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추석’ 집에서 영화도 보고 그림도 보고

'2020 미술주간' 홍보포스터. [문화체육관광부]
'2020 미술주간' 홍보포스터. [문화체육관광부]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추석연휴 기간 집에 머무르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추석연휴 기간 외출을 최소화하며 집에서 놀거리를 찾는 중이다. 긴 추석연휴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위한 놀거리 일요서울이 찾아봤다.


가족 집콕놀이 공모전… 9월24일~10월24일, 온라인 한복상점… 9월10일~12월31일

온라인 미술주간… 9월24일~10월11일, 문학주간… 9월26일~11월30일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는 김모(34)씨는 고향이 경북 포항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이번 추석연휴를 집에서 친구와 보내기로 했다.

김씨는 “저처럼 혼자 사는 친구와 함께 집에서 방향제를 만들기로 했다”며 “음식은 시켜먹고 하루 종일 집에 있을 것 같다. 집에서 홈트레이닝 운동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이 고향인 전모(30)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시민 10명 중 8명

‘추석 계획 취소’


전 씨는 “고향은 울산이고 할머니는 의령에 계신데, 부모님이 이번엔 코로나19 때문에 내려오지 말라고 하셨다”며 “이번에 저처럼 고향에 안 가는 지인 2명과 함께 집에서 요리를 해 먹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보드게임을 사서 지인들과 함께할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원 양모씨는 부모님이 있는 경기도 동탄으로 가는 대신 회사 당직을 하기로 했다.

양 씨는 “추석연휴 당일에 당직이 잡혔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있었는데 겸사겸사 (일하면서) 추석연휴를 보낼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직을 안 하는 기간에는 집에서 음식을 시켜먹고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과 서울연구원이 서울시 거주 18세 이상 8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이번 추석 연휴 장거리 이동 계획이 없거나 있었는데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추석 및 명절 연휴에 장거리 이동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6.8%는 이동 계획이 ‘없다’, 16%는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취소했다’고 답했다. 72.8%가 추석(10월1일)과 개천절(10월3일)이 포함된 9월30일부터 10월4일까지 고향 등 장거리 이동 계획은 세우지 않은 것이다.

이동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를 가족 구성원별로 보면 4인가구가 37.1%, 3인가구 21.0%, 1인가구 18.1%, 2인가구 17.1%, 5인 이상 가구 6.7% 등이었다.

추석 연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국립·공공기관이 보유한 57개 문화 콘텐츠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추석놀이, 실내 운동

고전영화 온라인 공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대책은 추석 연휴 이동 자제 권고에 따라 국민들이 집에서 머무르는 동안 비대면 문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지난 3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예술의 전당, 국립극장 등 29개 국립·공공기관이 보유한 57개 문화콘텐츠 채널을 ‘집콕문화생활’ 사이트(www. culture.go.kr/home)에서 무료로 안내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오는 28일부터 ‘슬기로운 추석 문화생활’ 항목을 신설해 가족이 함께하는 추석놀이, 집에서 즐기는 실내운동, 한국 고전영화 357선 등의 특집 콘텐츠를 새롭게 제공한다.

문체부는 또 ▲가족 집콕놀이 공모전(9월24일~10월24일) ▲온라인 한복상점(9월10일~12월31일) ▲온라인 미술주간(9월24일~10월11일) ▲문학주간(9월26일~11월30일) 등 비대면 행사를 연다.

네이버TV, 유튜브 등에선 국립기관, 민간단체에서 진행하는 연극, 오페라, 뮤지컬, 퓨전 국악공연, 비언어극 등도 특별 중계·방영한다.


‘2020 미술주간’

집에서 미술작품 관람을


집안에서 미술 작품을 관람할 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월11일까지 예술경영지원센터 전시기관 300여 곳과 함께 ‘2020 미술주간’을 개최한다. ‘당신의 삶이 예술’이라는 주제다. 특히 올해 ‘미술주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양한 비대면 프로그램과 대면·비대면 연계 프로그램들을 확대했다.

코로나19로 전시장 방문이 어려운 상황에서 집에서도 안전하고 즐겁게 미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참여 기관의 40여 개 전시를 온라인으로 마련했다. 미술주간 누리집(artweek.kr)에서는 가상현실로 제작한 미술 전시를 작품 소개와 함께 볼 수 있다.

또한 한국교육방송(EBS) 라디오 프로그램 ‘이청아의 뮤지엄 에이로그’와 함께 미술 전시를 감각소리(ASMR)로 소개한다. 청취자들은 실감 나는 해설과 감각적인 소리를 통해 실제 미술관을 거닐고 있는 듯한 상상을 할 수 있다.

미술주간 동안 열리는 작가미술장터 5곳에서도 온라인 전시 관람, 작품 구입, 경매 참여 등을 할 수 있다.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도 가상 장터를 개최한다.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비대면 감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술주간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미술여행’은 올해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전시공간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전국 22개 도시의 27개 여행 경로를 온라인 지도로 내려받아 향후 자신만의 미술 여행지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중 6개 지역에서는 ‘미술여행 영상일기’를 통해 생생한 여행기를 제공한다.

올해 ‘미술주간’에서는 ‘판화’를 특화 분야로 선정해 집중 소개도 한다. 미술관에서 직접 판화로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체험 수업뿐 아니라, ‘집콕 판화놀이’ 프로그램도 준비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판화 꾸러미를 제공한다.

미술관과 대안공간, 화랑 등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한다. 이와 함께 ‘나도 수집가’, ‘색다른 미술체험’, ‘방구석 미술관’, ‘예술 수업’, ‘예술 소풍’, ‘예술 이야기’, ‘해설 프로그램’ 등 7개 주제별 미술주간 연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미술주간 개막일인 24일에는 평소 만나기 힘든 작가, 화랑 대표들과 직접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예술 이야기’를 부산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몽상’과 경기도 ‘엄미술관’에서 진행한다.

아울러 미술주간 기간 동안 ‘아크앤북’ 서점에서는 다양한 미술서적을 소개한다. 주간지 ‘씨네21’은 영화를 통해 쉽고 흥미롭게 미술을 접할 수 있는 영화 콘텐츠를 제공한다.


반려 동·식물

친구와 놀이 영상 응모도


‘슬기로운 집콕 방법’을 공유하고 상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집콕놀이 공모전 ‘즐거운 우리집 집콕놀이를 소개해줘’(즐집소)를 10월2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온 국민이 처음으로 다 같이 집콕하는 시간을 ‘문화를 즐기는 시간’으로 일구어 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코로나19가 강타한 올해 상반기 호주에서는 유일한 공식외출인 쓰레기 버리는 날을 재미로 승화한 ‘쓰레기 런웨이(Bin Isolation Outing)’가 유행했다.

우리 국민들은 ‘달고나 커피’를 만들고, 거실에서 캠핑하며, 베란다에 수영장(워터파크)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빵을 반으로 가르면 구름 같은 분홍·하늘색이 드러나는 ‘구름빵’ 만들기가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문체부는 대국민 공모전을 통해 ‘코로나 집콕’에 맞서는 ‘제2의 달고나 커피 만들기’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집콕 추석’이 필요한 올해 명절 연휴 동안 이번 이벤트가 소소한 즐길 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집에서 가족을 비롯해 반려 동·식물, 친구, 동료들과 놀이로 소통하는 3분 내외 동영상을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한정 개인 누리소통망에 지정 핵심어 표시(해시태그)를 달아 등록 후, 네이버 해피빈 내 공모전 페이지(https://campaign.happybean.naver.com/campaign/give/2020familyplay)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해시태그는 #즐집소 #집콕놀이릴레이(참여잇기) #가족놀이 #코로나19 #문화로이겨내요 등이다.

놀이의 범위에는 제한이 없다. 가위바위보 대전, 붙임쪽지(포스트잇)로 속마음 전하기 같은 가벼운 게임부터 마스크팩 가왕, 온라인 콘서트, 가족 오케스트라 등의 예술 활동까지 모두 응모할 수 있다.

최우수작 10편에 각 100만 원 등 200편 이상을 선정해 상금 총 4000여만 원을 수여한다. ‘좋아요’가 많은 작품에 ‘좋아요많상’,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에 ‘노력이가상’, 선착순 100명에게는 상품권(기프티콘)을 제공한다.

네이버 해피빈 공모전 페이지에서 댓글로만 참여해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 500원을 기부할 수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우리는 집에 갇힌 것이 아니라 잃어버렸던 가족과의 시간, 연주하지 못 했던 악기를 꺼내어 즐길 시간, 읽지 못했던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라며 “이번 공모전을 통해 찾아낸 놀이 문화들이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즐거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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