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당 대표 무한도전 이상현상

당내 구심점이 사라진 민주당에는 고만고만한 인물들이 모두 자신이 가장 적합한 원내 대표와 당 대표라며 본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군은 1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번 총선을 거치며 3선 이상 중진 의원이 24명이나 돼 자천타천으로 거론된 원내대표 후보도 10명이 넘는다. 이에 18대 총선 결과 의원 수 81명 가운데 25%가 모두가 자신이 차기 민주호를 이끌 인물이라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은 각기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이처럼 당권 및 원내대표 후보들이 많은 것은 야당이 된 이후 처음 있는 전국 단위 선거인 2010년 제 5회 지방선거를 대비한 전초전격으로 생각해 자신의 얼굴 알리기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주요 광역단체장 출마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장의 입성에 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즐비하다. 이들은 모두 원내대표 도전을 바탕으로 서울시장의 꿈을 키우고 있다.

특히 4선의 이미경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도전을 바탕으로 서울시장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 서울시장 잠재 후보군으로는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김한길, 이계안 의원, 낙선한 임종석 의원, 김민석 최고위원, 창조한국당 소속이지만 민주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김영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이번 전대에 직접 출마하거나 다른 후보를 간접 지원하는 형식으로 서울시장의 꿈을 키워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도지사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즐비하다.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원혜영(부천 오정), 김부겸(군포) 의원, 수원이 지역구인 경제부총리 출신 김진표 의원도 등은 원내대표로서 능력을 발휘한 뒤 경기지사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도전하는 의원들도 상당수다.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송영길(인천 계양을) 의원은 2010년 인천시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역시 원내대표에 도전할 박병석(대전 서갑) 의원도 대전시장을 꿈꾸고 있다.

당의 텃밭인 호남권은 광역단체장 후보군이 넘친다. 원내대표에 도전할 이강래(전북 남원·순창), 강봉균(군산) 의원 등이 전북지사 후보이고, 구민주계로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박주선 당선자는 광주시장을 노리고 있다. 전남지사 후보로는 당권에 도전할 김효석(담양·곡성·구례) 의원과 원내대표에 출마할 이낙연(함평·영광·장성) 의원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이번 전대와 원내 지도부 선출이 향후 당의 운명을 가를 측면이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에 비해 도토리 키재기만큼 고만고만한 인물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사람 키우기’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5월, 7월 민주당내에서는 당내 완장을 이용해 지역의 호랑이로 군림할 사람들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빠르고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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