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9일 전북 전주시의 한 음식점 입구에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손실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9.09.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9일 전북 전주시의 한 음식점 입구에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손실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9.09. [뉴시스]

[일요서울] 수도권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적용된지 11일이 지났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여전히 세자릿 수를 유지하면서 방역망 회복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방역 조치를 강화한 상태에서 거리두기 2.5단계 재연장에 나서기엔 음식점과 카페 등 자영업자들의 추가적인 경제적 피해가 상당하다.

수도권에서 국내 발생 확진 환자가 두자릿 수로 감소하면서 2단계 기준 중 하나인 하루 50~100명 미만에 겨우 충족하고 있지만 여전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5%를 크게 웃돌고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집단감염이 산발하고 있다.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시한인 13일 자정을 앞두고 11~12일 사이 감소폭이 뚜렷하지 않다면 정부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10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8월27일 0시부터 9월9일 0시까지 최근 14일간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총 3156명으로 일평균 225.4명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기준 중 하나인 최근 2주간 일평균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100~200명 이상에 해당한다.

3일 0시부터 9일 0시까지 최근 일주일간 신고된 국내발생 확진자는 총 1059명으로 일평균 151.2명이다. 직전 일주일이었던 8월27일 0시부터 9월2일 0시까지 일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299.5명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150명 이상 확진자가 매일 추가되고 있다.

국내발생 확진자 규모는 지난달 14일 이후 26일째 세자릿 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방역당국은 긍정적인 신호를 일부 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8월30일 0시부터) 직후 주말과 맞물리면서 수도권에선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가  7일 78명, 8일 98명으로 두자릿 수로 감소했다. 이후 수요일인 9일 다시 100명으로 상승했지만 2주 전 월~수요일(8월24일~26일) 214명, 일주일 전(8월31일~9월2일) 181.7명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확연하다.

이에 정부는 오는 13일까지가 기한인 거리두기 2.5단계 조치 완화 카드를 만지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9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금주 말까지 더 집중해서 모두 함께 거리두기에 힘쓴다면 확연하게 안정된 상태로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더 이상 (강화된 거리두기 2.5단계)추가적인 연장은 필요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주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2.5단계 포함) 조치가 시행된지 3주차에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확진자 감소라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추가로 제한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문제는 최근 확진자 감소 추세에서 부정적인 신호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9일 낮 12시까지 취합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존 확진자 중 12명이 서울도심집회와 연관성이 확인됐다. 광주 북구 시장 식당과 관련해서는 접촉자 조사 중 7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3명이 됐다. 수도권 산악모임카페 관련 확진자는 5명이 추가 확인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뉴시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9일 낮 12시까지 취합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존 확진자 중 12명이 서울도심집회와 연관성이 확인됐다. 광주 북구 시장 식당과 관련해서는 접촉자 조사 중 7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3명이 됐다. 수도권 산악모임카페 관련 확진자는 5명이 추가 확인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뉴시스]

지난달 30일 2.5단계 적용 이후 지난달 31일부터 열흘간 수도권에선 1326명이 발생, 하루 평균 132.6명씩 신규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전국적인 집단감염 산발과 오랜 기간 무증상·경증 환자를 통한 이른바 '조용한 전파'로 좀처럼 신규 확진 환자 규모가 줄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지난 2~3월 정부가 행정명령, 사회적 거리두기를 체계적으로 시행하지 않았지만, 당시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강도가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졌다"며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지난 몇 개월간 지역에 누적된 무증상·경증 환자에게서 이어진 소·중규모 집단발병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학조사 등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최근 2주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1000명대에서 700명대까지 줄었지만 여전히 그 비율은 22.2%(9일 0시 기준  3323명 중 737명)로 1단계 목표치인 5% 미만을 크게 웃돈다.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 뒤인 8월23일~9월5일 신고된 집단감염도 52건에 달한다.

다음주 거리두기 2.5단계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날지도 불투명하다.

엄중식 가천대학교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올려서 2~3주를 했다면 효과가 확실하게 나올 것이라고 예측이 되는데, 2.5단계라는 건 유행을 경험하면서 유행 원인이 될 만한 장소를 막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며 "부분적인 강화를 한 게 얼마나 방역에 도움이 되는지 근거가 없다. 효과가 어느 정도 나올지에 대한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2.5단계 재연장 여부는 방대본 등의 검토를 거쳐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그 전인 10~11일 이틀간 확진자 규모나 집단감염 건수 등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뚜렷하지 않다면 정부로서도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20일까지로 예고된 전국의 사회저 거리두기 2단계에 따르되, 수도권에선 2.5단계 조치 중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프랜차이즈형 카페 등의 매장 내 취식을 제한하거나 실내 체육시설 운영을 금지하는 등 일부 강화된 조치를 선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결정은 국민들에게 방역조치를 완화한다는 의미로 전달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도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되는 상황인데 2.5단계라고 하는 방역 조치만 적용되고 있는 상태"라며 "여기서 방역을 풀면 또 어디선가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