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총리가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일본에 투자하던 외국인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한국 시장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창환 기자]
아베 일본 총리가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일본에 투자하던 외국인들이 불안해진 일본 경제 상황을 뒤로하고 새로운 투자처로 한국 시장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지난 28일 일본 유가증권시장 니케이225는 1.4%로 하락 마감했다. 개장 초기 상승세로 출발했으나, 아베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급락했다. 장중에는 한 때 2%대까지 하락세를 나타냈다. 아베노믹스가 막을 내리며 주변 홍콩이나 동남아 시장으로의 이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홍콩 역시 홍콩보안법 등의 이유로 시장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행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아베 총리는 지지율이 30%대까지 하락했고, 그의 뒤에 끊임없이 따라붙은 건강 이상과 관련된 소문은 줄어들지 않았다. 경국 이날 아베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지병이 악화되면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증권가는 아베 사임으로 일본의 정책 기조나 방향성의 변경 또는 추진력이 힘을 잃을 수도 있다고도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아베의 사임에도 자민당의 집권이 유지되므로 당분간 아베노믹스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집중력이 흐려질 가능성과 이를 위한 보완책이 나올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7년 9월에도 아베 총리는 지병을 이유로 사퇴를 했던 경험이 있다”며 “그 당시 일본 주식시장은 보름 동안 약 6% 수준의 조정을 보인 후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이런 정치적 불확실성은 크지 않거나, 완화되더라도 일본의 유가시장 상황이 상승세로 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본이 지난해 4분기 소비세율 인상 후 올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3분기 연속 역성장하며 경제활동 정상화도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는 지난 29일 “아베 총리의 사임으로 해외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며 “일본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도도 추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아베노믹스가 동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며, 향후 후임총리가 금융완화에 적극적이지 않게 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경제 정책 기조를 잃고 중심이 흔들리면 엔고 현상과 함께 경제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마저 지연되면서 일본의 경제 상황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결국 일본 시장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겹쳐 어려움에 처한 일본을 벗어나 가까이 홍콩, 한국, 중국, 동남아 등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홍콩보안법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마찰 속에 홍콩에 속한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차선책을 찾아나서는 상황에서 외국이 투자자들이 다시 홍콩으로 들어가는 일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의 경우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수도권 2,5단계 시행 등으로 강경한 보건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여전히 이를 극복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향후 동아시아의 경제 중심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최근 홍콩사태 이후 제2의 금융허브 후보지로 떠오른 싱가포르 역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홍콩에 거점을 두고 있던 뉴욕타임즈 등 글로벌 언론사들이 한국행을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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