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종합 철강회사로 도약...완성차 부품 기술력 확보

[현대제철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한 이유로 완화된 규제와 유연한 노동시장, 해외 매출처 다변화 등을 꼽았다. 특히 해외에서는 무궁한 성장 기회 발전 가능성과 저임금 구조와 활용, 기술의 발달로 인한 통신 및 물류비용 감소 등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부담이 적어졌다. 이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 고객 확대를 넘어 글로벌 경쟁 시장 진출이라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악화 속에서도 미국과 인도법인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는 현대제철에 대해 알아본다.

코로나19 사태 속 미국·인도법인 호실적 기록… 美 역대 성적 받아

체코 핫스탬핑 공장에만 590억 투자… 유럽 글로벌 시장 공략

현대제철의 모태는 1953년 6월에 창립한 ‘대한중공업공사’다. 1964년 9월에 설립된 인천제철이 1970년 4월에 대한중공업공사의 후신인 ‘인천중공업(주)’을 흡수 합병했다. 2001년 4월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후 같은 해 7월 INI스틸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6년 3월 현재의 상호인 ‘현대제철’로 바꾸었다. 주력 분야는 자동차 및 선박용 판매류,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도레일용 철강재를 생산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차량용 강판을 공급한다.

최근 세계경제는 팬데믹 사태에 따른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가운데 글로벌 철강 수요 또한 일시적인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철강업계에서는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회복을 위한 강도 높은 재정지출 확대가 철강업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2013년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 부문을 분할 합병해 자동차용 강판에 특화된 전문 기업으로 변모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7월1일 현대하이스코의 잔존 사업부문과 합병하면서 해외 SSC(해외스틸서비스센터)와 강관 및 자동차부품 사업 또한 영위하게 됐다. 이에 해외시장에서의 전략적 대응 능력과 함께 글로벌 종합 철강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현재 종속회사인 SSC는 미국, 중국, 인도,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브라질, 터키, 멕시코 등에 위치해 있다.

해외 SSC는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냉연강판 등을 수급해 슬리팅, 셰어링, 블랭킹, TWB, 핫스탬핑 등의 가공을 거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의 완성차 회사 및 자동차 부품 업체로 판매하고 있다. 2016년 멕시코에 430여억 원을 투자해 SSC를 신설했고 그해 10월 천진에 약 240억 원을 투자해 현대차 창저우공장을 증설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현대차 충칭공장을 위해 신설한 중경 SSC에 약 43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 속 현대제철이 미국법인과 인도법인의 물량 증대로 호실적을 기록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현대제철미국(HSAL)은 매출액 5015억 원으로 21.7% 증가했다. 순이익은 99억 원에서 118억 원으로 18.8% 증가했다. 현대제철인도(HSCH)의 경우 매출액은 6.9%가 늘어나 5373억 원의 매출과 109% 급증한 8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2월 미국 시장에서 역대 성적을 받으며 코로나19로 악화된 경기에도 2020년 실적 향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강판 생산 대규모 투자
‘핫스탬핑’ 기술력 확보

올해 4월 현대제철은 글로벌 자동차 강판 생산능력 및 판매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기업과 해외 공장이 대부분 셧다운 된 상황 속 자동차소재 전문 기업의 역할을 다해 미래 수요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 유럽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인도 등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공장 인근에 가동 중인 글로벌 자동차 강판 공장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올해 총 713억 원을 투자한다.

현대제철은 내년 1월 양산 목표로 체코 법인 근처 오스트라바시에 핫스탬핑 공장을 신설 중이다. 현대제철은 핫스탬핑 생산능력 향상을 위해 지난해 77억 원에 이어 올해 514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완공 후에는 설비 2기, 블랭킹 설비 1기를 갖춰 연간 335만대 자동차용 소재를 공급할 전망이다. 아울러 그 회 해외 지역의 SSC들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연내 199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핫스탬핑이란 950°C 고온으로 가열된 철강소재를 금형에 넣어 프레스로 가공한 뒤 금형 내에서 급속 냉각시키는 공법이다. 이 공법은 가볍고 인장강도가 높은 초고장력강을 만들 수 있다. 핫스탬핑 공법 적용 시 고강도에서도 성형성 확보와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등의 경량화 소재 대비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허 라이선스 계약
“고객사와 동반 성장”

지난 7월 현대제철이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 핫스탬핑 공정 및 제품에 대한 특허권을 보유한 아르셀로미탈과 핫스탬핑 공정특허 사용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핫스탬핑 공법에 대해 한국·중국 및 아세안 국가에서 특허 침해 제약 없이 제조 및 영업활동이 가능해졌다.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핫스탬핑 사업을 해외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나아가 자동차부품 사업 측면에서 핫스탬핑 소재에 대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협상 체결을 통해 핫스탬핑 제품 판매 및 관련 부품 사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고부가 자동차부품 시장 확대를 통한 고객사와의 동반성장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 자동차용 강재 분야에서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로서 입지를 강화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4월 론칭한 자동차 전문 솔루션 브랜드 ‘H-SOLUTION’은 고장력강·핫스탬핑 등 자동차용 소재 단위에서부터 성능과 원가, 품질을 향상할 수 있는 물성·성형·용접·방청·도장·부품화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나타내는 브랜드다. 현대제철은 H-SOLUTION 전용 홈페이지와 앱을 개설해 현대제철만의 다양한 응용 기술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1200억 원을 투자해 냉연설비를 최신화 했다. 이와 함께 고갈도 내 마모강 브랜드 ‘WEAREX’를 론칭해 고내구성이 요구되는 자동차 구동부품시장 확대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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