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마력 존재감 드러내는 2톤짜리 지프 타고 서울-경주 900km 주행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이 2.0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에 얹은 8단 자동변속기와 함꼐 272마력의 힘으로 온,오프로드를 막론하고 최고의 성능을 발휘했다. [이창환 기자]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이 2.0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에 얹은 8단 자동변속기와 함꼐 272마력의 힘으로 온,오프로드를 막론하고 최고의 성능을 발휘했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공차 중량으로 2톤이 넘는 지프의 랭글러 루비콘과 함께 900km를 주행했다. 오프로드의 제왕이라는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SUV를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의 인기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리미티드 버전으로 출시된 레콘 에디션과 경북 경주를 다녀왔다. 

2.0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에 얹은 8단 자동변속기
고속도로 등 온로드 시승에서 탁월한 주행 성능 보여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 [이창환 기자]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 독특한 붉은 벨트와 붉은색의 스티치 인테리어가 엿보인다. [이창환 기자]

출발과 동시에 서울 시내 도로로 들어선 랭글러 루비콘은 분위기를 압도했다. 차선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는 크기만큼이나 레콘 에디션의 ‘스팅그레이’ 색상은 운전하는 입장에서도 주변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휠 크기만 17인치, 전체 타이어 크기로는 32인치에 달하다 보니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평균적인 SUV 차량 보다 한참이나 높은 차고 덕에 전방 시야 확보는 용이했다. 

신호대기 상태에 머물러 있다가 치고 나가는 힘은 나란히 달리는 차량들의 속도를 줄이게 했다. 시승 초반 2톤 짜리의 스피드로는 기대치 못했던 가속력에 긴장했다. 거친 외모와 전지형용 타이어 장착에도 불구하고 온로드 주행에 앞서 나가는 모습이 흡사 공격에 나선 장갑차와도 같았다. 

레콘 에디션의 마크 뒤로 문무대왕 수중릉의 실루엣이 반사돼 보인다. [이창환 기자]
레콘 에디션의 마크 뒤로 문무대왕 수중릉의 실루엣이 반사돼 보인다. [이창환 기자]

오프로드 감성 얹은 온로드 주행 성능

오프로드의 감성을 기대하고 엑셀을 힘껏 밟았으나 운행 초반부터 온로드 주행성능에 환호를 질렀다. 시승 초반 동행했던 기자의 말을 인용하면 “버스에 탔는데 레이싱카처럼 나간다”였다. 높은 시야 덕에 버스에 오른 것 같지만 도로를 달릴 때면 부드럽고도 강하게 밀어내는 힘이 느껴진다는 의미다. 

지난해 지프가 신형 2.0 가솔린 엔진을 적용한 랭글러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차량 오너들로부터 기존의 랭글러에 비해 피곤함이 덜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2.0리터 가솔린 터보차저 직렬 4기통 엔진에 8단 자동 변속기를 얹어 진동과 떨림은 줄이면서도 272마력의 힘을 낼 수 있게 만든 조화의 완성인 셈이다. 

중부고속도로를 만나면서 가속하기 시작한 레콘 에디션은 힘들이지 않고 시속 160km까지 단숨에 올렸다. 힘은 남아돌았다. 블루투스와 USB를 이용한 음악 소리는 시승 초반 염려했던 것처럼 풍절음 등의 소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평지와 오프로드를 모두 달릴 수 있게 설계된 전지형 타이어를 장착한 덕에 감속할 때 타이어의 진동이 미약하나마 전해지긴 했으나, 오프로드형으로 설계된 차량의 입장에서라면 기본적인 수준에 불과했다. 

붉은색 벨트를 필두로 차량 내부 인테리어는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 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특징이 장착돼 있었다. 오프로드 차량에 몽매한 탓인지 1열 시트를 뒤로 젖힐 때도 당기는 레버를 찾느라 잠깐 망설였다. 밖으로 노출된 고리 모양의 끈을 잡아당기면서 시트를 조절하고 나니 오프로드에 맞춰진 랭글러 루비콘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 [이창환 기자]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 [이창환 기자]

편안한 오프로드 ‘확’ 트인 개방감

어느덧 4시간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경북 경주의 문무대왕 수중릉 인근의 모랫길에서도 레콘 에디션은 평지 달리듯 자연스럽게 주행했다. 2H와 4H 등 구동모드 변속기의 반응도 부드러웠다. 오프로드 운행에 욕심을 내면서 외곽으로 빠졌다. 

도로 정비가 잘 된 관광지여서인지 오히려 오프로드를 찾기가 힘들었다. 가까운 낚시터가 있는 호수 주변의 흙길을 달렸다. 일반 승용차였다면 흔들림과 충격이 있을만한 길이었으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오히려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앞열 탑만 제거해도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이창환 기자]
앞열 탑만 제거해도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이창환 기자]

900km를 갔다 오는 동안 문경새재 터널 내 고장 차량으로 도로 정체에 발이 잡히기도 했지만 오히려 1열 위의 루프를 열고 달리는 여유도 부렸다. 운전석과 조수석 각각 분리가 가능해 혼자서도 가볍게 분리해서 트렁크에 넣고 달릴 수 있었다. 2열 이후의 전체 탑을 열 수는 없었지만, 개방감은 선루프를 열고 달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이번 시승 과정에서 연비 주행은 하지 않았다. 급가속과 급제동 및 일부 오프로드 등을 운행했기에 기대하지는 않았으나, 900km 시승을 마칠 때 평균 연비는 리터당 8.4km를 기록했다. 선방한 셈이다. 

6.25를 맞아 리미티드 버전으로 100대만 국내에 들여온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은 출시와 함께 완판됐다. 날로 커지는 지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레콘 에디션이 아니라도 지프 오너들에게는 국내에서 랭글러 등 지프의 수요 확대가 향후 서비스 등 혜택을 누리는데 가점이 될 전망이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의 정면 모습. [이창환 기자]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의 정면 모습.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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