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은 1948년 발표한 정치소설 ‘1984년’을 통해 독재국가의 잔혹한 탄압과 터무니 없는 거짓 선전을 고발했다. 2차세계대전 후 소련 요셉 스탈린 독재와 북한 김일성 왕조의 출현을 예언한 듯 했다.

‘1984년’에 등장하는 독재국가 ‘오세아니아’의 ‘진실부(眞實部)’는 정권 유지를 위해 국민을 탄압하고 기망하며 진실과 전혀 반대되는 슬로건을 내건다. “전쟁은 평화다” “자유는 노예다” “무지는 힘이다”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 모씨의 군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토해낸 억지와 궤변이 ‘오세아니아’ ‘진실부’의 거짓말을 떠올리게 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 씨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 이라는 안중근 의사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했다. 서 씨가 황제 휴가·용산 배치·통역병 배치 등 여러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데도 위국헌신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는 주장은 “전쟁은 평화다”라는 ‘오세아니아’의 궤변과 다르지 않다.

안 의사 안흥안(安)씨 참판공파의 안호택 종중회장은 박 원내대변인의 망언에 대해 “정권유지를 위해 안 의사를 파는 파렴치한 인간들이 어디 있느냐”고 분노했다.

안 의사 유족 등은 박 원내대변인의 사퇴를 요구하는 서한을 민주당 측에 보냈다. 인터넷에서는 “여당이 실성한 것 아니냐” “저러다 추 장관 아들에게 국가유공자 서훈을 주겠다고 하겠다” “안중근 의사가 언제 휴가 연장해 달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개탄했다.

추 법무는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소설 쓰시네”라며 비웃었는가 하면, “그래서 어쩌란 말입니까”며 대들기도 했고 “시비 걸지 마시라”고 겁박하기도 했다. 그러자 야당 측에서는 “법무장관이 무법장관이 되고 있다”고 통탄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군에서 휴가 연장은 “카톡 등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고 했다. 인터넷에서는 김태년의 “궤변이 군복무를 캠핑으로 바꿔 놨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황희 의원은 서 씨의 군복무 특혜 의혹 제보자를 가리켜 “단독범이라 할 수 없다”며 아예 제보자를 범인으로 단정해 버렸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쿠테타 세력이 국회에서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고 괴담을 토해냈다가 국민의힘 군인 출신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해야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서 씨 군복무 특혜 청탁 의혹과 관련해 “식당에서 김치찌개 시킨 것 빨리 주세요 그러면 청탁인가, 민원인가”라며 서 씨 청탁을 ‘민원’으로 둔갑시켰다.

민주당 의원들의 추미애 모자(母子) 감싸기는 추 법무를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충성과 아첨 표출이기도 하다. 서 씨가 “안중근 의사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는 주장, 군 복무 특혜 의혹제기 의원들에게 “그래서 어쩌란 말입니까” 되받아치는 뻔뻔스러움, 의로운 제보자를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왜곡, 청탁을 민원으로 둔갑시키는 궤변 등은 ‘전쟁은 평화다’ ‘자유는 노예다’ ‘무지는 힘이다’라는 ‘오세아니아’를 뺨칠 정도로 진실을 뒤집은 말들이다.

집권세력은 ‘오세아니아’처럼 말의 뜻을 뒤집는다. 문 대통령이 계속 강조하는 ‘공정’과 ‘정의’는 집권세력에 의해 ‘불공정’과 ‘불의’로 뒤집혔다. 문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역설하지만 “특권과 반칙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거꾸로 간다. 이제 법무장관은 ‘무법장관’으로 훼자되기에 이르렀다.

집권세력은 ‘무지를 힘’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법무장관과 대통령을 향한 아첨이 궤변이라는 것도 분별하지 못할 정도로 무지한 건 아닌지 걱정된다. “아첨은 독이 든 꿀”이라는 격언을 유의, 함부로 내뱉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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