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미래통합당에서 당명을 바꾼 국민의힘은 보수 색채를 옅게 하고 중도로 외연 확장을 통해 보수집권 플랜을 가동하는 모습이다. 보수집권 플랜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 선거 승리가 필수조건이다. 이를 두고 이런저런 각본과 시나리오가 회자되고 있다. ‘인물이 없다느니,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교감하고 있다느니 하는 말들과 함께 후보군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이런 말들 중에 인물이 없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교집합을 만들어 보면 어렴풋한 윤곽만 드러나는 정도다. ‘서울시장 안철수, 부산시장-박형준이다. 차기 대권은 김종인 대망론만 꿈틀거릴 뿐 여전히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평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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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 부재속 김종인홍석현, 서울시장-안철수, 부산시장-박형준 물망
김종인 당내에서 출마’-연대 일축’...외부인사 주축...‘인물난심화

요즘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지난 총선 때 중앙당 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 이름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차기 부산시장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진복유재중이언주박민식김세연 전 의원을 비롯해 서병수장제원조경태 의원 등까지 후보군이 수두룩하다. 부산지역에 사정이 밝은 국민의힘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기존 판이 확 달라질 것이다. 특히 내년 보궐선거는 5149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종 프레임을 들고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부산시장을 국민의힘이 차지할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이 때문에 이길 후보를 내야 한다. 또 당이 보수 색채를 옅게 하고 중도로 외연 확장을 넓히는 부산시장 후보가 나와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김세연 전 의원이 중도 표심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인 출마의지가 없고, 기존의 인물들은 구시대적인 인물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인물이 없다는 얘기다

부산시장 후보 김세연 불출마, 대안으로 누가 뜨나?

국제신문이 지난 28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리컴에 의뢰해 부산시민 1천명(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을 대상으로 여야를 떠나 내일 투표한다면 부산시장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라는 설문을 했다. 조사 결과 국민의힘 김세연 전 의원이 14.4%,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13.7%,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11.9%,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 10.6%였다. 오랫동안 부산시장 준비를 해온 이진복 전 의원은 2.8%에 불과했다.

그러나 김세연 전 의원은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한 데다 출마 가능성이 낮다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김종인 위원장이 부산지역 초선의원들에게 출마를 권유했다는 말이 나온다. 책임당원·일반당원 50%와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후보를 선출하는 규정도 미스터트롯과 같은 100% 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 초선의원이 부산시장으로 나설 동력이 약하다는 평가와 함께 경선 흥행은 몰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다보니 국민의힘 내에서는 박형준 교수를 주목하고 있다. 중도층 흡수 등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앞선 관계자의 발언은 김 전 의원 이 외에는 당의 외연확대 방향과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또다른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진복 전 의원은 일찌감치 부산시장 준비를 해 왔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불출마를 분명히 하고 있고, 이언주 전 의원은 극우보수진영의 표를 가지고 있다. 서병수 의원은 국민의당 지지자들의 표가 많다.

다만 서병수 의원 등 현역의원들은 임기 1년도 안돼 의원직을 사퇴하는 데 따른 부담과 막대한 국회의원 보선 비용 등이 부담되고,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출마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박 교수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부산에 가지고 있는 정책 도시 디자인은 물론 외연 확장을 위한 카드로 적합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으로 TV 출연 등을 통해 대외적인 인지도도 있다.”

이 와중에 김종인-박형준간의 관계도 좋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부산시장 후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만들어 진 국민의 힘 정강정책 개정안도 박교수가 주도했던 미래통합당의 정강정책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힘 의원실 관계자는 박 교수가 갖고 있는 정책 전문가로서의 역할은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서울시장에서 부산시장으로 유턴한 이유도 일정부분 교감이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서울시장 홍정욱-안철수, 2011년 이벤트 재현?

서울시장 후보를 두고선 차기 대권주자들도 거론되고 있으나 외부로부터 수혈을 하지 못하면 대선주자급 인물이 체급을 한 단계 낮춰서 내보내는 것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외부에는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홍정욱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울 만한 카드가 없고, 당밖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홍 전 의원 이름이 자주 거론된다. 인지도도 있고,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더구나 ‘1970년대생’, ‘경제통을 내세운 김종인 위원장의 40대 기수론과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홍 전 의원을 바라 보는 시각은 미온적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어떨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딸 문제도 있지만, 과거 언론기업인 헤럴드를 경영할 당시 사옥을 헐값으로 매각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가족들에게 회삿돈을 부정 지급한 혐의로 고소·고발 당한 것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 전 의원 측은 유명인의 유명세에 흠집을 내거나 불순한 의도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악의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눈이 쏠리고 있다. 인지도·본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지금 거론되는 인물들보다는 낮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안 대표는 보수적인 사람이다. 통합당과 손잡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당명을 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꾼 것도 안 대표와 손을 잡기 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안철수 대표 같은 경우도, 발언이나 이런 것들 보면 지금 문재인 정권이 대단히 잘못하고 있고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생각이 같다저희들은 언제나 같이 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의견을 밝혔고, 이제 선택은 안철수 대표나 국민의당의 선택에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서울시장 선거와 대선을 언급하며 안철수 대표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지지 세력에다가 저희 당지지 세력까지 합치면 확장력 있고 훨씬 더 선거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다른 당과의 연대와 단일화보다는 국민의힘 후보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어떤 생각을 갖고 정치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 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홍 전 의원에 대해서는 그것도 마찬가지라고만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우리 국민의힘을 이끌어가는 게 내 책임이라며 어떻게든 인물을 발굴해서 서울시장 후보도 내놓을 것이고, 대통령 후보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나는 임차인입니다연설로 화제를 모았던 윤희숙 의원, 서울시 내 구청장 중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 정국이 내년 선거 때까지 계속된다면 적극적인 현장 선거운동 등이 어려워 후보 개인의 인지도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약점이다. 한마디로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런가 하면 안 전 대표 역시 서울시장으로 나서더라도 국민의당 당적을 유지, 야권단일후보 전략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래야만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권 안팎에서는 2011년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을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당시 시민사회계 인사였던 박원순 변호사를 위해 안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양보하고 단일화를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는 등 이벤트가 많았다.

즉 안철수 대표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해 경선 판을 키우고, 경선에 승리한 인사를 본선에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입장에서 당 외연 확대 등에 적합한 인물이 없다보니 이러한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기대선 기존 인물만 거론...인물난 최대 요인

인삿말하는 홍석현 회장, 뉴시스
인삿말하는 홍석현 회장, 뉴시스

차기 대선 후보로는 여전히 김종인 대망론이 꿈틀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무관심 모드로 일관하고 있으나 당내에서는 권력의지가 강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전통적 지지층과 정체성이 맞지 않고 당내 기반이 없어 경선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야당을 중심으로 개헌을 통한 큰 꿈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19대 대선 때도 킹메이커를 자임했다가 대권 도전에 나섰던 전력이 있는 만큼 대망론 불씨도 살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13개월 만에 개인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점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외에도 마포포럼을 이끌고 있는 김무성 전 의원을 비롯해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차기 대선 후보로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외부인사로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한반도 평화만들기 이사장이 회자되고 있다. 홍 회장은 중도세력은 물론 수도권 내 보수그룹 그리고 호남의 진보권까지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야당의 인물난이 계속되다보니 홍석현.김종인 대망론까지 불거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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