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을 의미하는 물거늘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 [뉴시스]
자궁을 의미하는 물거늘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 [뉴시스]

[일요서울] 미국이 멕시코 이민자를 상대로 자궁적출 수술을 동의 없이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이 지난 22일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최근 멕시코 여성 6명이 미국 이민자 캠프에 수용돼 있는 동안 강제 불임 시술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서 “이민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이들의 자궁적출 수술을 하고 있다”는 내부고발이 나온 터라 곧바로 해당 의혹에 조사를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내부고발은 지난 15일 ICE와 계약을 맺은 남부 조지아주 어윈 카운티에 위치한 민간 영리 구금시설에서 일했던 간호사 돈 우튼(가명)으로부터 시작됐다.

우튼은 “멕시코 여성을 상대로 자궁을 일부, 혹은 전부를 적출하는 시술이 다수 행해지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수많은 자궁적출 수술에 경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의사는 젊은 이민자 여성의 난소를 제거하는가 하면, 자신이 발견한 모든 구금자를 상대로 자궁적출 수술을 진행했다”고 고발했다. 

해당 구치소에 머물던 한 이민자는 “마치 인체 실험을 위한 수용소 같았다”며 “의료진은 마치 우리 몸을 갖고 실험 하는 것 같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멕시코 정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기자회견에서 에브라르드 장관은 “수술을 받았다는 멕시코 여성 6명과 접촉 중이다.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21일 “이민자 동의 없이 자궁적출 수술한 혐의가 확인되면 미국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대응했다. 

미국에서도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150여 명의 미 의회 인사들을 선두로 이민자 캠프 내 의료 활동에 대한 조사 촉구에 나섰다. 

반면, 이민자 캠프와 ICE 측은 위 혐의에 이의를 제기했다. ICE 측은 “입증 가능한 증거도 없이 익명의 주장이다. 사실 확인 절차도 없이 만들어진 주장은 마땅히 회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공론화시킨 우튼은 미 인권단체들과 함께 해당 구치소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건이 주목받자 아다 리베라 ICE 보건담당자는 뉴욕타임즈(NYT) 기고문을 통해 “2018년 이후 해당 구금시설에 자궁적출 수술을 받은 여성은 단 두 명”이라며 이민자를 의료 실험에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반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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