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검증된 제품 수출… 미국·베트남 시장서 인기 입증

[빙그레 홈페이지]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저임금 노동력’보다 ‘현지 시장 진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한 이유로 완화된 규제와 유연한 노동시장, 해외 매출처 다변화 등을 꼽았다. 특히 해외에서는 무궁한 성장 기회 발전 가능성과 저임금 구조와 활용, 기술의 발달로 인한 통신 및 물류비용 감소 등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부담이 적어졌다. 이에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 고객 확대를 넘어 글로벌 경쟁 시장 진출이라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이며 활약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 미국과 베트남 시장에서 아이스크림으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빙그레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 빙과 기업 중 최초 美 현지 생산… 차별화 상품으로 현지인 사로잡아

동남아 공략 교두보 베트남 진출… 대표 상품, 연간 40억 기록

빙그레는 액상시유 및 기타 낙농제품 제조업체로 1967년 대일양행(주)으로 설립해 시작했다. 1981년 10월 프랑스 소디마(SODIMA)사와 기술제휴 후 이듬해 2월 지금의 상호인 (주)빙그레로 사명을 바꿨다. 빙그레는 1974년 1월 국내 최초로 생우유를 넣은 고급 아이스크림 ‘투게더’를 출시한 후 6월 단지 모양의 국민브랜드인 ‘바나나맛 우유’를 생산했다. 1983년 9월 국내 최초 떠먹는 요구르트 ‘요플레’와 1986년 1월 천연 토코페롤이 함유된 최초의 라면 ‘우리집라면’을 각각 출시했다.

현지 소비자들과 지속적 소통
다양한 마케팅 활용

빙그레는 2014년 8월 중국법인을 설립한 후 2016년 7월 미국법인에 이어 지난해 9월 베트남법인을 각각 설립했다. 첫 해외법인인 중국 상해법인은 빙그레가 2014년 8월 중국 현지 내 식품의 수입, 수출, 유통 등을 위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중국의 식품시장은 매년 성장함에 따라 소득수준 증가와 안전한 고품질 제품을 찾는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의 경우 최대 식품 수입국가로도 알려져 있으며 특히 식품 안전이 강조되는 유음료류와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는 빙과류 시장에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이다. 현재 중국 상해법인에서 운영하는 제품들은 한국에서 높은 수준의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다. 또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전개해 현지 소비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는 소비자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중심의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아이스크림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빙그레는 2016년 미국 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빙그레 아이스크림인 ‘메로나’는 2017년 미국 내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빙그레는 미국 내 매출 증가를 위해 2017년 국내 빙과 기업 중 처음으로 현지에서 아이스크림 생산을 결정했다. 빙그레는 규모만큼 경쟁도 치열한 미국 내 시장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통해 ‘메로나’ 브랜딩을 진행했고, 또한 미국 내 로컬채널 판매를 확대하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메로나는 미국 내에서 기존에 없던 모양, 식감으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붕어싸만코’와 앞서 언급했던 ‘메로나’의 경우 미국에서 지난해 1000만 개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빙그레 관계자는 “미국 아이스크림은 과일 맛 제품이 많지 않고 유지방 함유량이 높은 반면 한국 아이스크림은 상대적으로 유지방이 적어 상큼한 맛이 특징인 제품이 많다”며 “미국에서 메로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도 이 같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빙그레 미국법인 매출은 202억 원으로 전년(139억 원)보다 45% 증가해 실적으로 인기를 입증했다.

기존 구축한 유통망 활용
글로벌 사업 확장

빙그레는 지난해 9월 빙그레 베트남 호치민에 신규법인을 설립했다. 동남아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베트남으로 정한 것이다. 현지 영업 및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별도의 제조 시설은 없는 판매 법인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의 경우 가족 단위로 집에 두고 먹을 수 있는 대용량 아이스크림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베트남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한 아이스크림은 ‘붕어싸만코’로 지난해 매출 약 40억 원을 달성하며 베트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빙그레 측은 미국은 ‘메로나’, 중국은 ‘바나나맛 우유’를 주요 품목으로 시장에 자리를 잡은 만큼 베트남은 ‘붕어싸만코’로 시장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연평균 20~30%씩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베트남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동남아 시장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화상태인 내수 빙과 시장을 넘어 기존에 구축한 유통망을 활용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메로나 사례에서 보듯이 국내에서 검증된 제품을 수출하면 신제품 개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면서 훨씬 수월하게 현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빙그레는 올해 인수를 결정한 해태아이스크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빙그레가 해외 유통망에 해태아이스크림 주력 제품인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을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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