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의료현장을 떠난다는 것은 군인들이 전장을 이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발언에 이은 다음날인 28일, 보건복지부가 진료 복귀를 위한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은 응급실 전공의(인턴·레지던트) 10명을 경찰 고발한 것을 두고 각계에서 "막무가내 행정력 남용으로 인한 촌극"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고발한 해당 전공의는 중증 코로나19 응급 환자 진료 과정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피하지 못하게 된 모양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수도권 병원 등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했다. 27일 전공의 중 휴진자 358명에 대해 업무개시 명령서를 발부했고, 다음날인 28일에는 전공의 10명에 대해 기어이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러자 한양대 의과대 교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고발당한 한양대병원 전공의는 중증코로나 응급환자 진료 과정에서 확진자에 노출되어 자가 격리 후 복귀하자마자 고발당한 상태"라면서 "그간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해 온 의료계의 노력에 대해 보내왔던 감사는 공허한 말 뿐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6일부터 정부의 강경 대응을 비판하는 의과대학은 서울대의대와 고려대의대, 연세대의대 등 20여개에 달한다. 일부 의대에서는 의사면허시험의 실기시험 채점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법조계도 가세했다. 법조단체 '경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상임대표 홍세욱변호사, 이하 경변모)'는 29일 오후 일요서울에 "문재인 정부는 의사들을 구치소에 수감하고 구치소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료하게 할 셈인가"라며 "자가격리 의사까지 고발하는 문재인 정부의 행정력 남용을 규탄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법조단체는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고기영 법무부 차관, 송민헌 경찰청 차장이 정부 대책 공동 발표'에 대해 "권위주의 정부 시절 특별 담화문을 연상케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경변모'의 주장은 "일방적 의료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으로 모아진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 시점에 정부가 의료계와 극한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증원, 첩약 급여화 등을 추진하는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의대정원 증원 등의 정책을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안철수 "방역 책임 의사들에게 돌리고 정부는 빠져나가기 위함이냐"
- 최대집 “감옥은 내가 간다. 후배 의사들은 끝까지 투쟁해달라”
- 수도권 전공의‧전임의 진료 복귀 불응하면 최대 의사면허 취소
- [집중분석] ‘문재인 케어’ 반기든 의사 ‘코로나 정국’ 속 대한의협 의사들 아스팔트 점령한 까닭
- [단신] 최대집 의협회장 “정부, 무리한 행정처분하면 무기한 총파업으로 저항”
- [의료계 집단 사직 시작] 정부 "업무개시하라" vs 법조계 "근로기준법 위반"
- 경변모, "정부, 코로나19 직접 대응 중인 의료계 현장 목소리 적극 수렴해야"
- 정교모 “정부가 코로나 정치적으로 악용”
- '與보다 한발 빠른 김종인' 질본 이어 의협 면담까지?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에 의사 선생님들을 긴급지원'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