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이기우 언론인]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완전히 춘추전국시대다. 여권은 대선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난 반면, 야권은 뒤숭숭하다. 외형적으로는 보면 선거판이 야권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부동산 문제 등 여권의 대형 악재가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물난이다. 거론되는 잠룡들은 넘쳐난다. 홍준표, 김태호, 유승민, 김병준 등 후보만 10여 명이다. 그러나 기존 잠룡들만 거론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제3의 인물 찾기에 분주하다. 이 때문에 누가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인지는 예측불허다. 국민의힘에 눈을 돌리는 국민들도 차기 대선주자가 누가 될지 궁금해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추석 분위기는 온데 간 데 없는 가운데 국민들은 자연스레 차기 대선 주자들에 대한 얘기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일요서울]은 추석을 맞아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을 집중 분석해 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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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차기 대권 주자 총망라 해보니... 여권 대항마부재
- 여권 악재속 지지율제자리...3의 깜짝인물 찾기 총력펼쳐

정치권에서는 일약 스타로 대통령이 된 인물이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문회 스타로 이름을 알린 후 대통령이 되기까지 오랜 정치적 수련을 거쳤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장기간 대선 준비를 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참여정부에서는 국정 경험과 제1야당 당대표를 거친 후 대통령에 당선됐다. 결국 정치권 베테랑들이 대선에 나서 승리한 셈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이런 경험을 가진 이들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역시 20223월을 겨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김태호, 유승민 등 잠재적 잠룡은 많지만..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인물 중 우선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홍 의원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을 준비하는 등 입법을 통해 대선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경남도지사 경험과 대구에서 국회의원까지 되면서 호남맹주로 여권의 강력한 대선주자인 이낙연 대표와 견줄 수 있을 만큼 지역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홍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헤쳐 나가야 할 난관도 많다. 시원하게 쏟아내는 그의 언사가 정치적 고비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홍 의원의 복당에 미적거리고 있다. 홍 의원은 때가 되면 결정될 문제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그의 시원한 발언이 오히려 역풍을 몰고 올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의 발언 절제 여부가 그의 향후 행보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태호 의원도 잠룡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최근 국민의힘 복당을 신청한 그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홍 의원은 경남과 대구경북까지 진격한 반면, 김 의원은 경남에만 머물러 있다는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전국 조직 재건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주말을 이용해 부산, 울산, 경남의 지지모임은 물론 대구, 경북, 충청권의 핵심 인사들도 두루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해 원외에 머무르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유승민계 인사들을 원내 진입시키면서 이들과 함께 대선 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편에 있는 태흥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 건물은 과거 바른정당이 당사로 있던 곳이다.

아울러 실용, 개혁보수 이미지에 부합하는 이벤트를 구상 중이다. 경제 복지 관련 저서를 집필 중인 유 전 의원은 북콘서트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총선에서 대구를 떠나 텃밭인 대구경북 지지세를 상당 부분 손실했다. 무엇보다 배신자 프레임에 갇혔던 것,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다만 지난 대선에서 입증됐듯 수도권에서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수성갑 출마를 준비했다가 험지로 불리는 세종으로 가 낙선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도 대권 고지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22대한민국 미래를 고뇌하는 비전 4.0포럼 33인이 초정한 김병준과 함께하는 정치담론행사를 갖는가 하면, SNS 활동도 재개했다. 문재인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경제 정책 등을 비판하는 등 대여투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교수 출신,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했다는 점에서 김 전 위원장의 국정 과제 제시 능력이 뛰어난 반면, 전국적 인지도와 당내 우호세력이 없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낙선했지만 전국적 인지도를 갖고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잠룡주자다. 원희룡 제주지사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자치단체장으로 동선에 제한이 많지만 캠프를 꾸릴 인사들을 찾는가 하면 중앙 정치와 관련한 현안에도 꾸준히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종로에서 쓴맛을 본 황교안 전 대표도 정치 복귀를 타진하며 국민의힘 현역의원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행보는 차기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다만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보여줬던 황 대표의 정치력은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국민의힘 현역의원들조차 외면하는 기류가 강하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빼놓을 수 없는 잠룡이다. 국민의힘과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를 향해 정치를 제대로 아느냐고 평가절하했고, 안 대표도 국민의힘 합당에 미온적이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중도층 흡수를 위해서라도 안 대표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 대표는 몸값을 올리려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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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물 내세워라 김동현, 윤석열 등 거론

김동연 경제부총리 [뉴시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뉴시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다가오는 대선만큼은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80년대생, 30, 2000년대 학번(830)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김 위원장은 나아가 차기 대선 주자 요건으로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흐름 속에 위치한 우리나라를 봐야 한다”, “내외적인 안보관이 튼튼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다양화·세분화된 상태라서 이를 모아 통합을 이뤄낼 수 있어야 한다”,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이 제시한 대선 주자 조건을 봤을 때 기존 잠룡들은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당 밖에 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거론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그는 고위 경제관련 출신으로 경제 이해도가 높다. 특히 야당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꾸준히 받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대신 사회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비영리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설립한 뒤 농업 분야 등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이름도 나온다. 본인 스스로 여론조사 명단에서 빼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잠재적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소신을 갖춘 참신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검증이 되지 않았고, 최근 장모 사건으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더구나 60세 이상이란 점에서 소위 ‘830’과는 맞지 않다.

홍정욱 전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2011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때 비대위원 참여를 요청받기도 했다. 특히 1970년대생, 기업과 관련한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경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김세연 전 의원도 본인은 아직 역량이 안된다고 부인하지만 잠재적 대권 후보로 분류되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은 전직 의원으로 정치권에 몸담았다는 점 때문에 새로운 인물로 평가받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현재로선 부각되는 야권 후보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임영웅도 뜨기전 가수였다3인물보다 당내 잠룡?

이로 인해 국민의힘 내에서는 제3의 인물이 등장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물음표를 붙이는 이들이 많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최근 미스터트롯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역과 경험을 강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스터트롯만 봐도 진인 임영웅을 비롯해 상위권자들은 모두 현역 가수였다. 정치권 역시 꾸준히 정치권에 몸담아왔던 인물이 재능과 열정과 노련함이 있을 것이라며 결국 기존에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야권 대선 후보가 나올 것이라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조건을 내세웠던 김 위원장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을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만들면 자연발생적으로 당 내부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밖에 계신 분들이 관심이 있으면 우리 당에 흡수돼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 후보는 기존 당 안팎 잠룡 중에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이 대선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김 전 위원은 2017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가 일주일 만에 포기하기도 했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잠재적 잠룡들에 대해 아직 부족하다는 취지로 평가함으로써 자신이 대선에 나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이 직접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결국 국민의힘 현 상황에서 볼 때 제3의 인물보다는 당내 잠룡들 간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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