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월3일 장관으로 내정되면서부터 대북 퍼주기와 비위 맞추기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의약품과 식량 등 인도적 물자를 물물교환 방식 교역으로 북한에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남북간 물물교환은 유엔의 대북제재 대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 그는 지난 날 북한에 지원한 자금이 “핵·미사일 자금으로 전용되었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라고 했다. 또 그는 중단된 금강산 관광을 ‘개별 관광’의 우회로를 통해 재개하겠다는 복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 재개 역시 대북제재에 저촉된다.

이 통일장관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에게 한·미워킹그룹이 남북관계를 제약해왔다며 재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해리스 대사는 한·미워킹그룹은 ”효율적인 메커니즘”이라고 했고 한국 정부의 관련 대사들도 “효율적”이라고 했다.

그 밖에도 이 통일은 “한미 관계가 어느 시점에서는 군사동맹과 냉전동맹을 탈피해 평화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한·미동맹은 안보협력을 넘어서는 포괄적 동맹”이며 경제·과학·에너지를 비롯한 “국제적 사안 전반에 걸친 협력을 포함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통일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만나서는 한·중 대북정책의 유사성을 강조하며 중국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중국 편에 섰다.

이 통일의 연이은 대북 퍼주기 방책 제시, 한·미워킹그룹 장애물 간주, 한·미 군사동맹 전환 언급, 중국 편들기 등은 그가 이적단체로 판결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제1기 의장의 미몽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게 아닌가 걱정케 한다.

1980년대 전대협은 ‘반미·반파쇼’를 내세우며 북한의 주체사상에 심취했고 ‘혁명의 주체’는 ‘수령·당·대중의 삼위일체 된 힘’이라며 김일성 일가 독재체제를 찬양하기도 했다.

물론 이 통일은 국회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전대협 의장 “당시에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답변했다. 이 대목은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이 그에게 “주체사상에서 전향했느냐”고 질의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하지만 그의 대북 퍼주기 조급증·한미군사동맹 전환 표출·친중 언동 등은 작금의 남북관계와 자신의 과거 전대협 의장 족적으로 보아 해선 안 될 말들이다.

북한은 남한이 미국의 대북제재를 해제해주지 못한 데 대한 불만으로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것이라고 했는가 하면, “군이 곧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겁박했다. 남한이 수백억 원 들여 마련한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폭파해 버렸다. 북은 모든 전선 인민군에게 “1호 전투체계”로 격상시키며 일촉즉발의 긴장과 도발 위기를 자아냈다.

그런데도 이 통일은 남북이 태평성대로 접어든 것처럼 대북 퍼주기·한미군사동맹 전한 표출·친중 등으로 역진(逆進)한다. 그러나 그가 대북 퍼주기·비위 맞추기를 열심히 외쳐댄다 해도 남한이 미국의 대북제재를 풀어주지 못하는 한, 북은 감동할 리 없다. 이 통일의 친북 언동은 북한을 착각한 데 연유한다.

김대중·노무현 때처럼 굴종적으로 대북 퍼주기·비위 맞추기를 하면 북이 정상회담 등에 호응할 것으로 오판한 듯 싶다. 아니면 그가 전대협 시절의 친북·반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아직도 전대협 의장으로 착각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리(이)인영·임종석(제3기 전대협 의장) 두 사람에 거는 기대도 많다”고 했다. 이인영 장관은 북한의 ‘많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그렇게 북쪽으로 기우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그는 전대협 시절을 자성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친북 퍼주기 언동을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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