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대표
박동규 대표

모든 언론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거론되는 이름 석 자는 ‘추미애’ 장관의 이름이다. 대정부 질의에서도 어김없이 ‘추미애’ 장관이 단골로 나선다. 포털에서 정치뉴스의 메인을 차지하는 것도 ‘추미애’ 장관과 관련된 말들이다.

추미애 장관 아들 군복무 중 휴가 관련 제기된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과 이를 보도하는 뉴스만 놓고 보면 ‘점입가경’이라는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 추 장관 아들 문제와 관련 민주당에서 쏟아내는 ‘옹호의 변’을 듣고 보노라면 본말이 전도됐다는 탄식만 나올 뿐이다. 대정부 질의 기간 내내 추미애로 시작해 추미애로 끝난 국민의힘 역시 ‘자나깨나 추미애 장관’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듯하여 애처롭기조차 하다.

추 장관 아들 문제가 불거진 이후 그동안 추 장관 구하기 옹호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의 많은 지원사격 중에 압권은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의 어록을 인용한 대변인의 말이 국민정서를 자극했고 그 파장이 만만치 않게 표출됐다.

박성준 원내대변인이 추 장관 아들에 대해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는 논평을 낸 것이 화근이 되고 있다. 결국 과도한 비유에 대해 사과했고 추 장관 역시 ‘아들이 아프지만 안중근 의사의 말에 따랐다’는 취지로 군인의 본분을 다했다는 해석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의혹과 논쟁의 당사자’ 보다 집권 여당이 온통 추 장관과 그 아들에 대한 변론에 몰입하면서 결국 안 해도 될 ‘소모적 논쟁’만 양산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그렇게 한가한 상황인가 하는 한숨만 나온다. 청와대도 침묵하고 있다.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기에 추 장관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기도 난감한 때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의 가벼운 한마디로 매일같이 벌집 쑤셔놓은 것처럼 어지러울 땐 물밑으로라도 ‘주의’를 줘야 할텐데 아마도 그런 의사는 없는 듯하다.

청와대와 행정부야 법적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이기에 그렇다 치더라도 거대 집권여당은 지금 본말이 전도되고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만 양산하는 상황에서도 ‘당의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은 이낙연 대표에겐 참으로 곤혹스러운 사안이 되고 있다. 결국 이 대표가 최근 ‘당 소속 의원들의 노력으로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다’. ‘그러나 더 확실한 진실은 검찰수사로 가려질 것’ 이라는 정도로 ‘애매한 입장’만 밝혔을 뿐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올 것을 염려한 탓인지 ‘정치적 단호함’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해찬 전 대표는 당이 소란스럽고 우왕좌왕할 땐 그래도 ‘입단속’과 ‘문단속’이라도 해서 잡음을 차단해 왔다는 평가이다. 그의 성격이자 정치 스타일이기도 한 ‘단호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추 장관 공방으로 ‘민주당 지지층 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결국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이렇듯 매일같이 거대 집권여당이 추장관 옹호에 나서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매일같이 ‘오발탄’과 국민 짜증을 유발하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옹호 논쟁으로 집권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민주당의 ‘단호하고 국민 공감적인 리더십’은 보이질 않는다.

추 장관 아들 관련 수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금 거대 여당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당면한 ‘코로나 대책’과 수많은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이낙연 대표의 ‘엄정함’과 ‘결연함’이 필요한 때이다. 추 장관과 그 아들을 옹호하기 위해 안중근 의사까지 소환(?)한 여당, 그다음엔 또 어떤 ‘독립투사’와 ‘애국지사’가 소환당할지 심히 우려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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