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여자컬링 이야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8.02.22. [뉴시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여자컬링 이야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8.02.22. [뉴시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여당 발(發) '부동산 거래 감독기구'의 법적 토대가 지난 16일 윤곽을 드러냈다. 핵심은 '부동산에 대한 국토교통부 장관의 권한 확대'인데, 법조계에서는 "빅브라더에 준하는 기관의 출현으로 개인정보 침해의 위험성이 폭증한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발의하자마자 문제가 되는 것일까.

문제가 된 발의안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103935)이다. 해당 법안의 발의자는 더불어민주다 허영 의원을 비롯해 이원욱·양이원영·신영대·전재수·위성곤·박재호·김두관·전용기·소병훈·권인숙·우원식·박상혁 의원 등 13인이다.

해당 발의안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 신고내용 조사와 관련된 정보 등을 수집해 활용할 수 있도록 법률에 근거를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제안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정보체계를 통해 거래당사자에 대한 가족관계 등록사항에 대한 전산자료·부동산 등기기록 등을 관계기관에 요청 및 수령
▲ 국토교통부 장관은 금융기관에 금융·신용·보험정보 제공 요청 가능(신설)
▲ 부동산정보체계 구축 및 운영 등은 한국부동산원에 위탁
▲ 한국부동산원 소속 임직원은 형법 일부 등에 따라 공무원으로서 기능

이와 같은 내용의 발의안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바로 "사실상 범죄 경력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종합할 수 있는 빅브라더 공기업의 탄생시키려는 시도"라는 점 때문이다.

법조단체 '경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상임 대표 홍세욱 변호사, 이하 경변)은 19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변'은 이날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는 정보는 가족관계 등록사항, 부동산 등기기록, 주민등록, 과세 및 납세 내역, 국민건강보험과 기초연금과 관련된 정보, 금융관련 정보 등 10여 가지에 이르며 세부적인 정보항목을 따져 보면 수십종의 개인정보가 집적될 것으로 보인다"며 "법률안은 관계 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국토부 장관의 요청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국토부 장관이 요청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국세청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은 자료를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수집된 방대한 자료를 굳이 '한국부동산원'에 통합해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신고내용조사'를 위해서다. 이른바 금감원 등을 모델로 해 '부동산 거래 관리원' 설립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한국 감정원을 개편해 설립이 예정된 '한국부동산원'에 사실상 '부동산거래 감시'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변'은 "이처럼 방대한 국민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야만 '부동산 거래 신고내용조사'가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문이 생긴다"면서 "거주 이동과 가족 구성, 부동산거래 관련 금융 및 과세정보를 들여다보겠다면서 정보 요청자와 관리자를 이원화하는 함으로써 개인정보 침해의 위험성이 더욱 증가한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특히 관련 업무 등에 한해 한국부동산원의 직원들을 공무원으로 의제하겠다는 것은 정보 수집의 수혜는 국토교통부가 누리고 그에 따른 책임은 주식회사인 한국부동산원의 직원들에게 떠넘기겠다는 것 아니냐"며 "결국 감독기구 설치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정보 집중에 따른 위험을 정작 정부 부처만 회피하겠다는 법률안을 여당 의원들이 제안하는 것은 정부와 여당조차도 '부동산 거래 감독기구'에 집중된 정보를 관리할 자신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발의자를 포함한 여당 의원들은 사실상 범죄 경력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종합할 수 있는 빅브라더 공기업을 탄생 시키려는 시도를 지금이라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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