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민주당 김병기, 경희대 라인 文 같은 ‘학연·지연’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숙원(宿願) 사업이면서 공약이기도 한 ‘대공수사권(對共搜査權) 경찰 이관’이 기어이 강행되고 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59)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가정보원법 전면개정안(2102692)을 통해서다. 법조계 등에서는 ‘위헌(違憲) 논란’이 일고 있는데다 ‘경찰 이관’이라는 용어 자체가 대공수사권의 ‘전면 폐지’나 다름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출신인 김 의원은 왜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강행하려고 할까. 일요서울이 그의 행적을 통해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의 정치적 배경 등을 추적해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민주당 의원이던 시절인 지난 2013년 9월2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봉헌되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대표 나승구 신부) ‘국가정보원 해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전국시국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2013.09.23.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민주당 의원이던 시절인 지난 2013년 9월23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봉헌되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대표 나승구 신부) ‘국가정보원 해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전국시국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2013.09.23. [페이스북]

 

- ‘경찰 이관’ 명문화···그러나 汎-與 ‘정보경찰 폐지, 보안경찰 축소’ 물밑 공론화?

더불어민주당은 왜 대공수사권(對共搜査權)을 조정하려고 할까? 지난 7월29일 여권 주도의 ‘정보경찰 폐지와 보안경찰 축소-경찰개혁 세미나’는 왜 열린 것일까. 혹시 ‘철폐(撤廢)’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닐까. 대공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정치권의 권력 관계는 어떻게 될까.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을 비롯한 의원 50명의 ‘국가정보원법 전면개정안(2102692)’이 지난달 4일 국회 발의돼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국정원 출신 김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는 점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최근 조국(曺國) 흑서·백서 공방사태 등의 빌미로 작용했던 ‘검찰개혁’을 비롯해 ‘권력기관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목으로 추진 중인 민주당의 주요 당무(黨務) 중 하나다. 한마디로 ‘분권(分權)’을 명분으로 앞세운 셈이다.

일요서울은 이미 수차례 대공수사권의 정의와 과거 사례 등을 통해 ‘방어적 민주주의’가 발동되는 원리를 보도한 바 있다. ‘방어적 민주주의’란, ‘인권존중·국민주권·권력분립·사법독립·복수정당제’ 등 법원이 판시한 ‘민주적 기본질서’의 자학(自虐)적 파괴행위까지 용인하지 않는 제도적 틀을 의미한다. 실례로 ‘통합진보당 이석기 RO 내란음모사건’에 따른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해산심판(2014.12.19. 2013헌다1)’을 들 수 있다. ‘방어적 민주주의’는 대공수사권’을 통해 지켜진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5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는 도중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013.09.05. [뉴시스]
헌정사상 처음으로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5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서 나오는 도중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013.09.05. [뉴시스]


김 의원은 현행 대공수사권의 주도권을 국정원에서 경찰로 이관(移管)하겠다는 취지로 전면개정안을 내놨다. 실제 김 의원의 법안에는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마치 국정원이 대공수사권을 전권 발동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공수사권은 국정원 대공수사국, 경찰 보안수사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방첩수사처 등에서 발동한다. 3개 부처가 ‘견제와 균형’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경찰로 이관”할 경우 여당에서 내세우고 있는 분권(分權)의 취지는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질 수 있다는 ‘경찰청 유동열 前 선임연구관’의 증언을 무시하게 되는 셈이다. ‘국정원 황윤덕 대공수사 총괄기획관’이 최근 일요서울에 밝힌 직필(直筆) 의견서에서처럼 김 의원의 개정안은 상당한 우려를 야기한다. 심지어 국회 정보위 위원들 또한 그것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왜 당·청은 김 의원을 내세워 대공수사권을 굳이 손보려고 하는 것일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6년 01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입당 기자회견에서 입당 원서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16년, 인재영입 첫날을 기억합니다. 초심 잃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김병기 의원 트위터 캡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6년 01월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입당 기자회견에서 입당 원서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16년, 인재영입 첫날을 기억합니다. 초심 잃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김병기 의원 트위터 캡처]

 

“국정원, 감시해야” 文이 후원회장···學·地·政 ‘인연’

문제가 된 ‘국가정보원법 전면개정안(2102692)’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달 4일 대표 발의했다. 일요서울은 김 의원의 정치적 행보를 통해 그가 왜 국정원법 전면개정을 강조하고 있는지 그 의도를 분석해봤다.

김 의원은 ‘국정원 출신인사’로 알려져 있다.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6년 1월26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정원 인사처장’으로 근무했던 김 의원을 영입했다. 당시 민주당이 밝힌 바로는, 김 의원이 지난 1987년 국가안전기획부(國家安全企劃部·안기부)에 입부(入部)해 주로 인사 관련 업무를 맡아오다 지난 2013년 퇴직했다. 국정원 재직 중 그는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회, 노무현 정부의 국정원 개혁 태스크포스에서 근무한 것으로도 알려진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은 총선을 앞두고 ‘당 영입’과 ‘후원회’를 통해 드러났다. 20대 총선이 열리기 직전인 그해 4월1일, 김 의원의 트위터에는 “[新병기팀] 더불어민주당 동작(갑) 김병기후보의 후원회 계좌가 열렸다. 힘을 모아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동작구갑선거구국회의원후보자김병기후원회’의 예금주명이 “문재인”이었다는 점이다. 즉, 문재인 대통령 당시 민주당 前 대표가 김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이 김 의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하나의 조각이기도 하다.
 

20대 총선이 열리기 직전인 그해 4월1일, 김병기 당시 후보의 트위터에는 “[新병기팀] 더불어민주당 동작(갑) 김병기후보의 후원회 계좌가 열렸다. 힘을 모아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동작구갑선거구국회의원후보자김병기후원회’의 예금주명이 “문재인”이었다는 점이다. [트위터 캡처]
20대 총선이 열리기 직전인 그해 4월1일, 김병기 당시 후보의 트위터에는 “[新병기팀] 더불어민주당 동작(갑) 김병기후보의 후원회 계좌가 열렸다. 힘을 모아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동작구갑선거구국회의원후보자김병기후원회’의 예금주명이 “문재인”이었다는 점이다. [트위터 캡처]

 

심지어 김 의원은 경희대학교 출신인 문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면서 출생지 또한 ‘경상남도’로 통한다. 게다가 지난 2018년 7월16일 중앙일보는 '드루킹 사건'과 연결돼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는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은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이 주도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 그룹"이라면서 "김 의원이 지난해 5월 대선 이후 김동원(필명 드루킹)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김 의원이 대선 경선 당시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회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관련 사진 또한 공개됐다. 이를 종합하면, 문 대통령과 김 의원의 인연의 깊이가 보이는 대목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국정원을 바라보는 정보관(情報觀)은 어떨까.

문 대통령은 지난 2016년 1월 김 의원 영입사에서 “국정원은 공작과 사찰 정치의 온상으로 전락했고 국민 신뢰를 잃었다”라고 규정하면서 “국내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해야 한다.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2018년 7월16일 "[단독] 드루킹 모른다는 김병기, 대선 때 ‘경인선’과 사진 찍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3월 31일 부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영남권 선출 대회에서 경인선 회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김병기 의원 페이스북]"이라고 사진 설명을 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중앙일보는 지난 2018년 7월16일 "[단독] 드루킹 모른다는 김병기, 대선 때 ‘경인선’과 사진 찍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3월 31일 부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영남권 선출 대회에서 경인선 회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김병기 의원 페이스북]"이라고 사진 설명을 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문 대통령이 국정원을 바라보는 관점의 정체는 지난 2017년 대선을 두 달 앞둔 그의 연설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당시 전국의 촛불집회에 참석한 그는 ‘국정원’을 언급하며 ‘혁명’, ‘대청소’라는 단어를 각각 95번, 25번씩이나 강조했다. ‘청산’이라는 단어도 빠지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말한 또 다른 연결고리는 ‘국가보안법 폐지’ 관련해서다. 지난 노무현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 추진하다 실패한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라고 밝혔는데, ‘대공수사’의 법적 근거가 ‘국가보안법’ 등에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정원을 이렇게 바라보는 문 대통령이 김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은 것이다. “국정원을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말한 문 대통령의 철학은 지금에서야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을 골자로 한 ‘국정원법 전면개정안’으로 구현된 셈이다.

그렇다면 ‘국정원 인사처장’을 맡았던 그가 대한민국 헌법과 정부조직법, 국가안전보장회의법, 정보기획 및 보안규정 등을 근거로 복합적으로 엮인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데에 적절한 인물일까.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보화시대 국회와 정보기관 국가정보포럼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2019.05.22. [뉴시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보화시대 국회와 정보기관 국가정보포럼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2019.05.22. [뉴시스]


金,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인데 ‘대공수사’ 논의?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김병기 의원은 ‘국가정보원 인사처장’으로 근무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그가 “인사 분야에서 독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일명 ‘국정원 인사 전문가’로 모아지는 형국인데, 그러려면 국정원의 조직 구조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UPI뉴스’가 지난 2018년 7월1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휘직할 ▲실무 ▲지원부서로 분류된다’로 확인됐다. 인사 혹은 예산 관련 직무는 ‘지원부서’에 해당한다. 인사처장이었던 김 의원의 주요 업무처는 ‘지원 부서’라고 볼 수 있다. 대공수사 및 정보수집, 정보분석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 부서와는 다르다.

일요서울은 최근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문제를 놓고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 출신 인사들을 만나 국정원 부서 ‘분리’의 취지에 대해 취재한 바 있다. 당시 각 분야 간부 출신 인사들은 ‘보안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바로 업무 총괄의 핵심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직급별, 분야별, 부서별로 ‘비밀’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는 UPI뉴스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UPI뉴스는 ‘차단의 원칙’과 ‘최소 인원 지득의 원칙(The Rule of Need-to-Know)’을 지적한다. 해당 보도는 ‘차단의 원칙’에 대해 ‘각 부서는 다른 부서가 하는 일을 모르게 되어 있다’라는 소개와 함께 ‘최소 인원 지득의 원칙’을 ‘민감한 정보일수록 한 조각이라도 그것을 알아야 하는 구체적인 필요성이 있는 사람만 그 정보에 한정해 접근할 수 있도록 제한되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결국 ‘근무지원 부서’ 직책인 ‘인사처장’은 위 두 원칙을 근거로 볼 경우 ‘대공수사’에 대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책이 아니라는 방향으로 모아진다. 이를 고려하면 ‘인사처장’이었으며 문 대통령이 “독보적인 (국정원) 인사 전문가”라고 평한 김 의원은 ‘대공수사권 이관 논의’에서 핵심 인사가 아닐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입당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2016.01.26. [뉴시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병기 전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입당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2016.01.26. [뉴시스]

 

실제로 이 같은 부서 ‘분리’는 국정원 전 고위 간부들과의 인터뷰에서 나타난다. 국정원 이한중 前 대공수사국장 측이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문제’에 대해 최근 일요서울에 밝힌 글에서 “국정원 대공수사관은 입부(入部) 후 퇴직 시까지 대공수사 업무만을 담당한다”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김 의원의 ‘인사처장’ 직급 수준 또한 국정원의 부서 통폐합과 관련해 전문성을 발휘하기에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UPI뉴스는 동일 보도에서 “김병기 의원은 국정원 인사 실무를 담당하는 인사처장(3급) 출신”이라며 “처장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은 상당한 고위직으로 아는데 일반 중앙부처의 과장급”이라고 설명한다.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 문제는 장관급인 국정원장과 행정안전부의 차관급인 경찰청장이 논의할 문제인데, 일반 중앙부처의 과장급 인사 출신 국회의원이 다루게 되는 셈이다.

또한 ‘UPI뉴스’는 이날 김 의원이 국정원 재직 당시 해임됐던 사건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국정원에서 해임됐다. 김 의원은 이같은 처분이 부당하다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그가 퇴임한 이후인 2014년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UPI뉴스는 김 의원이 해임된 사유에 대해 “인사팀장 시절 직원 인사기록을 변조한 것이 문제가 돼 해직됐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그의 민주당 영입사에서 “독보적인 (국정원) 인사 전문가”라고 밝힌 바 있는데, ‘대공수사권 이관 논의’와 상관없이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한편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논의에 앞서 여권에서는 ‘정보경찰 폐지, 보안경찰 축소’ 논의가 등장한 상태다. 이 논의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직접 알아봤다.
 

처럼회원과 박주민 이재정(사진=최강욱 의원 페이스북)[뉴시스]
'처럼회'. 이재정 의원, 박주민 의원, 최강욱 의원, 김용민 의원, 황운하 의원, 김남국 의원.(사진=최강욱 의원 페이스북)[뉴시스]

 

汎-與 “정보경찰 폐지, 보안경찰 축소”, '경찰 이관'이라더니···

앞서 지난달 4일 국가정보원법 전면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는데, 그로부터 6일전인 지난 7월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는 ‘정보경찰 폐지와 보안경찰 축소 개혁 토론회’가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의원 주최로 열렸다.

경찰 출신 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이은주 의원에 이어 일명 ‘경찰개혁네트워크’ 모임 등이 이날 토론과 발제를 맡았다.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논의에 앞서 이를 받게 될 보안경찰의 ‘축소’를 공론화 하기 위한 세미나가 개최된 것이다. 무슨 얘기가 있었을까. ‘보안수사와 경찰개혁’과 관련해 이날 토론자와 발제자들이 내세운 주장의 일부를 그대로 밝힌다.

▲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에 의해 경찰청 보안국, 서울지방경찰청 보안부 등 경찰의 보안 관련 부서에서 ‘보안 관련 정보의 수집 및 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 그러나 보안범죄 정보가 아닌 ‘보안 관련 정보’ 수집권은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특정개인이나 단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해 활동과 사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사찰하는 근거로 악용될 가능성 있다.
▲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이관과 상관없이···경찰 보안부서가 맡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 및 분석’ 등의 업무를 중단시켜야 한다. 
▲ 보안경찰의 축소, 즉 보안수사와 무관한 광범위한 정보수집활동의 폐지가 필요함을 지적한다. 
▲ ‘보안 관련 정보’ 수집권이 ‘사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 및 사찰하는 근거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 정보경찰의 과거 악행은 위험 예방과 범죄 수사라는 경찰 본연의 업무 외의 민간 사찰을 자신의 업무로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한···정보경찰 자체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유사한 문제들이 반복될 것. 
▲ 정부·여당이 정보경찰을 존속시킨다면 향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정보경찰의 폐지없이 경찰 개혁을 수행했다고 할 수 없다. 
▲ 경찰법 및 경찰관직무집행법에서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조항은 아예 삭제되어야 한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 현 주소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7.03.[뉴시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 현 주소와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7.03.[뉴시스]

 

결국 당시 토론회 내용의 이들 내용을 정리하면 “정보경찰의 폐지”와 ‘보안경찰의 축소’로 모아진다. 이 토론회가 김 의원의 국정원법 개정안이 발의되기 직전 논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정원 주도의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한 이후 경찰의 ‘대공정보 수집권’을 폐지하고 그 수사권을 행사할 보안경찰도 축소하자는 방향으로 향하는 셈이다.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移管)’이 아니라 ‘존폐(存廢) 논란’이 나오는 까닭이다.

한편 일요서울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김 의원과 뜻을 함께한 의원 50인의 명단을 공개한다.

김병기·강병원·강선우·강준현·고영인·고용진·기동민·김경협·김민기·김영배·김용민·김원이·김진표·김홍걸·노웅래·도종환·박성준·박영순·박완주·박홍근·백혜련·변재일·서동용·서영교·설훈·소병철·송갑석·송영길·송옥주·양향자·오영환·윤재갑·이개호·이낙연·이상직·이수진·이용우·이장섭·이정문·전해철·전혜숙·정필모·조정식·진성준·최종윤·한병도·홍영표·황운하·황희 등 더불어민주당 49인, 강민정 열린민주당 1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병기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 조정식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7.28. [뉴시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병기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 조정식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7.28.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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