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기반 ‘선행단계 수주전략’ 성과 가시화… 결실 맺어

삼성엔지니어링 정유사업시설. <삼성엔지니어링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한 이유로 완화된 규제와 유연한 노동시장, 해외 매출처 다변화 등을 꼽았다. 특히 해외에서는 무궁한 성장 기회 발전 가능성과 저임금 구조와 활용, 기술의 발달로 인한 통신 및 물류비용 감소 등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부담이 적어졌다. 이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 고객 확대를 넘어 글로벌 경쟁 시장 진출이라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아프리카, 중동,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계약‧수주에 활발한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알아본다.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연내 EPC 전환 청신호

안드레스 마누엘 멕시코 대통령 현장 방문… 국가적 사업에 관심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그룹의 계열사로 화공 및 산업 플랜트 공사, 토목, 건축공사, 엔지니어링 전문업체다. 삼성엔지니어링 전신은 1970년 1월 설립된 코리아엔지니어링이다. 1978년 4월 삼성그룹이 코리아엔지니어링을 인수했고 1991년 1월 코리아엔지니어링은 사명을 지금의 삼성엔지니어링으로 변경해 해외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1996년에는 엔지니어링 업계로는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아프리카·중동
EPC 수행·정유 플랜트 수주

삼성엔지니어링은 2004년 4월에는 독일 기술검사협회(TUV)의 비제조업 분야에 국내 최초로 품질상을 수상했고 2009년 7월에는 알제리에서 플랜트업계 최대 규모인 26억 달러의 정유공장을 수주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사업에서 주력하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원유를 대체하는 천연가스 개발에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Aramco)로부터 19억 달러 규모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Hawiyah Unayzah Gas Reservoir Storage Project)에 대한 계약의향서를 접수해 올해 1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Riyadh) 동쪽 260km 지점에 위치한 하위야(Hawiyah) 가스전지대에 하루 15억입방피트(ft³) 규모의 가스주입시설과 하루 20억 입방피트 규모의 가스 재생산 설비 등을 맡게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설계·조달·공사) 전 과정을 수행, 2023년 완공할 계획이다.

멕시코·말레이시아
프로젝트 협약 EPC 선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 역시 경기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에서 계약과 수주 등에 성공하며 청신호를 밝혔다. 올해 6월 삼성엔지니어링은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Dos Bocas Refinery Project)의 파일(Pile) 공사에 대한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지난 5월 계약에 이어 약 6000개의 잔여분 파일공사에 대한 것으로 금액은 약 1.1억 달러(약 1300억 원)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프로젝트 누적 계약금액도 약 4.2억 달러(약 5000억 원)로 늘어났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8월 삼성엔지니어링 멕시코 법인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PEMEX·Petroleos Mexicanos) 자회사인 ‘PTI-ID’로부터 수주, 진행 중인 사업이다. ‘기본설계와 일부상세설계’에 해당하는 1단계와 ‘잔여상세설계와 조달, 공사, 시운전’이 해당하는 2단계로 구성됐다.

해당 프로젝트를 두고 멕시코 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돼 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정부회의에서 최우선 사업으로 언급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부 장관이 매주 현장을 찾아 진행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또한 이달 초 안드레스 마누엘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인력들을 격려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 대통령 방문에서 사업에 대한 애정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공정을 조속히 마무리해 2단계 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올해 7월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수행 중인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에서 추가 업무를 수주하며 연내 EPC 전환에 청신호를 밝히게 됐다. 말레이시아 석유화학회사인 ‘사라왁 펫캠’(Sarawak PetChem)으로부터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 2차 초기업무’(Sarawak Methanol Project Early Work Phase 2)에 대한 낙찰통지서를 접수했다. 업무범위는 일부 기자재 발주와 설계 및 초기공사 등으로 수주금액만 약 5550만 달러(한화 약 660억 원)으로 계약기간은 11개월이다.

이번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는 말레이시아 동부 사라왁주(州) 빈툴루(Bintulu) 지역에 일일 5000톤 규모의 메탄올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4월 FEED(Front End Engineering Design: 기본설계)를, 같은 해 11월 1차 초기 업무를 수주한 데 이어 이번에 2차 초기 업무를 수주하면서 누적 수주금액이 약 8110만 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이로써 연내 약 10억 달러 규모의 본 EPC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삼성엔지니어링의 ‘선행단계 수주전략’ 성과가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몇년간 FEED 수행을 통한 EPC 프로젝트 선점을 위해 힘써 온 결과 올해 결실을 앞두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FEED 등 기술력 기반의 선행단계 수주전략을 통해 양질의 수주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경험, 발주처와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토대로 이번 초기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본 EPC 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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