선자의 대학원 동기 A씨는 “교우회 회장을 지내는 동안 전현직 총리, 장관 등 권력 실세들과 어울리면서 인맥을 구축했다” 며 “특히 사교성이 높고 남성 같은 성격이 정치인들과 친분을 넓히는데 장점으로 발휘했다”고 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동기생은 지난 1월 ‘고대 경영대 글로벌 50출정식’이 열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김 당선자가 이명박 당시 당선자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당선자 측은 “‘호남 몫, 고려대 몫’으로 양분하지 말라. 김 당선자는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전국여성회장 등 다양한 경력이 있고, 이런 전체적인 경력과 의정활동 계획서 등을 공심위원들이 높이 평가해서 앞 번호를 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당선자가 지난 17대 총선 때 민주당 문을 두드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즉 18대 총선 비례대표를 겨냥해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김 당선자의 대학원 동기인 A씨는 “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대표로 있을 당시 20억 정도를 가지고 비례대표를 신청하려 했다” 며 “그런데 추미애 의원으로 당권이 넘어가면서 일이 틀어져 실패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당선자 측은 “(민주당 비례대표)신청을 했다면 당적이 남는다” 며 “민주당에 확인한 결과 당적을 가진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당선자가 47%지분을 가진 사업체를 두고도 뒷말이 많다.

김 당선자는 양주에서 석천레미콘이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납입 자본금 20억원, 자산총계 79억원, 부채 73억원으로 자본 잠식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당선자는 비례 대표 앞 순위에 배정된 직후인 지난 3월31일 이 업체 대표이사직을 스스로 물러났다.

이와 관련 김 당선자 동기 A씨는 “김 당선자가 세간에 알려진 만큼 재산가는 아니다”며 “큰 돈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업체 자본잠식 상태, 3월말 대표직 물러나

김 당선자 측 박정선 보좌관은 이에 대해 “국회의원이 기업까지 운영하면 나쁜 소문이 돌 수 있다고 판단해 내가 사직을 권고했다” 며 “국민들 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에 국정에만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김소남 당선자는 이밖에도 90년대 후반 고급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밀실을 만들었고 정관계 인사들이 이 밀실에서 밀담을 나눴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7층짜리 건물인 이곳은 지금은 가정용 주택으로 용도가 변경됐지만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그 곳이 고급 음식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김 당선자측은 “김 당선자가 건설업을 할 때 직접 건물을 지었는데 3층까지 식당이었고 나머지는 가정집과 사무실 등으로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초창기에 잠시 식당을 운영했지만 그 후론 줄곧 세를 줬다”면서 “90년대 말이 아니라 20년도 넘은 옛날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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