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편집국장
홍준철 편집국장

여야를 가리질 않고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정치적 화두가 있다. 바로 집권당인 민주당에서 누가 차기 대권주자가 될 것인가와 8월말 치러지는 당권 향배다. 공교롭게도 차기 대권과 당권은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2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을 두고 ‘진격의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총리가 1위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최근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오차 범위내까지 추격한 이 지사가 이 전 총리를 앞서는 조사도 나왔다. 이 지사가 이 전 총리를 앞설 것이란 근거는 몇 가지 됐다. 

일단 대법원 판결에서 사실상 무죄 판결을 받은 이 전 지사는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큰 걸림돌이 사라졌다. 두 번째는 지난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보여줬듯이 친문 지지층에 대항해 충성도 높은 팬덤(열광적 지지자)을 보유하고 있다. 세 번째는 경기도지사직을 수행하면서 보여준 ‘일하는 도지사’, ‘결과를 만들어내는 리더십’으로 1천만명이 넘는 경기도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확장성이 높은 것은 경북 안동출신으로 TK지역에서 두 자릿수 이상 지지를 얻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PK에서도 문 대통령의 ‘화끈하지 못한’ 리더십과 비견되면서  인기가 급상승중이다. 부산지역 정치인인 통합당 김무성, 하태경 전현직 의원이 현안 때마다 이 지사를 공격하는 배경이다. 

이런 강점으로 인해 이 지사가 ‘호남’출신으로 한계가 있는 이 전 총리에 맞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 자리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문제는 시점이었다. 이 전 총리는 현재 차기 당권에 도전중이다. 7개월짜리 당대표지만 당을 떠나 있은 지 오래됐다보니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서 당내 세력구축은 필수요건이다. 

여권에서는 당 대표 선출이 끝나는 8월말까지는 이 전 총리가 1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런데 처음으로 이 지사가 이 전 총리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이 전 총리의 당권과 대권에 비상등이 켜졌다. 당장 이 전 총리 입장에서는 50%이상 지지를 받느냐 마느냐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 이상을 받아 이기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50%미만 득표율로 가까스로 당 대표직에 오를 경우에는 대권가도에 빨간등이 켜질 공산이 높다. 

이는 곧 이 지사가 여권 차기 대권 경쟁에서 이른 시기에 ‘이재명 대세론’이 부상할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전 총리가 대표직을 수행하는 7개월 사이 대권 경쟁에서 이 지사가 1위 자리를 굳게 지킬 경우 여권 대권.당권 구도가 바뀔 공산이 높다. 왜냐하면 고건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그리고 황교안 전 대표까지 1등을 하다 2위에게 추월당한 후 다시 1등을 차지한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전 총리 입장에서는 ‘당권.대권 분리’ 조항에 따라 내년 3월에 당 대표직을 유지할 것인지 버릴 것인지 ‘이재명 대세론이 일시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대선 출마관련 ‘선택의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 차기 대권에서 멀어진 이상 대표직 사퇴라는 ‘모험’을 감행하기보다는 집권여당 당 대표로서 막강한 권한을 유지하고 2022년 대권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제2의 정치적 도약을 도모하자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이 전 총리의 성향은 ‘돌다리도 수십번 두들기는 신중한 스타일’이다. 장군으로 비유하면 이 지사가 용장이라면 이 전 총리는 지장에 가깝다. 이 전 총리가 당 대표직에 올라도 이 지사가 1위로 치고 나온 이상 대표직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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