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대표
박동규 대표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이자 지금은 자선사업가로 팬데믹 전문가인 빌게이츠가 한국의 코로나 방역대응에 대해 호평을 또 했다. 20일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터뷰를 통해서 “접촉자 추적과 방역지침에 따른 행동 변화에 매우 진지하게 접근했다”면서 여타국에 비해 칭찬을 보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빌게이츠의 잇따른 한국의 코로나 대응 호평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 대한민국은 ‘2차 코로나 대유행’에 직면해 있다.

빌게이츠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호평했듯이 한국은 신천지 교회로 상징되는 코로나 1차 대유행의 위기를 차분하게 잘 넘겨왔다. 민관의 체계적인 방역시스템과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기민한 연대와 협업이 돋보였고 특히나 의료진과 국민들의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협조가 빛을 발했다.

신천지 교회에 이어 다시 교회 발 2차 대유행으로 풍전등화에 처한 상황이다. 서울 강북의 ‘정치 집단화’된 교회로 지목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와 보수우익단체 중심의 ‘광화문 집회’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0일 기준 질병관리본부 집계로만 국내 확진자는 모두 1만6천346명에 달한다. 지난 14일 103명을 시발로 불과 일주일 사이에 300명에 달하는 폭증 상황이다. 정부가 방역단계를 격상시키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안과 경제위기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은 1차 대유행 때의 숨 가쁘고 절실한 코로나 위기 대응 때보다 한가한 듯한 분위기라 안타깝다. 국회에서 개최된 상임위에선 여전히 여야 의원들이 삿대질과 욕설이 오가고 광화문 집회를 놓고 책임 공방에 머물고 있다. 더구나 통합당 김종인 위원장이 광주 5.18 묘역에서 무릎 꿇고 통합당과 자신의 과오까지 사죄하는 모습을 놓고도 갑론을박만 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 대통령이 우리 경제가 코로나에도 선방했고 하반기 경제회복 전망에도 자신감을 표출한 바 있지만 자칫 2차 대유행을 막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물거품이 될 지경이다. 정부와 국민들이 최근 방심한 측면이 크다. 코로나 확산을 놓고 누구의 탓을 하는 것은 지금 급한 일이 아니다. 막아 내고 차단하고 치료를 위한 의료체계를 최대한 가동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 와중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투쟁도 중단되지 않고 있다. 의료계 역시 무엇이 급선무인지 고통받고 있는 국민을 떠올리며 의료진 본연의 모습을 우선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회담 개최를 추진 중이다. 통합당의 김종인 대표가 전제를 달고 있지만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든, 단독이든 ‘코로나 위기대응’ 을 위한 즉각적인 회동이 이뤄져야 할 때이다. 최근 제1야당의 새로운 ‘변화 조짐’들은 건전한 여야 관계와 협치의 가능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다. 대통령와 여당은 ‘조건 없는 청와대 회동’을 통해 다시금 ‘범국민적 코로나 위기대응 선언’과 동참을 호소해야 한다.

아울러, 대통령이 주관하는 ‘전국시도지사 비상 연석회의’를 통해 ‘초창기 대응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의대 증원 문제 역시 의료계가 파업을 우선 잠정 중단하고 본연의 임무로 비상 위기에 대응해 준다면 오히려 반대 논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여야 ‘정치권과 보건의료계 연석회의’를 통해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합의 처리’를 약속한다면 윈윈하는 지혜가 될 것이다. 위기는 닥치면 이미 늦은 때이다. ‘2차 대유행’으로 대한민국의 경제공황과 ‘국민경제 붕괴 팬데믹’을 막기 위해서 정치권과 의료계까지 코로나 위기 대응보다 우선해야 할 일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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