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철 편집국장
홍준철 편집국장

풍성한 한가위가 돼야 할 명절이 코로나로 인해 김빠진 분위기다. 그래도 쇼는 계속 돼야 한다는 심경으로 일요서울은 추석특집호를 10대 단독시리즈를 통해 나름대로 풍성하게 차려봤다. 우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 현모씨로 촉발된 공익제보자가 본지에도 나타났다. 

한국폴리텍 대학은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특수대학으로 준정부기관 성격이 짙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권이 바뀔때마다 요직은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지기 일쑤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정권을 잡은 직후 2017년 12월20일 전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석행 현 이사장을 임명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기대했다. 

하지만 폴리텍 대학 내부 제보자가 보내온 감사 자료와 고발 내용을 보면 이 이사장 역시 정치적 성향과 친분에 따라 인사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나 임기가 3년으로 올해 12월에 끝이 나지만 연임을 위해 측근들을  주요 보직에 앉혔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또 제2의 공익제보자도 출연했다. 이번에는 국민후원금 명목으로 사회적 기업에 후원금을 주고 이를 다시 리베이트 받은 전 서울시정무부시장에 당한 제보였다. 국민들이 준 돈을 사회적  기업에 전달하면서 다시 돈을 요구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니니 28개 사회적 기업에 거의 협박하다시피 해 적게는 5천만원 많게는 1억원에 가까운 돈을 가져가 경찰에서 극비리 압수수색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본지는 재산 신고 누락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김홍걸 의원을 비롯해 15명의 국회의원의 재산 누락 상태도 추적했다. 현재 검찰청에서 이들 의원에 대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됐는데 명단을 보면 윤미향, 임오경, 이광재, 홍성국, 허영, 최기상, 박성준, 김회재, 홍기원, 문진석, 이수진, 김병주, 유정주, 김진애, 강민정, 양정숙 의원이다. 진보 성향의 여권 의원들이 다수다. 

또한 국정원 전 대북 TF 단장을 인터뷰, 한미외교라인의 숨겨진 실세로 알려진 트럼프 상임고문 임청근 총재, DJ 정부 시절 가족과 친인척 15명을 데리고 탈북한 장길수 씨의 기막힌 탈북 스토리, ‘유령 성형수술’ 고발에 나선 ‘닥터 벤데타’ 김선웅 원장 등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기사를 담았다. 

특히 서울시교통공사 지하철 내진보강 관련 14곳이 부실공사라는 문건을 입수해 추석 차례상에 올렸다. 또한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일부 보험사와 업체가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태도 담았다. 

나름대로 일요서울 독자를 위해 마련한 추석특집호지만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고소·고발·폭로가 많다 보니 훈훈해야 할 명절이 삭막한 분위기를 만드는 게 아니냐는 자책감이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돼고 부모님과 따로 보내야 하는 서글픈 현실이 더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보다 더 고질적인 사회적 병폐와 악습, 그리고 권력자들의 초법적인 횡포, 나아가 가진 자들끼리의 담합에 대해 언론사 본연의 감시와 비판을 멈춰서는 안 될 일이다. 

마지막으로 일요서울 독자님들께 편집국 직원들을 대신해 명절 인사를 올립니다.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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