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전 국회의원 [뉴시스]
차명진 전 국회의원 [뉴시스]

[일요서울] 보수단체가 주도한 광복절 집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집회에 참석했던 차명진 전 의원이 지난 19일 정치인 중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여의도 정치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 가평군보건소에 따르면 차 전 의원은 지난 18일 오전 청평면 보건소에서 코로나 감염 확인검사를 받았으며 지난 19일 오전 4시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자택에서 격리 중이던 차 전 의원은 질병관리본부에서 격리병원을 배정받고 오후 2시경 보건소 앰뷸런스로 이송됐다. 

차 전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를 통해 “주변 사람들이 괜한 걱정을 하기에 (지난) 18일 오전 9시에 자발적으로 청평면 보건소 임시진료소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며 코로나 양성 판정 결과를 공유했다. 

이어 지난 19일 올린 게시글을 통해서는 “여보 미안하오. 왜 나는 이렇게 하는 일마다 꼬이지? 내가 25년간 몸 담았던 미통당에서 대놓고 그 사람은 이미 우리 당 아니다 소리 하는 거 보고 당신이 무슨 생각했을까?”라고 심경을 전했다.

방역당국은 차 전 의원의 역학조사와 동선을 파악, 가평군청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앞서 차 전 의원은 본인의 SNS에 “(지난) 17일 오후 12시 7분 방금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들이 YTN에 나왔는데 코로나 환자가 바글바글한 광화문 집회에 왜 갔냐며 통곡하신다. 제가 화를 내며 확진 받은 사랑제일교회 사람들은 거기 안 갔고 야외에선 코로나 안 옮으니 걱정 말라. 빨갱이 방송 거짓말하는 거 믿지 말라 했는데 계속 우기신다. 나쁜 놈들 어떻게 응징해야 하는가?”라고 광화문 집회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한편, 코로나19 방역 단계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할 만큼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집회를 주도한 보수단체와 보수 정당인 미래통합당에 사과와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도 지난 18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광복절 광화문 집회 강행을 사실상 방조한 데에 대해 통합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우리가 주최한 것도 아닌데 뭘 사과하라는 것이냐”며 책임 소지에서 한 발 물러섰다.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가 주도한 것도 아니고, 참석을 독려하지도 않았고, 마이크도 잡지 않았는데 여당이 억지로 엮으려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 중인 상황에서 방역 차원으로 생각할 때는 대규모 집회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게 치면 故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관련해 공동 장의위원장을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맡아 거기 사람들이 모였던 것은 훨씬 더 비판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비판하기 위한 목소리를 희석하려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차명진 전 의원은 코로나 안 걸린다더니 정치인 중 제일 먼저 확진됐다”며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것을 비판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의 꼬리 자르기다”, “미래통합당은 지지자면서 소속 당원이기도 한 김문수, 차명진, 전광훈 같은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확실히 밝히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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