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이 신선해진다
시설현대화사업 2단계 완료…31일부터 과일·수산동 경매 개시 예정
21일부터 5개 법인 120여 중도매인 이전 예정…저온시설 등 설비 향상
수원시, 단계별 순환방식 현대화로 상권 활성화·소통행정으로 이용편의 UP!
상인들, “소비자에게 친절하고 신뢰감 주는 영업으로 시장 활성화 노력할 것”

[일요서울|수원 강의석 기자] 햇수로 28년 동안 수원시민들을 위해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공급하며 시민의 밥상을 책임져 온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이 이달 말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들을 만난다.
 
단계별 순환개발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시설현대화사업 중 2단계 공사 완료를 앞둔 수원시는 오는 31일 새로운 건물에서의 경매 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공급자인 농수산물 중도매상인은 물론 소비자인 시민들까지 더 안전하고 편리한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그간의 추진 과정과 향후 과제, 앞으로의 발전상을 살펴본다.

- 최신 설비 갖춘 과일동·수산동 오는 31일 경매 개시

수원시는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중 2단계로 과일동과 수산동의 신축공사를 완료하고 오는 21일부터 상인들의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약 22㎡ 규모의 상점 54개가 들어서는 과일동에는 3개 도매법인에 소속된 과일 도매상인들이 깨끗하고 현대화된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과일동과 비슷한 규모의 수산동에는 2개 도매법인의 60개 점포가 입주해 손님들을 맞을 예정이다.

신축 시장 내부에는 가지런한 점포와 밝은 조명, 널찍한 통로가 확보돼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장을 볼 수 있다.

또 조합 사무실과 상인들이 이용할 휴게실, 은행 등의 기존 시설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과일동 지하 저온저장고, 수산동 지하 냉동창고·해수탱크, 2층 상차림 식당 등이 농수산물을 신선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갖춰진다.

수원시는 21일부터 열흘간의 입주 기간을 거쳐 8월 31일 신축 사업장에서의 첫 번째 경매가 개시될 수 있도록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28년간 이어온 경기남부 대표 도매시장의 현대화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5만6925㎡의 부지에 위치한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1993년 2월 개장했다. 현재까지 청과와 수산을 합해 5개 법인과 과일 52개소 채소 92개소, 수산 60개소의 중도매인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2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방도매시장으로서 수원시의 농수산물 유통을 이끌며 일평균 318t 5억4800만 원어치의 농수산물을 유통하는 경기 남부권의 대표시장이 됐다.

그러나 시설은 점점 노후화됐고, 임시경매장과 가설건축물 등이 들어서면서 협소한 공간은 더 불편해졌다. 게다가 발전용량이 부족해 누전으로 인한 화재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시설물의 노후화가 심각했다. 노후화된 시설은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져 시장이 침체될 위기였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원시는 당초 곡반정동으로 이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부동산경기침체 등의 문제로 사업이 난항을 겪게 되자 수원시는 결국 ‘순환재개발’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상인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영업활동을 유지하면서 원활한 운영 및 시설 개선 후 신속하게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이후 2013년 6월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시설현대화사업 공모에 신청해 최종 선정되면서 총사업비 1061억 원이 투입되는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현대화사업은 국고로 30%를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어 2016년 중앙 투융자 심사를 통과하며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 3단계로 추진되는 순환재개발 방식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순환재개발은 3단계로 이뤄져 시장 영업을 단절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시설을 개선한다.

우선 1단계는 현재 부지 인근에 대체 부지(권선동 1234-1, 권선동 1229)를 만들어 채소동 임시매장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단계였다.

2017년 11월 현 부지 건너편에 임시매장을 마련하는 1단계 공사를 시작해 2018년 6월 90개가 넘는 채소동 점포가 이전했다. 남아있는 낡은 건물은 철거했다.

이달 말 마무리되는 현 단계가 2단계다. 비워진 채소동 부지에 새로운 과일동과 수산동을 세우기 위해 2019년 3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여기에 기존의 과일동과 수산동에서 영업하던 상인들이 입주한다. 기존 부지에 세워진 정식 건물의 첫 입주인 셈이다.

특히 수원시는 2단계 공사에서 환경시설과 기계 및 전기시설 등을 우선적으로 시공해 향후 전체적으로 입주가 완료되는 시점에 불편이 없도록 하는 기초설비공사를 중점 진행했다.

마지막인 3단계는 상점이 빠져나간 옛 과일·수산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건물을 신축해 임시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채소동 상인들이 입주하는 단계다. 기타 판매시설과 관리사무소와 식품위생검사소 등이 입주할 관리동도 함께 신축된다.

수원시는 오는 2021년 연말께 3단계 공사를 완료해 거점도매시장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상인들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이용자 편의 높여

수원시가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 사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법인 및 상인들과의 소통이다. 시장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사용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

수원시는 채소·과일·수산동 소속 법인 및 전체 중도매인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검토하고자 3년간 총 82회에 달하는 협의를 진행했다.

협의 과정에서 나온 요구사항 63건 중 45건을 반영하고, 13건을 일부 반영하는 등 사용자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소통행정에 최선을 다했다.

덕분에 쓰레기 시설 악취 대책으로 동선을 구분하는 대안과 수산 부산물 냉동창고와 탈취 설비 등을 설계에 반영했으며, 급배수시설, 벽체 설치 등의 중도매인 편의시설은 물론 점포배치 형태 등 요청사항도 수용했다.

요구사항 반영에는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와 건설사업관리단(현장 관리 감독 역할)의 협력도 큰 힘이 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시장 종사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협조와 이해 덕분에 순환재개발 방식으로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2단계를 안전하게 마무리하고 3단계 공사도 조속하게 진행해 시장 종사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입주 앞둔 상인들도 시장 활성화에 ‘기대’

입주를 앞둔 상인들의 마음가짐도 새롭다. 중도매인들은 새로운 시설에서 새로운 마음가짐과 새로운 영업방식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겠다는 각오를 함께 다지고 있다.

개장 초기부터 입주해 수십 년간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영업해 온 정재근 경기남부수협 중도매인 조합장은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중도매인들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인 스스로 시민들이 시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원산지 표기와 저울 등 신뢰감을 쌓고, 호객행위 등을 하지 않으며 친절한 응대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새 건물 입주를 앞두고 아직 주차시설이 모두 확보된 것은 아니어서 주차 불편 등이 예상되지만 행정당국과 협조를 유지하며 이용객 편의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정 조합장은 “최종적으로 3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청과와 야채, 수산 등 모든 시장 업종이 한자리에서 영업하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시장 활성화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도 기울여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어 “중도매인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위해 방법을 찾으려 노력해 준 수원시에 감사하다”며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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