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기사들, 총 3억여 원 체불… 화물차 조합·위니아대우 입장 ‘팽팽’

사진은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지부 위니아 대우분회 집회 현장이다.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위니아대우 광주공장 물류를 운송하는 화물차 기사들이 소속 업체로부터 운송료를 받지 못하면서 위니아대우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위니아대우는 해당 화물 업체 N사에 운송료를 지급하고, 물류 운송 업무를 위탁한 바 있다. 하지만 N업체 대표가 위니아대우로부터 지급받은 운송료를 기사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잠적하면서 사태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 기사들은 N업체 뿐 만아니라 위니아대우도 책임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위니아대우는 이미 운송료 지급이 이뤄진 만큼 해당 사안에 사명이 언급되는 것조차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 광주지부 “사측, 제대로 확인 과정 거쳤는지 의문”

사측 “위니아대우 직원 나가라 했다… 화살 쏠리는 것 언짢아”

위니아대우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 가전 완제품 운송을 담당하는 화물차 기사들에 따르면 조합원 38명은 올해 5월 운송료 약 2억 원이 되는 금액을 받지 못했고, 부정기적으로 투입됐던 비조합원 20여 명은 1억2000여만 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 광주지부 측은 화물차 기사들의 운송료를 떼먹고 잠적한 N물류업체 대표가 지난해 12월에도 운송료를 체납한 적이 있어 위니아대우 측에 “운송료를 또 체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위니아대우 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나중에 사고 친다” 대책 요구
방관 태도 지적

화물연대 광주지부 관계자는 “지금 5월분 운송료를 한 푼도 지급 받지 못했다. N물류업체 대표는 잠적한 상황이다. 현재 경찰에 고소를 한 상황이고 화물차 기사들은 피해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이미 그 업체는 지난해에 운송료를 체불한 전적이 있어 위니아대우 측에 분명히 나중에 사고칠 게 뻔하니 그 부분에 대해 대책을 세워 달라고 여러 번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점은 N업체가 운송료를 체납한 것도 문제지만 위니아대우 측의 방관하는 태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N업체가 지난 6월 다른 곳으로 명의를 이전을 하면서 대표자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N업체 대표는 회사 명의를 넘기고 잠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부 관계자는 대표자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위니아대우가 N업체 대표자에게 돈을 입금한 부분에 대해서는 위니아대우가 제대로 된 확인 과정을 거쳤는지 의문이 생기게 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기니 갑갑하다. 현재 화물차 기사들 중에는 운송료를 받지 못해 차가 캐피탈에 넘어간 분도 있고, 5월 기름값 구멍난 것을 대출받고, 하루, 그날그날 메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집에 갖고 갈 생활비도 없는 상태다. 심한 경우 파산신고까지 한 분도 계신다”고 갑갑한 심정을 토로했다.

급여 지급 과정 감시
사측 “노력한 부분 있어”

위니아대우 측은 해당 사건에 회사 이름이 언급되는 것은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위니아대우 측은 운송료 체불 문제가 지난해에도 불거졌었기 때문에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위니아대우 직원이 화물차 기사와 N업체가 같이 있는 상황에서 급여를 줬다고 말했다. 문제는 위니아대우와 N업체의 계약기간은 2020년 5월31일까지로, 계약기간이 끝난 시기에 맞춰 N업체 대표가 기사들의 운송료를 지급하지 않고 잠적한 것이다.

관계자는 “5개월간 문제가 없다 사건이 6월에 터진 것이다. 5월에 일한 돈을 6월에 지급해야 하는데, 당시 화물차 기사들과 N업체가 ‘우리끼리 할 말이 있으니 위니아대우 관계자들은 나가라’고 했다”며 “어쩔 수 없이 우리 회사 직원은 나가게 됐고, 이 과정에서 화물차 기사들이 결국 N업체 대표에게 운송료를 지급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위니아대우는 회사 직원들이 N업체 대표가 화물차 기사들에게 급여를 주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고, 직접 상황도 지켜보는 등 노력한 부분도 있는데 위니아대우에 화살이 쏠리는 것이 언짢다는 입장이다. 위니아대우 관계자는 “저희가 돈을 떼먹은 것도 아니고 돈을 다 지급했는데, 우리 회사 직원이 없는 사이 그런 일이 발생한 것까지 책임을 지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광주지부 관계자는 위니아대우 측의 이같은 입장에 “원청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중간에 빠지라고 했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 저희는 그런 적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위니아대우는 현재까지 N업체 대표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밖에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한편 운송료 체불 피해를 입은 화물연대 광주지부 조합원 38명은 N업체 대표를 광주 북부경찰서에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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