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검·경 유착 카르텔... “법망 피해가”

유튜버 닥터벤데타 김선웅 원장 [사진=닥터벤데타 영상 캡처]
유튜버 닥터벤데타 김선웅 원장 [사진=닥터벤데타 영상 캡처]

[일요서울ㅣ신수정 기자] 국내 성형업계에 ‘유령수술(셰도우 닥터)’ 논란은 여전하다. 하지만 국내 성형업계는 환경 개선의 의지도 없이 과대 성형 광고로 일요서울은 유령수술이 자행되는 국내 성형업계를 들여다보고자 지난 23일 前대한성형외과의사회 법제이사 겸 유튜버 ‘닥터벤데타’ 김선웅 원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선웅 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성형업계에 만연한 ‘유령수술’ 어떻게 시작됐나.
▲ ‘유령수술’의 초창기라고 칭할 수 있는 2000년대 초반, 업계에 ‘유령수술’을 자행한 의사들이 근로계약서상 계약 조항을 근거로 고용의와 직원들을 입막음시키고 범죄에 가담하게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사망 환자 유가족의 입을 막기 위해 금고에 항상 1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해 일을 해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내용 등이다. 당시에는 너무 비현실적인 일이라 소문만으로 확신할 수 없었다. 이 때만 하더라도 의료 광고는 ‘포지티브 규제’다. 그러던 중 2005년 의료광고금지 위헌 판결 이후 2007년 의료법이 개정됐다. 환자 알선행위와 의료광고 규제가 ‘네거티브 규제’로 대폭 제약이 풀린 것이다. 나아가 수술 브로커 활동을 합법화하는 의료 관련법도 통과됐다. 이것이 서막이다. 최근 5년간 의료사고는 500~1000건으로 추정된다. 이 중 성형 의료사고는 200~300건으로 추측한다. 당장 지워진 기사들을 제외하더라도 포털에 성형사고 기사만 50여 건이다. 이제는 더 이상 일부 병원 혹은 의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형업계 전반에 걸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이라고 봐야 한다. 성형외과가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공급 받고, ‘유령수술’ 공장에서 성형수술을 받다가 장애·뇌사·사망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 병원에서는 정상적인 수술인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유가족에게 현금으로 입막음한다. 헌법상 수술-의료행위는 상행위가 아니다. 반면, 성형 광고는 자체가 이미 상법에 해당하는 상행위다. 위헌 판결문에서 의료행위가 상행위로 다뤄지게 되자, 성형 후기 프로그램, 각종 성형 광고가 만연하고 그와 비례해 성형수술 사고도 급증하게 됐다. 

- 10월부터 ‘추석 연휴 성형·수능 이벤트·계절 이벤트’가 시작되는데.
▲ 추석 연휴 성형 이벤트, 수능 성형 이벤트, 계절 성형 이벤트 모두 비정상적인 성형 광고다. 여기에 휩쓸려 성형하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 나아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성형 광고들이 쏟아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Y·Z세대들이다. 기본적으로 의사가 행하는 진료·진찰·수술 행위는 공공부문이다. 이것이 상업적인 이해관계로 넘어가 어떤 기준도 없이 무분별한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청년층은 성형 광고에 대한 거부감 없이 이런 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나아가 병원마다 있는 코디네이터도 마찬가지다. 성형외과 상담실장의 직무는 수술 날짜를 잡아주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다. 마치 의사처럼 환자의 성형 상담을 진행하는 것은 의료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코디네이터가 수술 부위를 잡아두면 의사가 들어와서 수술만 한다는 것은 ‘수술 분업화’의 마지노선을 넘어선 행위다. 

- 성형외과 ‘유령수술’ 행태의 개선을 위한 노력은.
▲ 수술실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을 대안으로 내세우지만 이것은 환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불과하다. 최소한의 안전단계도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 현재까지의 성형수술 환경이었지만, ‘유령수술’ 근절을 위해서는 관련 범죄 카르텔을 잡아야 한다. 카르텔의 일부로는 의사와 검사의 유착이 있다.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술실 내에 CCTV를 설치했다 하더라도 수술 과정만을 지켜볼 뿐이다. 셰도우 닥터, 마취 후 불법행위에도 법적 효력이 없다는 판결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유령수술’로 수술실을 도살장으로 만드는 범죄 의사들, 그리고 이를 눈감아 주고 있는 경·검 사법부에 마땅한 처벌이 유령수술을 근절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본다. 안타까운 것은 ‘유령수술’ 고발을 ‘닥터벤데타’로 유튜버 활동을 하면서 7여 년간 외쳤다. 유령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최근이다. 따라서 현재는 ‘유령수술’ 관련 국민청원을 진행 중이다. 오는 10월8일 국감도 앞두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