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클릭스 매장을 향해 전국 매장 폐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좌파 성향의 남아공 야당 경제자유전사 지지자들 [뉴시스]
지난 7일(현지시간), 클릭스 매장을 향해 전국 매장 폐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좌파 성향의 남아공 야당 경제자유전사 지지자들 [뉴시스]

[일요서울] 전국적 드러그스토어(식료품, 약품, 화장품 등 파는 잡화점을 겸한 약국) 체인 ‘클릭스(CLICKS)’가 인종차별 광고를 했다는 비난과 항의를 받아 지난 7일(현지시간) 남아공에서 최소 60개 점포가 폐점했다. 

“클릭스가 인종을 차별했다”며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한 것은 좌파 성향의 야당 경제자유전사(Economic Freedom Fighters)의 지도자들이었다. 해당 시위를 통해 클릭스 점포들은 시위자들에 의해 파괴되고 약탈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시위를 주도한 경제자유전사의 플로이드 시밤부 부대표는 그는 문제가 된 광고 영상을 제작한 회사와 관계자들의 이름을 공개하고, 클릭스 측의 처벌을 요구했다. 

시밤부는 “인종차별을 자행하는 회사들이 아무 잘못 없는 것처럼 계속 존재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클릭스가 인종차별과 완전히 결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정상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이번 클릭스 항의 시위는 클릭스의 광고로부터 비롯됐다. 해당 광고는 흑인 여성과 백인 여성 머리카락을 보여주며, 흑인 여성의 머리카락에 대해서는 “건조하고 손상된 머리”라고 말하고 백인 여성의 머리카락에 대해서는 “멋지고 평평한(fine, flat) 머리”라고 말하는 내용이다. 

광고를 본 남아공 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클릭스가 인종차별을 하고 있으며, 흑인들의 정체성에 대해 무감각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클릭스는 대국민 사과문 발표와 함께 광고 제작과 게재에 관여한 하급 직원 2명을 정직 처분했다. 비케시 램선더 클릭스 최고경영자(CEO)는 “남아공 사회와 흑인들의 분노를 이해한다. 나 역시 광고를 보자마자 얼마나 잘못된 광고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남아공 정부는 “인종차별적 광고에 정부도 분노한다. 하지만 클릭스 매장들을 파괴하고 불태우는 무법 행위는 민주주의 국가 남아공의 평화와 인권 존중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이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잭슨 음템부 남아공 대통령실 장관은 "어떤 이유에서든 인권 침해를 용납할 수 없다. 사회 단합을 위해 피부색, 배경, 성별, 종교를 떠나 모두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자"고 당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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