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 시행 첫 날인 8일 오후 대구 중구 한 소아과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붙여 있다. 이번 2020∼2021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이며, 국가에서 지원하는 백신 역시 기존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경됐다. 2020.09.08. [뉴시스]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 시행 첫 날인 8일 오후 대구 중구 한 소아과에 독감 예방접종 안내문이 붙여 있다. 이번 2020∼2021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국가예방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이며, 국가에서 지원하는 백신 역시 기존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경됐다. 2020.09.08. [뉴시스]

[일요서울] 22일로 예정됐던 겨울철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 접종 계획이 백신 유통 과정에서 관리상 문제점이 발견돼 일시 중단됐다.

만 13~18세 아동·청소년 대상 공급 물량을 수송차량에 옮기는 과정에서 2~8도 유지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 품질 검증 차원에서 접종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다만 2회 접종을 위해 8일부터 백신을 먼저 접종한 어린이들에게 공급된 물량에는 문제가 없고 아직 이상 반응 등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애초 이날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만 18세 이하·임신부 대상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문제가 발견된 백신은 22일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작하려고 준비한 만 13~18세 아동·청소년 공급분 중 일부 물량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차량에서 다른 차량으로 백신을 옮기는 시간에도 2~8도가 유지돼야 하는데 2~8도를 벗어났던 과정을 인지했다"며 예방 접종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질병청은 이같은 사실을 외부 제보를 통해 접하고 상온 노출 사실을 확인했다.

아직 해당 백신 물량 품질 자체에서 문제가 발견된 건 아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상온에 노출된 만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품질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하고 공급을 재개키로 한 것이다.

질병청은 해당 업체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을 즉시 중단했고 이미 공급된 백신에 대해서는 품질이 검증된 경우 순차적으로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다.

질병청으로부터 시험 검사 의뢰를 받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해 시험 검사를 진행한다.
         
이번에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물량은 만 13~18세 대상 공급 물량으로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어린이 대상자 공급 백신 물량은 아니다. 만 9세 미만은 첫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시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항체 반응이 일어나는 등 예방 효과가 좋다.

아직 백신 접종자 중 이상 반응 사례가 보고된 바도 없다.

정은경 청장은 "현재까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 반응이 신고된 사례는 없다"면서도 다만 "이상 반응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예방 접종 사업 일시 중단과 관련해 식약처 등과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고 관련 사항을 설명할 예정이다.

직접적인 이상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가을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동시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물량을 추가 확보하고 무료 접종 대상까지 확대하기로 한 인플루엔자 백신 예방 접종 계획에는 다소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인플루엔자 백신 예방 접종은 유행 기간과 효과가 백신 접종 후 2주 뒤부터 나타나는 점을 고려해 9월 중순부터 예방 접종을 시작, 11월까지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지난해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 발령 시점은 11월15일이었다.

애초 질병청은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등을 대상으로 22일부터 겨울철 인플루엔자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동시 유행에 대비해 인플루엔자 백신을 유통량 대비 24%, 사용량 대비 36% 증가한 총 2964만 도즈를 확보했다. 전 국민의 57%가 접종할 수 있는 규모로 인구 대비 물량은 호주(42.6%)나 뉴질랜드(35.4%) 등보다 많다.

필수 무료 예방 접종 대상도 지난해 1381만명에서 1900만명으로 519만여명 확대했다. 학령기 접종 대상을 만 12세에서 18세 이하로, 노인 연령을 만 65세 이상에서 62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만 16~18세 고등학생은 22일부터 29일, 만 13세~15세 중학생은 10월5일부터 12일, 만 7세~12세 초등학생은 10월19일부터 30일까지를 집중 접종 기간으로 권고했다.

임신부도 22일부터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접종할 수 있으며 출산 후 모유 수유 중인 산부도 접종이 가능하다. 임신부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일반인보다 합병증 위험이 크고 임신 중 접종하면 항체가 태반으로 태아에게 전달돼 예방 접종이 불가능한 6개월 미만 어린이 보호 효과도 있다.

만 62세 이상(1958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은 10월 고령층부터 단계적으로 예방 접종이 진행된다. 만 75세 이상이 10월13일부터, 만 70~74세는 10월20일, 만 62~69세는 10월27일부터 예방 접종을 할 수 있다.
 
정은경 청장은 "임신부 및 만 18세 미만 어린이와 기존 2회 접종대상자에 대한 예방접종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참여의료기관 및 대상자에게 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안내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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