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발 경제 ‘내리막’ 추석이 ‘고비’…회복 국면 vs 장기침체 갈림길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 관련 경기 침체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는 방법은 백신의 개발을 얼마나 빨리 성공시키는가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이창환 기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 관련 경기 침체에서 가장 빨리 벗어나는 방법은 백신의 개발을 얼마나 빨리 성공시키는가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코로나19발 대한민국 경제 ‘위기’. 언제쯤 끝날까. 지난 2월 말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극에 달하고 미중무역분쟁으로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불황에 맞물려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는 가운데 정부는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기간산업 지원 등으로 추경을 밀어붙이고 있다. 회복 국면과 장기침체의 갈림길에서 4분기가 시작되는 추석을 기점으로 미약하나마 회복으로의 U턴도 전망되고 있는 상황. 코로나19와의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물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움츠린 어깨 펴는 4분기 온다

- 우리 경제, 장기침체로 갈까, 회복으로 갈까
▲ 장기침체, 코로나19에 의한 충격이 워낙 심해 회복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백신이나 치료제 등의 개발을 확신할 수 있다면 나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국내·외 제약 회사로부터 주가 띄우기 식의 2상, 3상 등 임상 관련 이슈만 언급되고 있어 정확한 전망은 어렵다. 

- 연말이나 내년 초 쯤에 ‘나온다’는 전망도 있는데 
▲ 빠른 시일 내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어려움 속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원도 부족해 정부의 재정 지출로 버티고 있는데 지원에도 한계가 있다. 만에 하나 내년까지 코로나19가 잡히지 않으면 장기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코로나19를 통해 보건·방역 선진국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빠른 회복이 이어진다면 경제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 회복이 쉬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 백신 등의 개발 결과 예측도 어렵다. 방역 성공은 가능한 얘기지만, 자원 하나 없고 자동차를 굴리거나 전기 생산을 위해 석유도 수입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만 방역에 성공해도 다른 국가들이 실패하면 수출을 할 수 없게 된다. 삼성전자든 현대차든 그 기업들이 수출이 잘 안 풀리고 적자가 나는 상황이 도래한다고 가정하면 내수조차 좋을 리 없다.

- 코로나19 상황 전 세계 항공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로 흑자를 냈다
▲ 항공화물은 분야가 한정 돼 있다. 전자, 반도체 등에 국한돼 있고, 자동차, 철강이나 석유화학제품을 싣지 못한다. 최근 반도체 등 전자 쪽의 수요가 확대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분야 외에 수출은 결국 선박이다. 

- 건설, 부동산 쪽은 어떨 것이라고 보나
▲ 건설 투자만큼은 늘 것으로 본다. 건설 투자와 부동산은 별개다. 주택 건설도 3기 신도시 건설 사업 등으로 늘고,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전략에 따라 건설 경기는 나쁠 것 같지 않다,

- 우리나라 차세대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전망은
▲ 하이브리드는 조금 줄어들고 전기나 수소차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전기차 개발은 중국보다도 후발했으므로 글로벌 경쟁력이 조금 떨어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 최근 한화가 미국 니콜라와 계약하는 등 수소차 발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가 수소차 발전 전망을 높이는 상황인데 어떻게 전망하나.
▲ 앞으로는 전기차가 주력이라고 본다. 수소차는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독일, 일본, 우리나라 정도가 대표적인데 수소차를 내수로만 생산해서는 타산이 맞지도 않고 우리보다 앞서 있는 일본 등으로 수출도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일본은 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장하는 법을 제정했다는 소식도 있다. 과거 LPG 충전소 건립도 반대해온 우리는 수소 충전소 마련이 힘들 것이다.

- 수소차의 장점은 없나
▲ 큰 국토를 가진 국가들의 경우 상용차에 대한 적용을 효율적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 대형 트럭이 움직이는 라인이 정형화되어 있는 경우 군데군데 충전소 설치가 용이하겠지만 우리 입장에서 블루 오션으로 보기는 어렵다. 

- 경제정책 관련 정부 방향성은 어떻게 보나
▲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 등 방향은 맞다. 정부가 돈을 풀지 않으면 경제는 더 어려워진다. 일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재정 건전성을 따질 상황은 아니다. 내년까지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경기 하락을 방어하고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 등의 방향이 맞다. 

- 1차 재난 지원금 성공했나고 보나 
▲ 1회성. 7월 산업 활동을 보면 소비가 다시 고꾸라졌다. 즉 재난 지원금은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은 아니고 오로지 경제 내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돕자는 것이다. 그것으로 소비가 활성화 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비란 것은 한 번 쓰면 없어진다. 

- 예산이 수조 원 투입되는데, 실효성은 어떻게 보나
▲ 목적성을 경기부양이 아닌 취약 계층 지원에 둔 것이라면 맞다. 자영업자를 매출 기준으로 지원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는 것이 맞다.
 
- 경기부양책으로 재난 지원금은 어차피 힘들다면 경기 부양 방법은
▲ 뉴딜, 소비가 아닌 투자로 가면 된다. 소비는 쓰면 없어지지만 투자는 돌게 돼 있다. 투자 자체도 경기 부양의 효과가 있고, 설비 투자를 하면 고용이 되고 고용이 된 사람의 소득이 올라가고, 이렇게 돌아가기 때문에 투자가 답이라고 본다. 

- 코로나 이후 회복 기간은 얼마나 될까
▲ 앞으로 1~2년은 이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도 아니고 백신이 개발돼야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본다. 백신이 언제 개발을 완료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백신 개발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전제로 장기침체라고 보면 된다. 

- 장기침체냐 회복이냐는 결국은 백신에 달려있다는 의미인가
▲ 코로나19의 경우 세계적 유행으로 제약사들이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고 시장규모도 크다. 각국 정부의 지원도 있으니 단초가 될 수 있다. 다만 과거 사스의 사례를 보자면 얼마나 짧은 기간 안에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일본과의 관계는 어떻게 보나
▲ 일본은 우리에게 절대 중요한 시장이 아니다. 크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대체가 가능하다. 수출 시장도 크지 않다. 3%에 못 미친다. 교역 상황에서 우리의 적자가 크다. 

- 현재의 경제 상황을 한마디로 하면
▲ 회복과 침체의 갈림길에 섰다. (추석을 기점으로) 4분기에는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U턴의 시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4분기에는 공포와 내성의 사이에서 조금씩 회복의 기미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주원 실장은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및 석·박사 학위를 받고 2001년부터 현대경제연구원에 재직 중이다. 거시경제·산업연구실장을 거쳐 경제연구실장을 역임하며 국내 손꼽히는 경제전문가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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