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독살 용의자와 동일 인물 포함

석방되는 북한 리정철[뉴시스]
석방되는 북한 리정철[뉴시스]

 

[일요서울] 미국 법무부는 대북제재 위반과 금융사기, 자금세탁 공모 혐의로 북한인 2명과 말레이시아인 1명을 기소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2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북한인 리정철과 리유경, 그리고 말레이시아인 간치림 등 3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 리정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으로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당한 김정남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와 동일 인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법무부는 이들 3명이 대북제재 규정 위반과 금융 사기, 자금세탁을 공모한 혐의를 받았다며 북한의 고객들을 대신해 물품을 구매하려고 미국을 통해 달러화를 거래하는 위장회사를 설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소장에 따르면 리정철과 리유경은 부녀 사이로 적어도 2015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 활동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회사 소속 직원인 간치림과 공모해 물자를 구매 하고서 이를 북한으로 수송하는 역할을 맡았다. 

일례로 리정철 등은 2016년 1월 베트남 업체에 물품을 주문한 뒤 이를 북한에 있는 '조선경은무역회사'로 운송하도록 했다.

기소장은 당시 리정철 등이 구매한 물자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다만 20만 달러 상당이라고 지적했다.

리정철 등은 또 대북제재로 북한으로 물자수송을 꺼리는 업체에 거액을 지급하며 청탁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업체가 2015년 10월 북한 남포로 물류를 수송하는 비용을 묻는 리정철에게 “제재 위반 우려로 견적을 내줄 수 없다”고 하자 리정철은 2016년 물자 수송을 부탁한다며 17만5000달러를 지급했다.

또한 리정철과 리유경, 간치림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자신들의 무역 활동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는 내용을 인지했음에도 제재를 회피해 일을 진행했다고 기소장은 밝혔다.

이번에 기소된 리정철은 2017년 2월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을 독살한 사건에 연루해 조사를 받다가 추방당한 유력 용의자와 같은 인물로 추정된다.

기소장은 유엔 전문가패널이 김정남 사건과 관련해 리정철을 조사했다며 리정철이 사건 초기에 말레이시아 당국에 구금됐다가 2017년 3월3일에 국외퇴거 조치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존 데머스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성명에서 “대북제재 위반은 북한 정권을 부유하게 만들고 이들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활동에 계속 자금을 제공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데머스 차관보는 미국이 대북제재 위반 활동에 대한 조사와 기소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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