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무지양품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입구 [사진=신수정 기자]
지난 21일 무인양품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입구 [사진=신수정 기자]

[일요서울ㅣ신수정 기자] 일본불매운동 1년, 유니클로‧아사히맥주 등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업체들과 달리 불매운동에 전면전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업체가 있다. 바로 생활용품점 무인양품(無印良品)이다. 

2004년 12월 15일에 설립된 무인양품은 일본의 ㈜양품계획과 한국의 롯데상사㈜가 각각 60%와 40%의 지분으로 합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2003년 11월 MUJI 영플라자점 오픈을 시작으로 2020년 8월 기준 40개까지 점포가 늘었다. 

지난 21일 오후 9시경 영등포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에서 진행된 '단독 특별 기획전' 프로모션 현장 [사진=신수정 기자]
지난 21일 오후 9시경 영등포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에서 진행된 '단독 특별 기획전' 프로모션 현장 [사진=신수정 기자]

무인양품은 국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지난 7월 25일 국내 소셜커머스를 선두하는 ‘쿠팡’과 손잡고 온라인몰 사업을 확장했다. 이전에도 지난 6월 무인양품 강남점을 국내 최대 규모로 리뉴얼 오픈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영등포 타임스퀘어, 여의도 IFC 등 유명 쇼핑타운에서 유일한 생활용품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또한 타임스퀘어의 경우, 오는 26일까지 1층 아트리움에서 최대 70%까지 할인되는 단독 특별 기획전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위 사례들처럼 무인양품은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규모를 늘리고 온라인 접근성을 높이는 등 소비자의 시선에 자주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일본불매운동에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일본불매운동이 이어지는 국민 정서와 반하는 행보"라며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시민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기자는 지난 21일과 22일에 걸쳐 무인양품 이용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시민들의 반응이다. 

“그냥 구경하다가 산 건데요?”
“무인양품이 일본제품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을걸요?”
“무인양품 제품은 깔끔하고 통일감이 좋은 점 때문에 이용하고 있어요”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공통적으로 무인양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다. 매장을 구경하는 인원을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였다. 

기자는 지난 22일 오후 5시경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찾아 현장을 둘러봤다. 실제 무인양품 매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은 20명 내외였다. 반면 비슷한 시각 타임스퀘어 안에 유니클로, ABC마트, 노스페이스는 구경하는 인원이 5명 내외였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무인양품 제품을 구매하려 하지 않았는데 눈에 자주 들어오니 사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소비자의 시선이 머물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체품이라 생각되는 자주, 모던하우스보다 무인양품 매장이 훨씬 많이 보여요”
“전에 모던하우스에서 샀었는데 언제부턴가 무인양품으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인터넷으로 구매하자니 절차가 어려워 혼자는 못 하겠고, 그 뒤로는 필요한 거 있으면 여기(무지양품)에 와서 사는 거죠”

앞서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2019년 9월 30일 입점해있던 모던하우스를 폐점하고 그 자리에 무인양품을 개점했다. 모던하우스 관계자는 지난 21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폐점 사유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모던하우스 측은 폐점 사유로 무인양품 입점과 관계된 것인지 정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기존에 모던하우스를 이용하던 시민 중 일부는 자연스럽게 무인양품을 사용하게 된 사례도 있었다. 

일본불매운동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사회운동인 점을 고려하면 일본 제품을 구입하거나 사용한다 해서 무작정 비판할 수 없다. 하지만 시민들은 불매운동을 참여하려는 의사가 있는 소비자에게 이전보다 자주 일본제품이 노출되는 상황을 만든 것에는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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