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김광현 [AP/뉴시스]
류현진-김광현 [AP/뉴시스]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8월, 연이은 동반 선발 출격에서 경쟁이라도 하듯 류현진과 김광현은 호투를 이어가며 팀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개막 후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8.00으로 부진했던 류현진과 데뷔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1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진땀 세이브를 따내던 김광현을 향한 불안한 시선은 어느새 신뢰로 바뀌어 있었다.

류현진은 8월 활약에 힘입어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LA다저스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로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친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8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고 토론토로 이적했다. 높은 기대를 받으며 시즌을 시작한 류현진은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개막 후 2경기에서 승리투수 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총 9이닝 동안 8실점을 기록한 것. 특히 문제로 지적된 구속 저하는 류현진이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8월 시작과 함께 류현진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월6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에서 5이닝 8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12일 마이애미 말린스 전에서도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1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류현진은 6이닝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에 성공했으며, 23일 탬파베이 레이스 전에서는 승수를 쌓진 못했지만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3.19까지 끌어내렸다. 8월 4경기만을 놓고 보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3의 놀라운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문제로 제기됐던 직구 구속을 91.2마일(약 147㎞)까지 높이며 안정감을 높였다.

류현진의 연이은 호투에 토론토 구단과 외신은 한목소리로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연일 “팀의 에이스”라고 류현진을 추어올리고 있으며, 토론토 구단은 공식 트위터에 한글로 류현진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또 미국 CBS스포츠는 자체 선정한 시즌 중간 올스타에서 아메리칸리그 투수 12명 중 한 명으로 류현진을 선정하기도 했다.

김광현도 류현진 못지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세인트루이스와 2년 동안 최대 11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김광현은 당초 5선발 후보로 거론됐지만, 팀 마무리를 맡았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올 시즌 선발 복귀를 강력히 희망한 탓에 마무리로 보직이 바뀌었다.

지난달 25일 마무리 투수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김광현은 낯선 보직 탓인지 1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 우여곡절 끝에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불안한 출발이었다.

하지만 선발로 확정됐던 마르티네스가 코로나19 확진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김광현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18경기가 취소됐던 탓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세인트루이스는 마르티네스의 공백을 메울 투수가 필요했고, 김광현은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지난 18일 시카고 컵스 전에서 3.2이닝 1실점하며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그는 23일 신시내티 레즈 전에서 단 83개의 공으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광현은 28일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비자책 1실점으로 2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갔다. 2승에는 실패했지만, 김광현은 이날 경기에서 12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으로 평균자책점을 1.08로 낮췄다.

아직 4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지만, 김광현은 안정적 호투로 구단과 팬들을 만족시키며 선발투수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이에 메이저리그 전문 매체 ‘MLB닷컴’은 김광현을 올 시즌 큰 활약을 하는 10명의 신인 가운데 6번째로 선정하기도 했다.

김광현의 달라진 위상은 세인트루이스 구단의 입장에서도 확실히 드러난다. 김광현이 마무리를 맡게 된 결정적 원인이 됐던 마르티네스가 다시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아온다는 발표와 함께 실트 감독은 “당분간 6선발 체제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김광현을 선발투수로 중용할 것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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