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수천여 명 빠져나가... 경찰 보호 조치

화재에 불탄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수용소 [뉴시스]
화재에 불탄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수용소 [뉴시스]

[일요서울] 그리스 당국은 지난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폐쇄된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최대 난민수용소에서 밤사이 발생한 화재로 수천여 명의 이주자들이 탈출했다고 밝혔다. 

탈출한 이주민들은 소말리아 출신으로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여 1주일 전부터 폐쇄된 모리아 수용소에 수용돼 있었다. 이들 수는 약 1만2500명이다. 

섬의 주요 도시인 밀리네네의 스트라토스 키텔리스 시장에 따르면 화재는 수용소 안팎으로 크게 번져 수용소를 파괴했다. 1만2000명이 넘는 이주민들은 고속도로에 모여 경찰의 보호를 받게 됐다. 

스트라토스 티켈리스 시장은 스카이 TV에서 “화재로 인한 탈출 과정에서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양성인 사람도 일부 포함됐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화재가 진압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고의로 불을 질렀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에 그리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과 전체 피해 규모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보도에 관해서는 확인된 바 없지만, 소방관들이 수용소 주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리스 보건당국은 지난 8일 과밀시설에서 대대적인 검사 명령이 내려진 이후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는 35명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35명의 확진자는 화재 영향을 받지 않는 별도의 장소에 격리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레스보스섬은 2015~2016년 유럽 대규모 난민 위기 때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들이 터키를 거쳐 서유럽으로 가는 중 가장 많이 거쳐 가는 경유지였다. 이후 그리스는 유럽연합(EU)의 자금 지원을 통해 레스보스 등 4개 섬에 난민수용소를 세웠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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