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선두로 치고 나왔다. 이낙연 의원은 2위로 밀려났다. 대통령 국정 지지도도 39%로 올해 들어 처음 40% 밑으로 떨어졌다. 일부 조사에는 당 지지도에서도 미래통합당에 밀리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고,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망조가 든 것처럼 보인다.

호들갑도 이런 호들갑이 없다. 불과 3개월 전 대통령 지지도는 71%로 정점을 찍었다. 한동안 60%를 넘는 고공행진이 이어졌다. 호시절도 이런 호시절이 없었고, 성군도 이런 성군이 없었다. 여권은 자신만만했고 당장이라도 미래통합당의 팔목을 비틀어 공수처를 출범시키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끌어내릴 것처럼 보였다. 다들 까마귀고기라도 단체로 섭취했나 싶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건 별로 없다. 대통령 지지도는 정점을 찍은 지난 5월 첫 주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정당지지도는 조금 더 출렁거리기는 했지만 대통령 지지도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다.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도 오래가기 힘들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기 어렵다. 몰랐다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야당이나 여당이나 일희일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나서 여권에서는 “이젠 망했다”는 곡소리가 났다. 반면 야당에서는 “이젠 이겼다”라고 희희낙락하는 이들이 있었다. 누구도 우리 방역당국이 이리 선전할 줄 몰랐고, 우리 국민들의 저력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낼 정도일 줄은 몰랐다. 무지함이 눈을 가린 것이 분명하다.

지금 추락한 대통령 지지도가 안타까운 사람들은 지난 3년 국민들이 줄기차게 밀어 올려 줬던 숫자를 살펴봐야 한다. 현 대통령은 취임 초 지지율이 80%가 넘었다. 그 해 내내 60~70%를 넘나들었다. 국민들은 압도적인 지지로 탄핵으로 어지러워진 사회 분위기와 북핵으로 인한 전쟁 위기를 극복해 주길 염원했다. 대통령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서 보답했다.

이런 아름다운 선순환이 오래가지 못하리란 것은 누구나 짐작했다. 역대 대통령 중에 임기 마지막까지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 만한 탄탄한 지지를 유지한 사례가 없다. 언론까지 참전해 양극단에서 대립하는 한국 정치판에서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가진 권력을 온전히 휘두른다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 이런 망상을 가진 자들이 유난히 호들갑을 떤다.

호들갑스러운 자들은 정권 초에는 고공행진하는 지지도를 완장처럼 팔에 두르고 배 쭉 내밀고 방약무인하게 군 자들이다. 지지도가 떨어지는 와중에도 완장 권력에 도취해 세월 가는 줄 몰랐다. 그런 자들이 지지도가 떨어질 만큼 떨어진 뒤에는 앞다퉈 반성문을 쓴다. “부동산이 문제다”, “국민의 경고”, “체감온도가 다르다” 따위의 말들을 내뱉는다.

거대한 민심의 파도를 헤쳐나온 뒤에도 여당은 주류가 될 준비를 채 하지 못했고, 야당은 반성하는 법을 배울 생각이 없다. 고점을 찍었던 지지율이 3개월 만에 박살이 났다고 비탄에 빠지거나 환호하는 이들은 있어도 3개월 뒤에는 또 어떨지 두려워하는 이들이 없다. 반성하는 여당, 기고만장한 야당이 보여주는 호들갑이 국민들 입장에서는 하나같이 한심하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