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빌딩 당사 7층 사무실에 ‘자물쇠’ 방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흔적이 점차로 엷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박 전 대표는 2004년 ‘차떼기 정당’으로 낙인찍힌 이후 총선 승리를 위해 여의도 당사를 매각하고 여의도 허허벌판에 천막 당사를 차렸다.

박 전 대표의 ‘천막당사’ 정치적 쇼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의석수를 121석을 얻어 박 전 대표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유품이다.

한나라당은 이후 염창동 당사 시대를 맞이해 정문 좌측에 컨테이너 기념관을 만들어 한나라당의 불법 정치자금 받은 것에 대한 뼈아픈 반성의 계기로 삼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지난 1월 ‘염창동 당사’ 시대를 마감하고 여의도 당사 시대를 맞이해 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천막 당사의 ‘유품’을 아직도 정리하지 못한 채 당사 7층에 위치한 40평 남짓한 사무실에 그대로 방치해놓았다. 중앙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기념관’으로 재정비해서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언제 문을 열지는 아직 미정이라는 답변이다.

또한 자물쇠가 굳게 잠겨 있어 유품을 보기위해서는 관계자와 함께 열쇠를 가져와야 볼 수 있는 실정이다. 기념관으로 명명했지만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오픈도 하지 않고 정리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박 전 대표와 천막 당사는 불가분의 관계다. 당이 없어질 수 있었던 탄핵 역풍 속에 당선된 박 전 대표가 대표 취임이후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재섭 전 대표와 박희태 신임 대표를 거치면서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의 흔적을 지우려는 게 아니냐는 친박 진영의 볼멘소리다.

한편 중앙당 관계자는 “개막식같은 거차한 행사는 없을 것”이라며 “대표와 당직자가 먼저 보고 일반인들에게 오픈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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