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포진 핵심 인사 ‘운동권’…그 중 ‘전대협’ 출신 ‘뚜렷’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제2차 조국(曺國) 대전이 시작된 모양새다. 조국 前 법무부 장관을 사이에 두고 쌍방 서책(書冊) 공방 조짐이 나타났다. 일명 ‘조국 흑서(黑書) vs 조국 백서(白書)’다. 지난 3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종합 주간 베스트 1위에 ‘조국 흑서’인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천년의상상, 진중권 등 5인)’가 올랐고, ‘조국 백서’인 ‘조국 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 조국백서추진위원회)’가 17위에 올랐다. 일요서울은 이번 흑백대전에 앞서 그들의 행적과 현재를 추적해 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2019.09.09.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2019.09.09. [뉴시스]

 

-1기 의장 李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역사, 백년의 쇠말뚝 되어야”

조국(曺國) 前 법무부 장관이 지난 3일 법원에 얼굴을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그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한 까닭은 그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재판에 증인 출석하기 위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에 따르면 정 교수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사건 공판이 열려 조 전 장관을 증인으로 불렀다. 그는 이날 ‘억울하다’ 등의 표현은 하지 않았다. 대중은 그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앞서 조 전 장관과 그의 아내 정 교수를 둘러싼 각종 의혹 등으로 일명 ‘조국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무대가 광장이 아니라 출판업계다. ‘조국 흑서(黑書)’인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천년의상상, 진중권 등 5인)’가 출간되자마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로 등극했다. ‘조국 백서(白書)’의 기세도 맹렬하다. ‘조국 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 조국백서추진위원회)’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면서 그 뒤를 맹추격하고 있다. 가히 조국 대전 2차전이나 마찬가지다. 대체 무슨 내용이 실렸기에 ‘필화(筆禍)’에 준할 만큼 출판업계를 뜨겁게 달굴까.
 

지난 3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종합 주간 베스트 1위에 ‘조국 흑서’인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천년의상상, 진중권 등 5인)’가 올랐고, ‘조국 백서’인 ‘조국 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 조국백서추진위원회)’가 17위에 올랐다. [알라딘 캡처]
지난 3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종합 주간 베스트 1위에 ‘조국 흑서’인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천년의상상, 진중권 등 5인)’가 올랐고, ‘조국 백서’인 ‘조국 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 조국백서추진위원회)’가 17위에 올랐다. [알라딘 캡처]


일요서울은 지난 1일 흑서와 백서를 모두 구입해 일독했다. 백서의 핵심은 ‘검란(檢亂)과 ‘언란(言亂)’으로 압축된다. 그러다 ‘개혁’의 필요성으로 귀결된다. 조 전 장관이 그 검찰개혁의 ‘불쏘시개’가 됐다고 표현한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주도로 추진 중인 일명 ‘검찰개혁’ 외 ‘언론개혁’의 필요성도 거론된다. 이어 출판사 변(辯)을 통해 “마지막 백서가 아니다”라고 밝힌다. ‘여권 발(發) 개혁’의 시작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반면 흑서에 따르면 강양구·권경애·김경율(김경률)·서민·진중권 씨는 “문재인 대통령은 입시와 사모펀드, 가족재산 형성 등에 숱한 의혹이 제기된 조국 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함으로써 도덕이라는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뜨렸다”라고 진단한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서도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았으며, 결과는 전혀 정의롭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백서와 흑서의 관점 차이에 앞서 두 책의 공통점은 조 전 장관이다. 그런데 ‘흑서’에는 ‘조국 세대’라고 볼 수 있는 ‘80년대 학번 60년대 생’, 일명 86세대에 대한 평가도 등장한다. 일요서울은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하고자 지난해 ‘불패의 신화-전대협 이야기 6년사(두리, 전대협 동우회)’를 입수, 일부를 공개한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천년의상상, 진중권 등 5인)', '80년대후반 청년학생운동-투쟁, 조직, 그리고 전망(형성사, 조지훈)', '불패의 신화-전대협 이야기 6년사(두리, 전대협 동우회)'. [조주형 기자]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천년의상상, 진중권 등 5인)', '80년대후반 청년학생운동-투쟁, 조직, 그리고 전망(형성사, 조지훈)', '불패의 신화-전대협 이야기 6년사(두리, 전대협 동우회)'. [조주형 기자]

 

진중권 “386 운동권, 과거 ‘의장님’으로 불리며···”

‘조국 흑서’인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천년의상상, 진중권 등 5인)’는 6장 ‘위선은 싫다! 586정치엘리트’를 통해 통칭 ‘86그룹’을 맹렬히 비판한다.

특히 ‘586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p.249)’에서 진중권 前 교수는 “···386 운동권들이 급진화하면서 운동권에서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의 두 흐름이 형성된다”면서 “NL이든 PD든 간에 기본적으로 ‘부르주아 민주주의’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국가를 부르주아들의 이익 조정기구라고 여겼고 민중민주주의와 민주집중제를 이야기했다. 그건 지금 우리가 아는 민주주의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라고 소개한다. 이어 “그런 이들이 현실사회주의가 무너진 후에도 자기 생각을 수정할 수 없었던 것···그런데 이들은 이념의 수정 과정 없이 바로 제도 정치권으로 들어가 버렸다”고 꼬집는다.

진 前 교수는 “과거부터 의장님으로 불리면서 꽃가마 타는 데 익숙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갖고 있는 대중선동 노하우, 대중조직 노하우, 이를 기반으로 한 선거 노하우는 보수가 못 따라간다”라고 해석했다. 그가 말한 “의장님, 꽃가마”의 정체를 찾기 위해 ‘불패의 신화-전대협 이야기 6년사(두리, 전대협 동우회)’의 일부분을 찾아봤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과거 전대협 제1기 의장 시절 모습이 담긴 국회 유투브 방송 캡처. 이 장관은 지난 1987년 11월 15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영호남 시민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연사로 나선 그는  지역감정 해소를 호소하고 있는 이인영 전대협의장.[국회 유투브 방송 캡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과거 전대협 제1기 의장 시절 모습이 담긴 국회 유투브 방송 캡처. 이 장관은 지난 1987년 11월 15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영호남 시민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연사로 나선 그는 지역감정 해소를 호소하고 있는 이인영 전대협의장.[국회 유투브 방송 캡처]

 

‘의장님’ 임종석 ‘신출귀몰’ 도피 비사

진중권 前 교수가 ‘조국 흑서’에서 언급한 “의장님”은 전대협 의장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전대협’은 지난 1987년 결성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의 축약어다. 해당 서적에는 3기 전대협 의장이었던 임종석 現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대한 ‘도피 비사’가 소개됐다. 다음은 그의 이야기다.

▲ 6월8일 한양대 주변 삼엄한 불심검문이 진행되고 있었다.
▲ 이들 일행이 탄 차는···전경들에 의해 세워졌다.
▲ 임 씨는 버스 맨 뒷좌석 왼쪽에 앉아 있었고···차창을 열고 뛰어 내렸다.
▲ 임 씨는 도로를 가로 질러 왕십리 산동네로 몸을 피했다.
▲ “한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성수대교 입구 통로 도로로 나와 택시를 타고 경희대로 피신했다.”
▲ 한양대 학생회관 6월9일 한 언론사에서 “개인적으로 도와주는 것임”을 확인받고 차 트렁크에 올라탔다.
▲ 연세대 진입···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01.30. [뉴시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0.01.30. [뉴시스]


해당 서적에는 임 특보 외에도 임수경(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19대 국회의원) 씨의 北 평양대축전 참여 직전에 있었던 박종열 씨와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다음을 보자.

▲ “형이 이번 평축에 전대협 대표로 참가했으면 하는데···”
▲ “제가 가야만 한다면 가겠습니다. 아니, 그것이 전대협을 위한 제 임무라면 기꺼이 가겠습니다.”
▲ 남자는 전대협 평양축전 참가준비위원회 정책위원장 박종열 씨(연세대 86학번), 그 앞 여학생은 임수경···
▲ 박 씨 “임수경 씨 선발은 혼자 조사하고 결정했다. 제가 사람 관상을 볼 줄 안다. 분명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 “임수경 외 남자 대표 후보자를 직접 찾아 나섰다.”
▲ 전대협 대표가 한 명 더 있었지만 비록 그 사람은 자신이 그 대상이었다는 것을 모르겠지만··· 
 

출판사 돌베개의 '임수경 후원사업회 - 어머니, 하나된 조국에 살고 싶어요' 서적. [누리집]
출판사 돌베개의 '임수경 후원사업회 - 어머니, 하나된 조국에 살고 싶어요' 서적. [누리집]

 

“전대협 대표 임수경입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마련된 ‘연례 외교문서공개제도’에 따라 외교부는 지난 3월31일 25만 쪽에 달하는 외교기밀문서 1577권을 전면 공개했지만, 정작 ‘임수경 무단 방북 사건’은 몽땅 누락됐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북한 문제에 예민한 현 정권의 코드 때문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앞서 1989년 당시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4학년생 임 씨는 ‘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제13차 北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여했다. 그해 6월21일 출국한 그는 일본 동경과 서독·동독을 거쳐 30일 北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는데, 기자회견에서 “남한에서 통일은 곧 좌경(左傾), 통일은 곧 용공(容共)”이라고 말해 세상을 뒤흔들었다. ‘전대협 동우회’의 ‘불패의 신화’ 서적에는 그의 평양 방문기가 수록됐다. 다음은 그 내용 일부를 간추린 내용이다.

▲ 도착한 북녘땅··· 나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버려야 한다는 것···
▲ 누군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라면 그 누군가가 비록 나일지라도 거부하지는 않으리라···
▲“어디서든 전대협의 대표로서 사명감 있게 행동하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학우들을 신뢰하며 용기를 잃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 이곳에 오기 위해 얼마나 오랜 세월을 분단의 설움으로 아파하고 얼마나 많은 희생과 대가를 치러왔던가를 생각하니 목이 메었다.
▲ 기자회견에서 “돌아갈 때는 판문점을 통과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분명히 했다. 
▲ 김 주석을 만난 것은 평양축전 개막 다음날인 7월2일···
▲ 누군가 내게 앞으로 나가 (김일성)수령님과 축배를 드는 것이 어떠냐고 권했다.
▲ 나는 만찬장 앞으로 걸어 나가 김 주석에게 ‘전대협 대표 임수경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 김 주석은 환하게 웃으며 ‘먼 길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면서 작은 술잔에 인삼주를 따라주고 ‘통일을 위하여’라고 건배했다.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을 3대 원칙으로 하여···평화협정 체결···
▲ 내 발길을 가로막은 정전협정이란 것···
 

대한뉴스 제 2015호-4부 뉴스의 한 장면.[KTV 대한뉴스 캡처]
대한뉴스 제 2015호-4부 뉴스의 한 장면.[KTV 대한뉴스 캡처]

 

왜 하필이면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의 ‘총학생회장 선거전술 일환’이 ‘조국통일투쟁의 단초’가 됐던 사건도 공개됐다. 전대협 동우회는 ‘김중기의 연설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전대협 동우회에 따르면 당시 김중기 씨는 연설도중 “사랑하는 김일성 종합대학 학우 여러분! 푸른 하늘아래 우리 한민족은 철책선에 의해 서로 찢기워져 분단의 쓰라린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고, 허리 잘리워진 반도의 이 땅 4천만 민중의 가슴에는 이제 통한의 아픔만이 서려 있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에 저희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부학생회장 후보 기호 2번 김중기·유재석은 북한의 김일성대학 청년학도 여러분께 ‘민족화해를 위한 남북한 국토종단 순례대행진’과 ‘민족단결을 위한 남북한 청년 학생 체육대회’를 제안합니다”라고 한 부분이 소개됐다.

전대협 동우회는 “김중기·유재석은 후보가 발표한 ‘김일성대학 청년학생에게 드리는 공개서한’은 그해 조국통일 투쟁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총학생회장 선거전술의 하나로 시작된 ‘공개서한’이 이후 남한을 온통 통일의 열기로 가득 채워 넣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될 줄은 아무로 몰랐다”고 회고했다. 

전대협 1기 의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現 통일부장관이 거론한 ‘구국의 강철대오’의 등장 배경도 나온다. 전대협 동우회에 따르면 ‘구국의 강철대오’ 구호는 중앙정책위원회 위원장 정은철(연세대 85학번) 씨가 만들었다. 정 씨는 “···상징어를 생각하다 ‘구국의 횃불’이란 말을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전대협이 전국화사업을 시작했던 당시 청년 학생의 기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조직의 발전을 나타내는 말로 여러 가지 단어를 떠올리다···전대협의 활동이 실제로 힘차고 강건한 ‘강철’ 같은 이미지로 전개됐고···”라고 밝힌 바 있다. 그야말로 전대협의 숨은 이야기다. 모두 전대협 동우회의 ‘불패의 신화 6년사’로 묶여 세상에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경내를 거닐며 참모진과 대화하고 있다. 조국(왼쪽부터) 민정수석, 권혁기 춘추관장, 문재인 대통령, 이정도 총무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임종석 비서실장. 2017.05.11.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경내를 거닐며 참모진과 대화하고 있다. 조국(왼쪽부터) 민정수석, 권혁기 춘추관장, 문재인 대통령, 이정도 총무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2017.05.11. [뉴시스]

 

전대협 출신 86, 文 정부 곳곳에 ‘포진’

‘신출귀몰 임종석 도피비사’와 ‘임수경 평양 방문기’, ‘조국통일투쟁 전환기’가 실린 ‘불패의 신화-전대협 이야기 6년사(두리, 전대협 동우회)’는 지난 1994년 6월17일 초판 발행됐다. 해당 서적의 머리말을 쓴 인물은 1기 의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現 통일부장관이다. 그는 머리말에서 “우리 민중의 역사에 살아있는 전대협,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의 역사 역시 백년을 떠받치는 쇠말뚝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러기에 우리는 또 다른 우리의 출사표를 써야 했다”고 적었다. 해당 서적의 지은이는 ‘전대협 동우회’이다. 전대협 동우회는 우상호(1기)·전상현(2기)·김종원(3기)·류용웅(4기)·허동준(5기)·허영일(6기) 씨가 출판위원으로 참여했다.

앞서 조국 前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빌미로 발간된 진중권 前 교수의 ‘조국 흑서’는 86그룹에 대한 비평을 담고 있다. 진 전 교수의 “의장님” 발언에서 알 수 있는 ‘86그룹’은 ‘전대협’으로 확장된다. 그 ‘전대협’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전대협 동우회는 지난 2017년 8월19일부로 결성된 지 30주년을 맞이했다. 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당시 전·현직 의원들과 기초자치단체장 등 200여 명이 서울 시청 인근 회관에서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각각 1기 의장·부의장 이인영·우상호 의원, 2기 의장 오영식 前 의원, 4기 의장 송갑석 現 민주당 의원, 김종식·박홍식 5기 의장 및 6기 의장 직무대행과 아산 시장 복기왕 現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이다. 일부는 국회의원으로 선출돼 활동한 바 있다.

현재 ‘전대협 동우회’는 페이스북 그룹과 인터넷 카페에서 그 존재가 확인된다. 페이스북 그룹의 가입자는 무려 505명(지난3일 기준)으로, 관리자는 10명(김종식·백만수·유재석·이재교·강윤중·박영호·송정환·최태림 등)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더불어민주당의 박홍근(서울 중랑을) 의원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우원식 민주당 의원,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우원식 민주당 행정수도완성 추진 TF 단장,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졸업한 경희대학교의 총학생회장이었던 박 의원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장을 역임했다. ‘전대협 동우회’ 회장이었던 그는 이번 국회에서 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김상희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지금의 지역구인 서울 중랑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경선에서 친노계 양정철 前 민주연구원장을 꺾고 민주통합당 후보로 선출된 그는 결국 국회에 입성했는데, 국회에서 입법에 성공시킨 대표적인 안건은 바로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다.

또한 전대협 출신 인물로는 최재성 現 청와대 정무수석, 신동호·김종천 靑 연설·의전비서관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한병도 민주당 의원, 백원우 現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조국 흑서’에 따르면 저자 권경애 변호사는 “‘저들이랑 똑같이 해주자.’ 이런 원한(怨恨) 감정과 피해 의식 속에서 기득권·정권 유지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 이제는 꿈이 사라져 버렸다”라고 비판한다. 86그룹의 회고록에 드러난 그들의 ‘꿈’이 권 변호사의 말처럼 정말 사라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6.15.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6.15.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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