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리호 배우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영화 승리호 배우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송중기와 김태리 주연의 영화 ‘승리호’가 국내 최초로 우주 SF영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는 9월23일 개봉을 앞둔 ‘승리호’는 2092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지구는 산소마스크와 고글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지고, 우주개발기업 UTS는 위성궤도에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 ‘UTS(Utopia above the sky)’를 만들어 낸다. UTS는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우주상업단지, 호텔, 정거장 등 거대한 우주사회까지 갖췄지만 이곳에 거주할 수 있는 권한인 ‘시민권’은 인류의 5%에게만 부여되고, 그렇지 못한 95%의 비시민들은 지구에 남아있거나 노동 비자를 받아 우주노동자로 일하게 된다.

‘승리호’에 탑승한 조종사 태호(송중기 분), 젊은 리더 장 선장(김태리 분), 기관사 타이거 박(진선규 분),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유해진 분) 역시 비시민인 우주노동자로,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과 유실된 우주선, 우주 건축물 잔해 등의 위험한 우주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하며 살아가던 중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들게 된다.

이 작품은 한국 최초의 우주 SF영화를 표방한다. 이 때문에 기존 SF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할리우드 SF 영화들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상황. 연출을 맡은 조성희 감독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그 경쟁력을 찾았다. 그는 “10년 전쯤 친구와 ‘우주 쓰레기’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총알보다 빠른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우주 노동자를 소재로 삼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며 “세계 어디를 가도 살아남는 한국인이 이런 직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구가 황폐해지며 우주 또는 지구에 사느냐로 계층이 나뉘는 세상, 일종의 이주 노동자 신분으로 위험한 일을 하며 하루하루 먹고사는 '우주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인물들로 영웅이 아닌 한국 서민들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날아다닌다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승리호' 포스터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영화 '승리호' 포스터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조종사 태호 역을 맡은 송중기는 “영화 ‘늑대소년’ 촬영 때 우주 SF영화를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주 쓰레기라는 소재가 신선했고 국내 첫 우주 SF영화라는 것에 도전정신이 생겼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영화 '승리호'에 대해 송중기는 “할리우드의 전유물이었던 SF영화에 한글로 '승리호'가 쓰여 있고 태극기가 붙어 있다. 우주 영화에 한국적인 게 많이 묻어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우주 추격 신, 승리호가 우주 쓰레기 낚는 장면들 등이 관객들을 정신없이 몰아치게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승리호의 브레인이자 리더인 장 선장 역을 맡은 김태리는 “시나리오 읽었을 때 장선장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여성 선장이라는 점이 특히 좋았다. 한국 최초 우주 영화의 한 부분이 되는 것에 기대감이 컸다”고 캐스팅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우리 영화는 구수하다. 찢어진 옷에 구멍 난 양말을 주워 신는 등 사람 사는 이야기가 그 안에 들어있다. 그런 모습이 또 빛나는 영화이고, 이것이 바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선규는 갱단 두목 출신 기관사 타이거 박 역을 맡았다. 이번 캐릭터를 통해 전신 문신과 독특한 드레드 헤어스타일에 도전한 그는 “감독님이 레게머리를 원하셔서 도전했는데 15시간을 가만히 앉아 머리를 했다. 안 어울리면 그 자리에서 빡빡 깎으려고 했는데 스타일이 좀 괜찮았다”고 쉽지 않았던 준비 과정을 전했다.

유해진은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 역을 맡아 처음으로 로봇 모션 캡처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목소리 출연 제의를 받았는데 다른 배우의 움직임에 목소리만 나오면 하나의 감정을 가진 캐릭터가 되기 힘들 것 같아 모션 캡처 연기까지 하게 됐다”며 “모션 캡처 연기가 어떻게 나올지 나도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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