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권 청구·종교인 과세 문제 다시 대두
서울·경기·인천·충남·강원·대구·부산 등 전국서 감염자 나와
권준욱 부본부장 “2차 전파 이상 가능성 매우 높다”

 

법원 출석하는 전광훈[뉴시스]
법원 출석하는 전광훈[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일 확진자는 총 676명으로 집계됐다. 사랑제일교회 신도 등을 통해 2차 전파 이상 추가 감염이 발생한 장소만 13곳이며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온 장소는 전국 150곳에 달한다. 사랑제일교회 발 확진자가 증가하자 전광훈 목사를 향한 비난도 빗발치고 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광훈 목사를 키워준 데 일조한 미래통합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는 추가 전파 차단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사랑제일교회 미확인 감염자 검사 및 치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방역당국은 신도와 방문자 명단 확보를 위해 현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39.7%가 60대 이상 고령층


지난 20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발 누적확진자 지역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 409명, 경기 189명, 인천 39명 등 수도권에서 637명이 확인됐다. 충남 12명, 강원 7명, 전북 5명, 경북 5명, 대구 4명, 부산 3명, 대전 2명, 충북 1명 등 수도권 이외 8개 시도에서 3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검사 건수는 전날인 19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총 3263건이다. 양성률은 대략 19%(0시 기준 630명)에서 20%(낮 12시 기준 676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들의 나이대를 보면 이날 0시를 기준(추가 역학조사 등 시점에 따라 확진자 수 달라질 수 있음)으로 전체 교회 관련 확진자(680명)의 39.7%(270명)가 고위험군인 60대 이상 고령층에 해당했다. 60대가 27.8% (189명), 70대 10.1%(69명), 80세 이상 1.8%(12명) 등이다. 50대도 21.3%(145명)로 20%가 넘었다.

30대(10.1%, 69명)와 40대(10.7%, 73명)는 10%대였고 20대(8.8%, 60명)와 10대(6.8%, 46명), 9세 이하(2.5%, 17명) 등은 10%대를 밑돌았다.

이는 20대(5214명 중 1956명, 37.5%)와 50대(927명, 17.8%)가 다수였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관련 확진자와 다른 점이다.


2차 전파… 13곳서 67명 감염

‘N차 전파’ 절반은 다른 교회


사랑제일교회 관련 집단감염은 교인, 접촉자 등을 통해 전국의 다양한 장소에서 또 다른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

현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최소 1명 이상 발생한 장소는 직장 60개, 학교·학원 38개, 사회복지시설 16개, 의료기관 11개, 어린이집·유치원 10개, 종교시설 9개, 콜센터 4개, 기타 2개 등 150개소에 달한다. 현재 방역당국은 150곳에서 접촉자 파악 등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신도 등 관련 확진자 이외 추가 환자가 발생, ‘2차 전파’ 이상이 발생한 장소는 13개소이며 이들 장소에서 총 67명이 이른바 ‘N차 감염’ 사례로 분류됐다.

이번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의 경우 또 다른 교회를 통한 ‘N차 전파’가 잇따르고 있는 게 특징이다. 현재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에서 20명, 경기 가평군 청평창대교회에서 11명 확진된 데 이어 경기 남양주 남양주창대교회에서도 2명이 확진돼 총 교회 추가 전파만 33명에 달한다.

콜센터 등 직장 관련 사례로는 롯데홈쇼핑 신한생명 보험 콜센터 10명, 유베이스(농협카드 콜센터) 7명, 삼성생명콜센터 3명, 한국고용정보(K국민저축은행 콜센터) 2명, 삼성생명 동서울라이프지점 1명 등 23명이 확진됐다.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하고 건강이 악화되기 쉬운 요양시설에선 경기 양평시 양평사랑데이케어센터 2명, 서울 강동구 암사동어르신방문요양센터 1명, 서울 성북구 새마음요양병원 1명 등 4명이 확인됐다. 의료기관 중에는 경기 안산시 한도병원 5명,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2명 등 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N차 전파 추정 장소별) 확진자 숫자가 확진자 이후에 2차 전파 이상이 발생한 수”라며 “아마도 2차 전파 이상의 발생이 충분히 일어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8.15 참가국민 비상대책위원회와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등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은 사랑제일교회. 2020.08.21. [뉴시스]
8.15 참가국민 비상대책위원회와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 등 관계자들이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은 사랑제일교회. 2020.08.21. [뉴시스]

 

최초 제출한 교인명단에

전광훈 목사도 없었다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중 33명은 8월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했으나 사랑제일교회와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집회 관련 확진자도 18명에 달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8월 초부터 증상이 나타난 사랑제일교회 발 집단유행의 미확인 감염자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역사회로 전파 가능한 분들을 찾고 이들 확진자로 인한 지역사회 2차 이상의 전파를 시급하게 차단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사랑제일교회 측은 4066명의 교인 명단을 제출했으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목사인 전광훈 담임목사 명단이 누락되는가 하면 서울시가 18일 추가 확보한 명단에 기존에 없던 484명이 새로 발견되기도 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심층 역학조사를 통해 교인과 교회 방문자 명단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으나 연락처가 확인되지 않거나 검사를 거부하는 등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사람이 700여 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현지 역학조사에는 이강호 중수본 수도권긴급대응반장, 박옥 방대본 환자-접촉자관리단장, 김경탁 서울시 문화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검사·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인 사람들


신도 명단 확보의 어려움과는 별개로 확진된 사람들이 검사결과나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아 방역당국의 코로나19 확산 저지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전광훈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랑제일교회 신도는 검사 받으면 무조건 확진된다’는 괴담이 퍼지면서 보건소 검사에 대한 저항 수위도 만만치 않다.

일부 교인은 보건소 직원들에게 폭언을 하고 일부러 접촉해 자가격리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포천시에서는 성북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보건소의 방문검사를 거부하며 보건소 직원을 껴안는 등 난동을 부린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소 직원 2명이 자가격리된 상태다.

지난 18일에는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격리병상에서 치료받던 50대 성북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병원을 몰래 빠져나가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 일대를 돌아다니다 25시간 만에 붙잡히는 사건이 있었다.

또 같은 날 남양주시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교인이 “검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택시를 타고 강남세브란스병원 선별진료소로 이동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입원 조치됐다.

한편 경찰은 확진 후 도주와 자가격리 위반 등 타인의 건강에 위해를 가하는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도주 또는 자가격리 이탈자가 치료 후 완치되면 구속 수사키로 방침을 정했다.

급작스런 코로나19 확산에 정치권도 서로를 공격하기에 바쁘다. 전광훈 목사가 참여했던 지난 8.15광화문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다 보니 미래통합당은 선긋기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차명진 전 국회의원 [뉴시스]
차명진 전 국회의원 [뉴시스]

 

정치권은 네 탓 싸움 중

확진 난 정치인도


지난 20일 기준 광화문 집회 현장에 있던 전현직 미래통합당 의원 중 김진태, 민경욱 전 의원은 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을 받았으나 차명진 전 의원은 양성 판정을 받았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치인은 아니지만 보수성향 유튜브채널 ‘신의 한수’를 운영하는 신혜식 대표도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 대표는 서울 보라매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가운데에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막말 논란을 불러온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도 양성 판정이 나왔다. 주 대표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연설했다.

한편 최근 개신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전염병이 확산세를 보임에 따라 구상권 청구와 함께 종교인 과세 문제가 다시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무책임한 행동에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 등은 전광훈 목사 등에 구상권 청구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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