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철 소장
장성철 소장

국민의힘은 조수진 의원의 ‘재산 신고 누락’에 대해 당 차원에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 당 지도부와 윤리위가 조수진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해야 하고, 납득이 안된다면 당원권 정지 등 중징계를 내려야 할 것이다.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조국, 윤미향, 추미애 등이 잘못을 했고,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한 정당성과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내로남불의 부메랑이다. 조수진은 비례대표 후보 응모 시에 제출한 재산신고와 국회의원 재산신고가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민주당의 공격과 선관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빌려준 채권 5억,  현금 6억등 현금성 자산 11억을 누락했다는 것이다. 

“너무 바빠서, 혼자 하다 보니, 실수로, 기억이 안 나서”라는 조수진의 말은 해명이 아니라 뭔가 숨기고 싶어하는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5억을 빌려주고 기억이 안 났다고 하면 그 말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설명을 기대했지만 이건 아니다. 

 이러한 해명을 듣자니, 지난 5월 말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정의연의 회계부정 사건에 대해 궁색하고 모호한 변명으로 일관하던 윤미향이 오버랩된다. 아이러니하다. 조수진은 당시 윤미향을 향해 던졌던 그토록 정의로웠던 자신의 말을 되돌려 보길 바란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까?    

조수진이 지난 9일 '민주당의 김홍걸은 10억, 이광재는 12억, 문진석은 37억 이수진은 6억3천 등 여당 의원들도 12명 이상이나 허위신고 했다'라고 역공하는 것은 구차하고 비겁한 자기방어다. “나도 잘못했지만 너는 더 큰 잘못을 했다”는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다. 이는 지금까지 보아 왔던 정의롭고 당당한 조수진의 모습이 아니다.  

해명은 상식과 합리성에 기반해야 한다. 상대방이 ‘수긍’하도록 해야지  더 큰 ‘의심’을 하게 된다면 잘못된 설명이고, 역효과를 불러올 뿐이다. 그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아들 휴가와 관련한 추미애 장관의 태도다.

솔직히 좀 놀랐다. 조수진 의원의 재산 말이다. “그렇게 재산이 많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고재산은 30억이지만 두 채인 아파트 가격을 실거래가로 계산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재산이 많은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재산 형성 과정이 불투명하다면 큰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실수든, 고의든 재산을 누락해서 신고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선거공보물에 의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 즉 죄가 된다는 뜻이다. 5년이하의 징역,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되어 있다.  

조수진은 국민의힘의 재원이다. 그녀만큼 여당을 아프게 제대로 공격하는 인재도 드물다. 그러나 당은 엄격한 잣대로 이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 내편이고, 우리 식구라고 감싸면, 억지로 조국, 윤미향, 추미애 옹호하는 민주당과 다를 바 없다. 만일 조수진을 용인한다면, 국민의힘은 더 이상 그들을 비판할 자격이 없다. 

국민의힘은 그러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과는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조수진은 억울하니 힘내라고 위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선명성, 도덕성 경쟁에서 이겨야 국민의 선택을 받는다. 국민의힘과 조수진의 현명한 선택과 판단을 기대한다.  

PS. 조수진을 잘 아는 필자로서도 이런 글을 쓰는 것이 고통스럽다. 그러나 잘못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것이 실수라도 말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