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융기된 병변 유형으로 다양한 결절 판 형태의 피부질환 발현

간혹 한의원으로 사마귀 치료에 대해 문의하는 환자들이 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피부과를 일차로 내원하여 치료 받고 호전되지 않아 한의원으로 문의한다. 개인적인 경험상 사마귀는 치료가 잘되는 환자도 있고, 의외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환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마귀는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의 감염으로 피부 및 점막에 발생하는 피부질환으로, 찰상 등에 의해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피부 내로 침추하여 표피의 기저세포로 들어가 기저세포의 분화를 자극하여 표피를 증식시키고, 상부 말피기층에서 복제(replication)와 전사(transcription)가 일어난다. 통증과 외관상 불편함을 유발하고 자가 접종에 의해 병변의 수가 점점 많아지는 임상적 특징을 지닌다.

노출 부위인 손, 발, 다리 얼굴 등에 주로 발생하나 성접촉을 통해서 성기에 발생하기도 하며 임상 양상과 발생부위에 따라서 보통사마귀(verrucal vulgaris, common warts), 편평 사마귀(verruca plana, plane warts), 수장족저사마귀(palmoplantar warts), 성기 사마귀(genital warts, condyloma accuminatum)등으로 분류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에는 세포성 면역반응과 체액성 면역반응이 모두 관여한다. 체액성 면역반응은 재감염에 대한 저항성과 관련이 있고, 세포성 면역반응은 사마귀 병변의 소실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마귀 치료에 있어서 면역력 증강이 중요하다.

인구의 약 7~10%가 이환되며 이 중 보통 사마귀는 사마귀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표면이 거칠고 융기된 병변으로 다양한 크기의 과각화성 구진이나 결절, 판의 형태로 나타난다.

2009년 질병 소분류별 약국 처방제조 다빈도 상병에서 205위에 해당하는 질병이다. 국내 의과대학의 대학병원 피부과에서 실시한 피부질환에 대한 통계적 고찰에 의하면 사마귀는 전체 피부과 외래 환자의 2.2~2.4%를 차지하고, 가장 흔히 발생하는 15개 피부 질환에 포함될 정도로 임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피부질환이다. 약 65~78%에서는 2년 이내에 자연 치유되어 치료하지 않아도 되지만 병변이 수년간 지속되거나 크기와 수가 증가하는 경우, 일상 생활에서 통증을 유발하거나 심미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마귀는 자연소실 될 수 있어 소아사마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2/3의 환자에서 2년 이내에 자연 소실되지만 1/3의 환자에서는 수년간 지속되고 정확한 소실의 시기를 예측할 수 없으며 집단 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특히 편평 사마귀는 노출부에 주로 발생하므로 심각한 정신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마귀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냉동요법이다. 그 기전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각질형성세포가 냉동과 해동 과정에서 손상되어 괴사되고, 국소 염증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세포면역을 발달시킨다. 그러나 냉동요법은 강도 조절이 어렵고 시술자 의존적인 치료법이어서 조감 주위 사마귀의 경우 조갑 이형이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가피 형성, 감염, 흉터, 신경 손상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bleomycin은 항종양제의 일종으로 최근 병변 내 주입방식으로 사마귀의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직접적인 세포 독성에 의해 바이러스를 파괴하고, 바이러스 세포와 DNA합성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국소 주사 후 피부에 친화력이 높고 미세 혈전증을 일으켜 조직의 괴사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Bleomycin 주입요법은 병변 내 주입량과 주입 범위를 예측하거나 조절하기가 어렵고 통증이 심하다. 특히 조갑 주위 사마귀의 경우 지속적인 레이노 현상이나 대량 주입되었을 경우, 영구적인 조갑 변형, 조갑골 괴사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CO2레이저는 10,000㎚ 이상의 파장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표피를 파괴시키는 원리로, 감염 및 흉터 발생의 위험성이 높으며 추가적인 드레싱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재발률이 35~96%로 높다.

이처럼 일반적인 사마귀 치료법의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마귀 환자들이 한방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치료받는 비율은 현저히 낮다.

한의학에서 사마귀는 천일창(千日瘡), 우목(疣目), 우(疣), 우창(疣瘡), 우목창(疣目瘡), 고근전(枯筋箭)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사마귀 질환의 병인병기로는 정지실조(情志失調)로 간혈(肝血)이 상하여 혈(血)이 근(筋)을 자양하지 못한 상태에서 풍열독사(風熱毒邪)가 침입한 경우, 간기울결(肝氣鬱結)로 기혈불창(氣血不暢)하여 진액불운(津液不運)으로 피모기육(皮毛肌肉)에 결취(結聚)하여 담(痰)을 형성하고 풍열독사(風熱毒邪)가 침입하여 발생한 경우, 간화(肝火)가 성하고 신수(腎水)가 상하여 수불함목(水不涵木)하므로 근(筋)이 실양(失養)하여 풍열독사(風熱毒邪)가 침입한 경우가 있다.  치료로는 의이인을 중심으로 청열해독약(淸熱解毒藥), 활혈거어약(活血祛瘀藥), 소간이기약(疏肝理氣藥), 보중익기약(補中益氣藥)을 가하여 처방함과 동시에 다양한 약침 치료를 병행한다. 특히 사마귀 치료에 의이인(薏苡仁)을 많이 사용하는데, 약리학적으로 세포성 면역 활동을 증가시켜 감염성 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고, 항바이러스 작용이 있다.

봉약침 요법은 살아 있는 꿀벌의 독낭 안에 들어 있는 봉독을 전기자극 등으로 추출하여 건조한 후 정제 가공하여 변증시치(辨證施治)하는 신침요법으로 항염, 진통, 면역기능 강화 그리고 항암작용 등이 있어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억제 및 면역력 증강을 위한 치료로 현재 임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뜸은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열자극 및 약물의 작용을 이용하여 혈위와 경락의 전도작용을 거쳐 온통기혈(溫通氣血)하고 부정거사(扶正祛邪)할 뿐만 아니라, 탄화상을 유도하여 조직을 파괴하는 효과가 있기에 사마귀 환부에 직접구를 3-5장 시술하여 치료에 이용할 수도 있다.

의외로 사마귀에 의해 고통 받는 환자가 많은 만큼 한의학적 치료와 양의학적 치료를 병행하여 완치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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