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철 소장
장성철 소장

“부끄럽고,죄송하다” “나의 미약한 발걸음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울먹이며, 5 18 묘역에서 과거 보수 정권이 호남을 홀대하면서 광주시민에게 상처 준 것에 대해 무릎 끓고 용서를 구했다.

정치적 의도가 있든, 이벤트성 쇼든, 진심이든, 저것이 우리가 바라는 정치라는 생각이 든다. 80대 노정객의 ‘용기 있는 휘청거림’은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일이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진영논리와 편 가르기에 빠져 나라를  두 동강이 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통합 행보는 정말 잘한 일이다.  

과거에 불행했던,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에 대해서 참회하고 사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왜 진작 이전의  당대표들은 하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크다. 5.18 희생자와 유족들이 “그만 이제 사과 하세요, 이젠 됐어요”라고 할 때까지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그 분들이 용서하고 포용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통합에 마침표가 찍힐 것이다. 

왜 무릎까지 끓었느냐  왜 사죄했느냐  라고 불편해 하고, 화내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고작 무릎 끓은 것이 사죄고, 참회냐  라고 성에 안차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차이점을 인정하고 공통점을 찾아가는 것이 민주주의다.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는게 정치다. 그 일을 정치 지도자들이 먼저 해야 한다.

정치는 힘과 숫자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고, 감동을 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종인의 무릎’은 울림이 적지 않다. 아무쪼록 불행했던 역사의 희생자와 유족 분들의 큰 상처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이제 더 이상 미래통합당에서 5 18을 폄하하는 망언이나 행동이 나와서는 안 된다. 논란이 있더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5 18 진상규명을 위한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 일부 인사들의 “화제 전환용”, “무릎 꿇기 쇼이자 신파극”이다라는 반응은 참으로 옹졸하고 유감스럽다. 저런 모습은 결국 5.18을 통합당을 공격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이용했다는 반증일 뿐이다. 대통령과 1176석을 가진 거대 여당으로서 너무나 치졸하고 예민한 반응이다. 

오히려 국정운영에 무한한 책임을 가진 집권여당이라면 환영하고 국민통합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동안 누렸던 이른바 야당 복과 반사이익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된 데 대한 아쉬움도 크겠지만, 정치의 본질은 갈등을 해소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것임을 잊지 않길 바란다. 이번 ‘김종인의 무릎’이 그의 말처럼 앞으로 대한민국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중한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이런 뉴스를 되도록 자주 보았으면 싶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