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터보 GDI 엔진 달고 500km 왕복…강릉·속초·고성 바닷길 드라이빙 

기아의 3세대 K5 1.6 터보 GDI 모델과 500km 왕복을 달렸다. 고속도로에서도 바닷가로 난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에서도 탁월한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이창환 기자]
기아의 3세대 K5 1.6 터보 GDI 모델과 500km 왕복을 달렸다. 고속도로에서도 바닷가로 난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에서도 탁월한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서울을 벗어나기 위해 올림픽 도로를 달리는 동안 몸이 쾌재를 불렀다. 1.6 터보 GDI, 가속 페달을 밟는 발끝으로 엔진의 힘이 전해져왔다. 힘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부드러운 주행도 이어졌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진입하면서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이라는 수식어를 떠올렸다. 운전자들의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라디오 진행자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릴 만큼 고속 주행에서의 소음 차단은 수준급이었다. 강원도를 도착해 강릉, 속초, 고성을 따라 바닷가로 난 구불거리는 해안도로를 달릴 때는 D컷 핸들의 섬세함이 손끝을 따라 전해졌다. 

풀체인지 3세대 K5, 디자인·안전·편의·주행 성능 모두 잡았다 
중형 세단 돌풍, 미국·캐나다·러시아 등 글로벌 ‘흥행’ 예고

포항 앞바다를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태풍은 한반도의 넓은 지역에 비구름을 드리워 강원도를 향하는 차량의 지붕위로 연신 비바람을 퍼부었다. 백두대간을 가로지르는 계곡 사이를 지날 때는 차량의 핸들로 전해질 만큼 강한 비바람이 차량의 측면을 때렸지만 내부에서는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샘 스미스의 I'm not the only one이 흘러나왔다.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묘미는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에서도 느낄 수 있고 각각의 특징을 가진 터널을 통과할 때도 느낄 수 있다. 63개에 이르는 터널 가운데 가장 긴 인제 터널을 지날 때면 도로 바닥에 새겨진 ‘반짝 반짝 작은별’ 노랫소리가 차량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져 온다. 옆 차선으로 지나는 차량 때문에 메아리처럼 한 번 더 들린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드라이버가 운행할 때의 피로감을 드는 역할을 해준다. [이창환 기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드라이버가 운행할 때의 피로감을 드는 역할을 해준다. [이창환 기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실 터널에서는 운전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터널 내 착시현상에 의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항상 전방을 주시해야 한다는 도로교통공단 등의 당부가 있음에도 종종 발생하는 터널 내 연쇄추돌은 터널에서의 운행을 더욱 두렵게 만드는 일이다. 

이에 63개의 터널을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 터널에 들어설 때는 주행 중 적용이 가능한 K5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총 동원했다. 전방충돌방지 보조(FCA), 후측방충돌방지 보조(BCA), 차로이탈방지 보조(LKA), 차로유지 보조(LFA), 고속도로주행 보조(HDA) 등이 영화 보듯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을 할 수 있게 했다. 현대차의 더 뉴 그랜저IG에 적용된 첨단 사양이 대부분 동일하게 적용됐다.

혹시라도 운전대에서 손을 놓치면 몇 초 뒤 어김없이 계기판에는 ‘핸들을 잡으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오르막의 절정에서 차량의 힘을 느끼기 위해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어느 신문에서 기자가 현대의 그랜저와 비교한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현대기아차 그룹이 K5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K5는 지난해 2000대를 겨우 넘는 월판매 성적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말 3세대 모델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월 8000대를 넘겼다.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축소를 앞두고 지난 6월 1만145대를 판매하며 월판매 기준 1만 대를 넘기도 했다. 7월 기준 누적 5만5287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7%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K5가 새로운 판매 기록을 세울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K5의 1.6터보 GDI 엔진. 부드럽지만 강한 힘과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이창환 기자]
K5의 1.6터보 GDI 엔진. 부드럽지만 강한 힘과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이창환 기자]

디자인 혁신 앞세운 K5, 캐나다 시장 ‘긴장’

지난해 12월12일 K5 출시행사에서 박한우 전 기아차 사장은 “3세대 K5는 더욱 압도적인 디자인과 더 혁신적인 상품성으로 고객의 사랑에 보답하고 기아차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팅어 라인이라고도 불리는 전면부 디자인은 강렬함을 숨기지 않았다. 기아차 디자인의 상징인 ‘호랑이 코(Tiger Nose)’ 라디에이터 그릴의 가로 길이를 확장시켰다. 

기아차는 K5를 통해 디자인과 함께 주행성능도 향상 시켰다. 시승 차량은 최고 180마력에 최대토크 27.0kgf.m의 동력 성능을 갖춘 1.6 T-GDI 모델로 8단 자동 변속기를 채용해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가속이 가능하게 했다. 리터당 13.8km의 주행거리로 연비까지 향상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실제 주행에서도 지속적으로 순간 연비를 확인했으나, 기대 이상의 연비 성적을 보였다.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따라 달려도 연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D자 핸들은 오히려 구부러진 길에서 주행의 즐거움을 안겨줬다. 커브 길에서도 밀리지 않고 탄탄한 코너링을 즐길 수 있었다. 

계기판에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는 정보가 표기된다. ADAS를 이용해 주행하는 중 핸들에서 손을 떼고 몇 초가 지나면 핸들을 잡으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창환 기자]
계기판에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는 정보가 표기된다. ADAS를 이용해 주행하는 중 핸들에서 손을 떼고 몇 초가 지나면 핸들을 잡으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창환 기자]

아쉬움도 있었다. 백사장 옆의 주차장에 차를 돌려 주차하려다가 차량이 모래사장에 들어갔다. 놀란 마음에 힘껏 가속 페달을 밟자 전륜 구동의 K5 앞바퀴는 모래땅을 파먹기 시작하더니 이내 절반 가까이 빠졌다. 긴장을 풀고, 기어를 1단에 맞춘 다음 핸들을 반대로 꺾어 후진 기어를 넣었다.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페달을 밟자 잠깐 스르륵 앞바퀴가 돌더니 뒤로 빠져나왔다. 4륜구동이나 전륜구동이 적용된 모델이 간절했다. 기아차는 올 연말 출시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캐나다와 러시아 수출이 확정되면서 캐나다에서는 K5를 혼다의 ‘어코드’와 비교하는 기사가 올라오기도 했다. 어코드는 캐나다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 부문 판매 2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캐나다 자동차 전문지 드라이빙(driving)은 “K5가 패밀리 세단의 질서를 뒤집어엎을 것이다 .강력하고 대담한 디자인이 특징”이라며 “토요타 캠리, 쉐보레 말리부, 마쯔다6, 스바루 레거시, 폭스바겐 파사트 등의 경쟁자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기아차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관심을 잃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K5는 음성 인식 차량제어 기능에는 내비 검색은 물론 창문 내리기나 에어컨 또는 히터 켜기 등 운행 중 손을 움직이기 힘들 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대부분 포함됐다. 운행 중 공기 상황에 따라 공기 청정 기능을 스스로 작동시키기도 했다. 선루프나 창문이 열려있을 때는 공기청정기능을 선택해도 활성화 시키지 않는 똑똑함도 엿보였다. 

주행 상황과 선택한 옵션이 HUD(헤드 업 디스플레이)에 표시되고 있다. [이창환 기자]
주행 상황과 선택한 옵션이 HUD(헤드 업 디스플레이)에 표시되고 있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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