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직원 성추행을 이유로 사퇴하면서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국민의힘 후보들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서병수 의원, 박형준이진복유기준이언주 전 의원 등의 부산시장 출마가 예상된다. 공천을 담당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신선함과 전문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위원장은 초선의원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새로운 당내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략공천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럴 경우 경선과정에서 국민의힘 출신 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어. 국민의힘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더불어민주당은 후보군을 낼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종국엔 후보를 선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진복, 뉴시스
이진복, 뉴시스

국민의 힘 치열한 경선 예고속 제3의 인물 대두 가능성 
- 김영춘 사무총장 당.청 권유 부산시장 출마 사실상 결정..사퇴시기 조율

국민의힘 내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벌써부터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화두다. 부산시장 열기가 높아진 것은 야권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부산 지역구 18곳 중 15곳에서 승리했고,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문으로 사퇴한 탓에 국민의힘 경선 승리=당선이라고 보고 있다.

후보 넘치는 국민의힘, 3후보 찾는 김종인

이 때문에 전현직 의원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21대 총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박형준 전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 선거 대신 부산시장 보궐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부산 태생인 박 전 의원은 부산 수영구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최근에는 부산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와 관련, 박 전 의원은 지금까지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많은 양보를 해왔다. 이제는 개인 욕심을 내겠다이제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 부산시장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부산시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박 전 의원은 부산이 세계 최고의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교통·통신·교육·보육·건강5대 분야가 잘 갖춰져야 한다부산시장이 되면 주요 대기업의 첨단산업 분야를 부산에 유치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장을 지냈고 5선으로 당내 최다선인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도 시장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부산시장 선거 출마) 꿈은 여전히 갖고 있다정치인은 언제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산시장을 4년 하다가 가졌던 꿈을 제대로 완결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패배해 연임에 실패한 이력이 있다.

다른 후보군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진복 전 의원은 비대면 선거운동을 집중하고 있다. 인지도가 낮아 국제신문 여론조사에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이 전 의원은 유튜브 등을 통한 인지도, 지지도 끌어올리기에 힘쓰고 있다. 또 부산에서 정상화포럼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지세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정치적 사안마다 의견을 제시하며 문재인 정부, 더불어민주당과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유재중 전 의원은 가유포럼, 박민식 전 의원은 페이스북 정치등을 통해 당내외 인사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시장 유력후보로 거론된 김세연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나머지 후보들 간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역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진복 전 의원은 조직을 갖추는 등 일찌감치 부산시장 준비를 해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조직력을 앞세워 인지도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국민의힘 정강정책 개정안에 박형준 전 의원이 주도했던 내용들이 포함되는 등 외연확장을 카드로 적합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병수 의원 등 현역의원들은 의원직을 사퇴하는 데 따른 부담과 국회의원 보선 비용 등이 부담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뉴시스
박형준, 뉴시스

다만 부산시장 후보군 중에 지방선거나 총선에서 이미 심판을 받은 사람들이 다수라는 점이 국민의힘의 고민거리다.

그래서일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초선의원들에게 출마를 권유하는 등 부산시장 후보 찾기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부산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만나 출마를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가급적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말로 새로운 인물 발굴을 선언하기도 했다. 새로운 얼굴을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를 주는 인물을 내세우겠다는 의도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경선 방식도 선거인단 투표 50%+여론조사 50%에서 외부인사가 포함되면 여론조사 비율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다. 경선 룰을 놓고 후보들간의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오랫동안 공을 들인 후보가 컷오프 될 시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를 봤을 때 부산시장 전략공천가능성이 있다김 위원장이 신선함전문성을 강조하며 부산시장 후보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을 봤을 때 기존 후보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복수의 신청자 중 1인의 경쟁력이 월등한 경우 공천관리위 의결로 단수추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국민의힘은 내부 갈등으로 인해 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내 인사가 전략공천 등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일정부분 표가 분산돼 부산시장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부산시장 공천, ,청 김영춘 출마 권유

반면 민주당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공천 여부 자체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되는 경우 해당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소속이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퇴로 인한 보선으로 귀책사유가 명확해 현재 당헌당규상 민주당은 보궐선거 공천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현재 민주당은 정기국회, 코로나19 대책마련, 경제 회생 등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에 매진하고 있다연말쯤 당원들의 의사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판단을 통해 공천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만 했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최소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하다는 근거를 앞세워 공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선을 1년 앞둔 상황에서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도 정당이 선거에 후보를 안 낸다는 건 무책임한 것이다. 시민들이 공감할 후보를 내느냐가 중요하지, 내느니 마느니 논란은 정당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공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부산시장 후보군이 없는 것도 아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의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이 유력후보로 분류된다. 다만 이들은 당의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해영 전 의원은 당이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았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했고, 김영춘 사무총장은 당과 시민의 요구가 있을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당내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부산시장 공천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우세한 것이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는 변성완 권한대행과 김해영 전 의원으로는 부산시장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 김 사무총장을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무총장은 부산시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고, 서울에서 재선을 한 뒤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부산으로 내려가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특히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고, ‘해양도시 부산에서 민주당 좌장 역할을 한 데다 3선이란 이력에 21대 총선 패배로 보궐선거 출마에 부담이 없다. 또 민주당 내 부산시장 후보군 중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기 때문에 당과 청와대에서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춘, 뉴시스
김영춘, 뉴시스

김 국회사무총장, “추석 직후 내달 사퇴할 수도...”

이와 관련, 김 사무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사무총장은 부산시장 선거를 준비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지인을 통해 변성완 권한대행 등의 지지율이 너무 낮아, 당과 청와대로부터 비공식적으로 부산시장 출마 권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이에 김 사무총장은 출마를 결심하고, 사무총장직을 빠르면 내달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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