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20대 국회의원 58%가 21대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변화의 폭이 큰 만큼 유권자들은 21대 새롭게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면면이 궁금하다. 지난 10일 정의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강은미 의원은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강 의원이 가진 원내대표의 비전은 무엇이며 의정활동에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 많은 국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지난 22일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소외되고 낮은 곳에서 정의당 역할 찾아야”

강은미 의원 [의원실 제공]
강은미 의원 [의원실 제공]

 

-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한다. 소감 한마디 해 달라.
▲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 전한다.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의당 원내 역할이 중요한 시기에 소임을 맡게 되어서 부담이 좀 된다. 최근 우리나라는 탈진 상태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된다. 국민들은 코로나로 이미 힘들어 하는데, 잇따른 장마와 태풍으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것 같다. 이럴 때 국회와 정의당이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지난 10일 원내대표 수락 연설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무지개 국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실현해 나갈 계획인가. 
▲ 코로나19로 위중한 시기에 사회적 약자들은 더 살기 힘든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도생이 아닌 연대와 협력의 저력을 국회가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국회도 무지개 색깔처럼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비온 뒤 맑게 갠 하늘의 무지개처럼 국민들께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정치에 언제부터 뜻을 두고 있었으며 입문 계기는 무엇인가. 
▲ 대학교 때 학생운동을 하며 사회 변화에 일찍부터 목말라 있었다. 당시 공부를 중단하고 서울의 작은 공장에 일을 하러 지방에서 올라갔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보며 마음 깊은 곳에 뭔지 모를 뜨거운 마음이 들었다. 공부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들을 마주하며 화도 났다. 
이후 광주의 로켓 전지 회사에서 10년을 일했다. 회사에선 내가 육아를 위해 출산 휴가를 쓴다며 해고했다. 그래서 나는 복직을 위해 투쟁했고 승리했다. 그때 지역에 있는 시민, 노동 사회와 함께 연대하며 자연스럽게 진보정당의 지방선거 후보로 출마하여 구의원, 시의원에 당선됐다.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인데 지원한 목적과 이유는 무엇인가. 
▲ 환노위는 환경부, 기상청, 노동부 등을 주요 부처로 하는 상임위이다. 환경과 기후 문제는 이제 인류의 생존과 지구의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중요한 화두가 됐다. 노동 역시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고용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분야다. 그래서 나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기여하고 싶어 뜻을 두고 지원했다. 

 

- 지난 4.15총선 이후 정의당은 당 안팎의 위기와 갈등 속에 많은 변화를 요구 받고 있다. 위기와 갈등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 정의당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른 정당들의 정책도 견인했다. 그러나 정의당 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정의당이 또 다른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그런 변화에 걸맞은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며 정의당을 성장시키도록 노력하고 싶다. 

 

- 그렇다면 강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정의당 위기·갈등의 해결 방안과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 더 소외되고 낮은 곳에서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찾아야한다. 목소리조차 낼 힘이 없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 정의당이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 정의당은 제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했다. 무슨 내용의 법안인가.
▲ 이 법안은 2017년 고(故) 노회찬 의원이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발의한 법안을 모태로 만들었다. 내용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이 유해·위험 방지 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처벌하는 내용이다. 더 실직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하면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참사처럼 다중이용시설 제조물의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에 대해 실질적인 책임자를 처벌해 이런 사건을 반복하지 말자는 취지다. 

 

- 최근 강 원내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안과 그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전보다 더 늘어난 물류 때문에 그와 연계된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 문제에 관심이 있다. 국토부가 2차 권고안 등을 통해 물류 분류작업에 대한 인력 충원, 안전 조치 등을 점검해 관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특수고용 형태의 택배 노동자들이 무임금 노동인 분류작업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없어 그것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 지난 20일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국회는 곧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다. 정의당과 강 원내대표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룰 계획인가. 
▲ 산업재해, 기후재난과 관련한 문제를 점검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 정의당은 신임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다. 새 대표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 정의당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면 좋겠다. 

 

- 추석을 앞두고 강 원내대표가 국민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이동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추석에 가족들과 모두 모이지 못해도 마음만은 풍요롭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올 추석엔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이용하고 우리 주변에 어렵고 소외된 이웃은 없는지 살피는 따뜻한 추석이 되길 바란다. 국민들이 코로나19와 기후재난 피해 등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의당은 국민들이 행복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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