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집중호우와 팔당댐 방류로 인해 11일 오전 서울 잠수교와 인근 반포한강공원이 열흘째 물에 잠겨 통제되고 있다. 2020.08.11. [뉴시스]
연일 계속되는 집중호우와 팔당댐 방류로 인해 11일 오전 서울 잠수교와 인근 반포한강공원이 열흘째 물에 잠겨 통제되고 있다. 2020.08.11. [뉴시스]

[일요서울] "코로나19 때문에 해외를 못가니 국내 가까운 곳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내년 결혼을 앞둔 유모(31)씨는 오는 16~17일 황금휴가를 맞아 경기도 가평에 펜션을 한달 전에 예약했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폭우에 결국 취소했다.

올해 여름 장마가 12일을 기준으로 50일째 이어지면서 휴가 계획을 취소하는, 일명 '휴포자'(휴가포기자)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올해 장마는 지난 2013년의 49일을 넘어 이날로 역대 최장 기간을 경신했다.

유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를 못나가 국내 여행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장마가 생각보다 너무 길어지면서 포기했다"며 "심지어 예약해 둔 펜션이 가평 펜션 사고가 터진 곳과 차로 20분 거리 밖에 안되더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5)씨도 지난주 홍천비발디파크 예약을 취소하고 집에 머물렀다.

이씨는 "장마가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며 "가평 펜션, 홍천강 사고 뉴스를 보니 굳이 나가야겠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휴가를 같이 보내려던 박모(36)씨도 폭우 때문에 피해가 많아 휴가계획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박씨는 "계곡이나 물가로 가려다가 길어진 장마로 피해가 심한걸 보고 걱정스러워 그냥 도시 쪽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 대신 서울 친척집에 8월초 일주일간 머물렀다.

김씨는 "원래는 서울에서 맛집도 다니고 지인들도 만나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서울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대부분 집에 있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로 장마가 시작된 지 50일째를 맞으며 7~8월 강수량도 전국 평균 70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장마는 '가장 길고 많은 비가 내린' 역대급 위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상청은 서울, 경기와 강원 영서는 16일까지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잠정 집계된 이달 인명피해는 사망 33명, 실종 9명, 부상 8명이다.

수난사고로 분류돼 중대본 집계에서 제외된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침몰사고 인원(사망 4명·실종 2명)까지 더하면 사망 37명, 실종 11명, 부상 8명이 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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