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이 강박하는 한미 실무그룹에 민심 지탄"

비건 미국무부 부장관 만난 최종건 외교부 차관[뉴시스]
비건 미국무부 부장관 만난 최종건 외교부 차관[뉴시스]

 

[일요서울] 북한 선전매체가 한미 간 국장급 실무협의체인 '동맹대화' 신설 움직임에 대해 "예속과 굴종의 올가미"라고 맹비난했다.

대외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20일 ''실무그룹'도 부족해 이젠 동맹대화까지' 제목의 글을 통해 "스스로 외세의 바지가랭이를 부여잡고 자기의 목줄에 올가미를 더욱 조여달라고 애걸하고 있으니 어찌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매체는 "외교부 당국자들은 조선반도, 방위비 분담금, 전시작전 통제권 반환 문제를 비롯한 현안을 아래급에서부터 세부적으로 논의해 고위급에서 신속히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기구라고 요란스럽게 광고하고 있다"며 "이러한 광고는 예속과 굴종의 올가미인 동맹대화의 반동적 본질을 가리우기 위한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까지 남조선당국이 미국과의 동맹에 대해 요란스럽게 떠들어왔지만 결과는 너무도 비참하다"며 "동맹이 우선이라는 맹신으로 그토록 미국을 하내비처럼 섬겨왔지만 그들은 남조선을 동맹이 아닌 심부름꾼, 하수인으로밖에 여기지 않았으며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을 위한 돌격대로 여긴 것이 고작"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동맹이라는 예속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대신 상전이 강박하는 한미실무그룹을 덥석 받아물고, 한미동맹의 틀에 더욱 철저히 얽어매놓음으로써 민심의 지탄을 받아왔다"며 "얼마 전에는 또다시 외세를 찾아가 제 스스로 '동맹대화'라는 새로운 올가미를 쓰겠다고 구걸하였으니 어찌 세인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아냥거렸다.

매체는 또 "입이 닳도록 동맹을 운운했건만 그때마다 상전으로부터 참을 수 없는 굴욕과 수모를 강요당했으면 이젠 좀 정신을 차릴 때가 됐다"라며 "사대와 굴종에 계속 매여달린다면 세상 사람들의 비난과 조소를 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동맹대화' 신설에 공감하고, 향후 다양한 동맹 현안에 대해 상시적으로 공조해 나기기로 했다. 남북 협력 문제를 다루는 한미 워킹그룹과 달리 동맹 대화에서는 주한미군기지 반환과 같은 한미 간 실무 현안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대남 군사 행동을 보류한 후 대남 비난을 자제해 왔다. 이후 한국 정부는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하고,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협력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동맹대화 신설 등 한미동맹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북한이 또다시 대남 비난을 재개해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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