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절박한 처지 악용 ‘취업사기’… 두 번 우는 취준생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난해보다 취업자 수가 27만 명 넘게 줄어들면서 최악의 고용 한파를 겪고 있다. 특히 올해는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의 절박한 처지를 악용한 취업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취업사기는 취업사기꾼들이 피해자들에게 최소 수백, 수천만 원을 요구했으며, 피해자들만 수백 명, 피해 금액만 수백억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준생들을 두 번 울린다는 취업사기 범죄는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취준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취업자 수 27만 명 줄며 6개월째 감소…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

xx자동차, xx타이어, 대기업 이름으로 취업 유혹… 수천만 원 가로채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8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4000명이 줄어들면서 6개월째 감소세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11년 만에 최장 기간 감소다.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2.9%로 1.1%포인트 하락해 2017년 8월 이후 가장 낮았으며 경제활동인구는 2794만9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26만7000명 줄어들어 6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취업난으로 인해 고용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비경제활동인구는 53만4000명이 늘어나면서 증가폭이 역대 8월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을)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46만2000명, ‘구직 포기자’는 68만2000명으로 8월 기준으로 각각의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실업자 수도 6000명이 늘어나 86만4000명을 기록하면서 실업률은 0.1%포인트가 오른 3.1%로 8월 기준 2년 만에 최고치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다음 달 발표될 9월 고용동향에는 전국적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상당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영업자, 임시일용직, 청년층 등의 어려운 고용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발생한 추가 충격의 여파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대기업 취업 미끼’
‘자녀’, ‘처남’ 등 가족 이용

올해 하반기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취준생들을 이용한 취업사기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24일에는 유명 완성차 업체 공장 취업을 미끼로 사기 행각을 벌인 목사 A씨 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xx자동차 xx공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힘 써주겠다”라고 속여 취준생들로부터 거액을 챙겼다. A씨 등 3명은 지난 2018년부터 최근까지 취준생을 상대로 취업을 시켜 준다는 대가로 1000만 원에서 5000만 원씩 받아 가로챘다. 지난 7일에는 잠적했던 A씨의 공범인 30대 B씨가 구속됐다. 앞서 경찰은 잠적했던 B씨를 출국 금지하고 추적과 잠복을 이어 가며 지난 4일 검거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 등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600여 명에 이르고 피해 금액도 150억 원에 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대기업 xx타이어에 자녀를 취업시켜 주겠다며 피해자들로부터 거액을 받아 가로챈 50대가 실형을 받기도 했다. 피의자 C씨는 2016년 2~3월 사이 피해자 D씨로부터 3000만 원을, 또 다른 피해자 E씨로부터 35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C씨는 또 다른 공범 2명과 함께 피해자들에게 “지인이 xx타이어에 인사부장으로 근무하다 퇴사했는데, 지인을 통해 자녀를 취업시켜 주겠다. 사례비를 주면 특별채용이 되도록 도와주겠다”는 등의 거짓말을 했다. C씨는 사기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았다.

해당 사건 다음 달인 지난 7월에도 취업사기 소식이 들려왔다. 60대 F씨는 2019년 피해자 G씨에게 “대기업에 처남을 취업시켜 줄 수 있다”며 2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G씨는 F씨가 약속과 다르게 일자리를 알선해 주지 않자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G씨는 F씨가 평소 지역 사회에서 인맥이 두터웠던 것을 믿고 돈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제단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더욱 악화된 취업난으로 취준생들이 달콤한 유혹에 더 쉽게 빠진다고 진단했다. 취업사기꾼들의 솔깃한 한마디가 결국 많은 돈을 가져다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잇따른 취업사기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취업과 관련해 금품을 요구하는 것은 무조건 다 사기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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