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7월3일 국가정보원장, 통일부 장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외교안보특보 둘을 모두 친북 또는 남북대화파로 임명했다. 특히 박지원 국정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에 현금 4억5000만 달러를 불법 송금한 죄로 감옥살이 까지 한 사람이다. 문 대통령은 그런 박지원을 정보원장에 보임, 2000년 처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상회담을 위해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7월13일 문 대통령은 21대 국회 개원식에서 “대화만이 남북 간 신뢰를 키우는 힘”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3년 동안 ‘대화’를 위해 적극 매달렸지만 결코 남북 간에 ‘신뢰’를 키우지 못했다.

그런데도 그는 아직까지도 대화 조급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의 대화 조급증, 대화 구걸, 친북경도는 북한에 의해 악용되었을 따름이다. 북한은 문 정부의 대화 구걸 약점을 간파, 남북관계를 북의 의도대로 끌고 다녔다.

북은 김일성의 6.25 기습남침 때부터 ‘남조선 적화혁명 노선’에 입각, 일관되게 밀고 간다. 지금도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은 3대째 ‘적화혁명 노선’에 따라 아버지뻘 되는 문 대통령을 제멋대로 쥐었다 폈다 한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간청하던 ‘대화’에 호응해 주었다. 그리고 김은 그 대가로 북핵 문제에 대해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선언 정도로 그치고 문 대통령을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앞잡이로 이용코자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대북제재 해제는 미국의 반대에 막히고 말았다.

그러자 북한은 쓸모없어진 문 대통령을 향해 모욕 주기 시작했다. “저능한 청와대” “겁먹은 개” “못된 짓을⋯ 부추기는 놈” 등 욕설을 퍼부었다. 남한 자산인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폭파해 버렸다. 문 대통령의 미·북 중재 역할에 대해선 “주제넘게 설레발 치고 있다”고 했다. 북이 대화에 호응해 주었는데도 대북제재는 풀지도 못한 주제에 ‘설레발’만 친다는 핀잔이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7월4일 담화를 통해 북한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에 대해선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5일 전인 6월30일 “미국 대선(11월3일) 이전에 북·미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중재를 제언한 데 대한 거부였고 타박이었다.

문 대통령이 미·북 ‘대화’ 재추진을 제의했다가 즉각 걷어차인 건 최의 말 대로 북한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에 대해서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나선 탓이다. 문 대통령이 ‘섣부르게 나선’것은 ‘대화만이 남북간 신뢰를 키우는 힘’으로 오판한 때문이다. 문재인의 대화 구걸은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퍼주기·비위 맞추기 햇볕정책 실패로 입증되었다. 이제 실패한 대화 구걸은 더 이상 되풀이되어선 안 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박사는 “바보는 계속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면서도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실패한 대화 구걸을 계속 되풀이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바보 같은 고집이다. 대화 구걸로 성사시킨 김대중의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은 김정일에게 이용돼 적화통일 방안인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을 인정해 주었고 ‘민족경제 균형 발전’을 위한다며 대북 퍼주기를 약속해 주었을 뿐이었다.

노무현의 2007년 10.4 평양 선언도 대북 퍼주기 약속은 물론 북핵을 ‘북핵’이라 적시하지 못하고 북 요구대로 ’한반도 핵문제‘라고 써 주었다. 북핵을 ’한반도 핵문제‘로 확대해줌으로써 북핵을 한반도 전체의 핵으로 흐려 놓았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의 실패한 대화 구걸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바보’나 할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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