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억 따라 걷기 길]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가을의 초입 9월에 들어서 자연을 벗삼은 호젓한 여행을 준비중이라면  ‘나무가 있는 산’이나 ‘물이 있는 바다’ 둘 중 어딜 갈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때 나무와 물이 모두 있는 계곡을 추천한다.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을 따라 느릿느릿 걷다가 시원한 계곡으로 내려가 흐르는 물에 스트레스를 훌훌 떠내려 보낸다면 후회 없는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한적한 계곡을 따라 유유자적 걸을 수 있는 길이 여러 곳 있다. 강원도 화천의 고요하고도 비밀스러운 '비구니길 생태길'과 강원도 인제의 하늘이 내린 계곡을 따라 걷는 길로 잘 알려진 ‘둔가리약수길’, 충남 계룡의 짙은 녹음과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걸을 수 있는 '계룡산 수통골 코스'가 그길이다. 여행을 하기 전 코로나19 속에 안전 여행을 위한 준비는 물론이고 갑작스런 폭우나 태풍으로 인한 자연재해를 피하기 위해 출발 일기예보 확인은 필수다. 

가장 먼저 추천하는 길로 강원도 화천의 비수구미다. 이 곳은 6.25전쟁 때 피난 온 화전민들이 정착해 조성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화천댐 건설로 파로호가 생겨나면서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모두 막혀버린 탓에 국내에서 손꼽는 오지로 알려져 있다. 마을까지 이어진 길이라고는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6km 남짓의 비포장도로가 전부라 마을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파로호에서 배를 이용해 세상과 소통한다.

[화천_비수구미생태길]
[화천_비수구미생태길]

비수구미 생태길은 해산터널 입구와 비수구미 마을을 연결하는 길이다. 깊은 숲 사이로 걷는 이 길은 비수구미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데, 때 묻지 않은 청정 자연과 맑은 물이 내내 함께한다. 곳곳에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를 즐기며 쉬어갈 만한 공간도 눈에 띈다. 해산터널부터 비수구미 마을까지는 내내 내리막길이어서 큰 힘 들이지 않고 유유자적하며 걸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비수구미 생태길까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으므로 차를 이용해 해산터널 입구에 있는 휴게소로 이동, 주차 후에 비수구미 생태길을 왕복으로 다녀오는 편이 가장 좋다. 이 경우에는 비수구미 생태길을 되돌아와야 하므로 오르막길 트레킹에 관한 준비도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 것.

[화천_비수구미생태길]
[화천_비수구미생태길]

 

다음은 강원도 인제군에는 둔가리약수숲길이라는 걷기여행 코스가 있다. 홍천군에 위치한 삼둔(달둔, 살둔, 월둔)과 인제군에 위치한 4가리(아침가리, 적가리, 명지가리, 연가리)를 연계하고 주위에 약수를 이어준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둔가리약수숲길 1코스인 서바수길의 경우 강원도 오지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숲길이다. 현리터미널 근처를 벗어난 이후 식당은 하나뿐이고, 편의점도 없으므로 미리 식수나 간식을 구비하고 가는 게 좋다.

초반 구간은 하늘이 내린 계곡이라는 별칭이 있는 인제 8경의 내린천을 줄곧 따라 걷는 숲길이다. 사람이 없는 한적한 산책로를 유유자적 걷다 보면 소나무와 천연림,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용포교를 건넌 후에 이어지는 방태산 자락의 산길은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둔가리약수숲길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런 날것의 정취다. 1코스는 미기교 앞에서 끝난다. 이곳에서 현리터미널로 돌아가려면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서울에서의 당일치기가 충분히 가능한 길이지만, 목적지인 미기교 근처의 내린천이 내려다보이는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어가는 것도 좋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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