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과 안전’ 법과 제도로 지키겠다”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20대 국회의원 58%가 21대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변화의 폭이 큰 만큼 유권자들은 21대 새롭게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면면을 궁금해 하고 있다. 특히 30대의 젊은 나이에 헌정사상 처음 소방관 경력으로 당선된 오영환 의원은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오 의원이 왜 정치에 입문했고 국가와 지역(의정부갑)을 위해 어떤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이에 일요서울은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1호 법안은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건’이 계기”

오영환 의원[의원실 제공]
오영환 의원[의원실 제공]

 

- 소방관으로 재직하다 국회의원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 출동한 사고 현장의 비극과 아픔을 대면할 때 무기력이 밀려왔다. 법과 제도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발생한 사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인재영입 제안을 받았다. 사고 현장에서 내가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정치에 입문했다. 

 

- 정치에 입문한다고 했을 때 부인의 반응은?
▲ 내 마지막 임무는 독도 앞바다에 추락한 헬기를 수색하는 일이었다. 내 처는 위험한 임무에 임하는 나를 위해 항상 기도해 주었다. 내가 정치에 입문한다고 했을 때 처는 평소처럼 지지와 응원을 해 주었다. 그런 지지와 응원 그리고 기도가 나를 이 자리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 어려운 가정 형편 가운데 어린 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성장 과정은 어땠나? 
▲ 우리 집은 경제적으로 는 가난했지만 분위기는 항상 화목했다.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나와 누나에게 많은 걸 해주지는 못하셨지만 어떤 어려운 역경 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다. 부모님의 그런 가르침과 사랑은 내 삶의 큰 밑거름이 됐다. 

 

- 지난 4.15총선에 당선된 이후 약 6개월 정도 국회를 경험했는데 소감은? 
▲ 내가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 가졌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라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니 하루가 짧다.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일이 일상이지만 안주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데 지원한 목적과 이유는? 
▲ 앞서 언급했듯이 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법과 제도로 지키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 그런 나의 결심이 행정안전위원회를 지원하게 된 계기가 됐다.  

 

- 1호 법안은 무엇인가? 
▲ 내 1호 법안은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건’이 계기가 됐다. 지난 4월29일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 화재사건을 보고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소방관으로 현장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상황이 더 와 닿았다. 그래서 민주당이 개최한 ‘이천 물류창고 사고화재 원인과 제도개선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해 대책을 위한 열띤 논의를 했다. 그리고 토론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나의 1호 법안인 ‘생명존중 안전한 일터 3법’을 발의했다. 공사현장과 다중이용시설에 가연성 단열재 사용을 제한하고, 화재폭발 위험이 있는 작업들의 ‘동시작업 금지’, 안전관리 소홀로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관리의 궁극적인 책임이 있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행정안전부 로고. [행안부 제공]
행정안전부 로고. [행안부 제공]

 

- 이번에 발의한 ‘화재예방 3법’은 어떤 내용인가?   
▲ 간단히 말하면 화재예방에서부터 화재조사에 이르는 관련 법안들을 전면 재정비하는 내용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첫째, 「화재조사에 관한 법률안」에는 발화 원인이 복잡하고 다양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화재합동조사단 설치·운영, 감정기관 지정·운영 등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화재원인 조사를 위한 법적 근거를 담았다.

둘째, 화재 예방과 안전관리에 관련된 법률 규정을 하나로 통합해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도 함께 발의했다. 내용은 화재예방 및 안전관리 실태조사에 관해 빅데이터를 활용 분석해 중장기적인 화재예방 및 안전관리 5개년 계획을 반영하도록 명시하고 화재안전취약자에 대한 예산 지원 근거도 마련해 안전용품을 제공하는 등 안전생활환경을 조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명칭을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는 전부개정안도 발의했다. 해당 법률안은 5인승 이상의 승용차 등에 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화재안전기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국가화재안전기준센터를 설치·운영하도록 하며, 건물주가 적정한 소방시설 점검업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점검능력 평가 및 공시 제도를 도입하는 등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미비점을 개선하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했다. 

 

- 국감을 앞두고 있는데 오 의원이 준비하는 행안위 주요 현안은 무엇인가?
▲ 지금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개인정보보호에 관해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그리고 소방에 관련해선 안전정책과 예산편성 문제 등도 살펴보고 있다.

 

- 30대 청년 정치인으로서 청년 문제의 해법은 무엇으로 보는가?
▲ 청년들이 취업난으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장기적인 청년 실업 문제는 경제적 수요가 줄고 결국 생산을 줄여야 하는 악순환 구조에 갇힌다. 최근 전 국민의 고용보험 도입 및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도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청년 문제의 해법을 위해 더 체계적인 법과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 최근 지역의 중요 현안과 대책은 무엇인가? 
▲ 미군기지 캠프 레드클라우드(CRC)의 반환이 지연되며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자립적 경제 기반시설이 부족한 의정부에서 CRC는 가치 있는 장소다. 현재까지는 안보 관련 관광지로 계획돼 있다. 그러나 나는 IT에 관한 첨단산업연구개발 단지를 유치하고 싶다. 의정부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자립적 산업기반 확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 의정활동의 궁극적 목표는? 
▲ 소방관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법과 제도로 뒷받침하고 싶다. 내가 소방관으로 근무할 때 처참한 사고 현장에서 느낀 안타까움이 너무 많다. 사고로 희생된 분들도 너무 안타깝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남은 가족들의 슬픔을 지켜보는 것도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충분히 법과 제도로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을 보면 소방관으로서 더 견디기 어려웠다. 이런 현장의 상황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기에 더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 

오영환 의원 [의원실 제공]
오영환 의원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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