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강화]인체 방어 시스템 면역력↑ ⋯ 코로나 바이러스 ‘무증상’ 가볍게 넘겨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가져온 코로나바이러스로 국민들의 일상은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예절 지키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이 생겨났고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증가를 통해 개인과 지역사회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어느 누구도 이 병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로서는 완전한 치료법이 제시되지 않기에 고령자 혹은 기저질환자, 만성질환자 등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감염될 경우 치사율 또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나 항생제도 듣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의 면역으로만 이겨내야 하는 질병이기에 지금으로선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만이 실질적인 예방법이자 혹여나 감염이 되었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라 여겨지고 있다.

면역력이란 각종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몸속으로 침투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인체의 방어시스템을 말한다. 또한 질병 요인이 우리 몸을 침범했을 때 면역력이 높으면 이겨낼 확률이 높고 낮으면 이를 이겨낼 힘이 없다.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에 똑같이 노출되어도 면역력이 좋은 사람들은 무증상으로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만한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한의학의 성서인 <황제내경>에는 “정기존내(正氣存內) 사불가간(邪不可干)” 이라는 유명한 조문이 있다. “정기가 내부에 존재하면 사기가 가히 침입하지 못한다.” 라는 말이다. 여기서 정기(正氣)는 좋은 기운을 의미하며 원기라고도 하고 우리 몸을 지켜주는 저항력, 면역력을 의미한다. 한편 사기(邪氣)라 하는 것은 나쁜 기운, 세균 바이러스 등 우리 몸에 침입하는 각종 질병의 원인이다. 정기와 사기의 두 기운은 서로 길항관계에 놓여 있어 시소처럼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한쪽은 내려간다. 따라서 이 두 기운 가운데 어느 한쪽이 내 몸을 지배하고 있느냐가 수천 년 전부터 사람의 건강과 질병을 결정짓는 척도가 되었다. 현재는 ‘정기’가 ‘면역력’ 이라는 단어로 이름만 바뀌어 현재의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 즉 정기(正氣)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먼저 정기를 손상시키는 ‘피로’ 한 상태가 없게 해야 한다. 피로가 쌓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무리(無理)를 하지 않아야 하는데 만약 적절한 휴식 없이 과로를 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육체적인 무리를 하는 상황이 되어 피로가 쌓이면 정기가 상하고 사기가 침입한다. 또한 분노하고 미워하고 욕심을 부리는 것이 과하거나 희로애락의 감정이 너무 지나치는 것은 정신적인 무리가 가서 피로가 쌓이고 정기를 손상시킨다. 젊은 사람들도 지속적인 스트레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서 다양한 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것은 이와 상통한다.

 또한 적절한 운동을 통해 몸을 단련하여 정기를 보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은 좋지만 집에만 계속 있다 보면 몸이 무거워지고 오히려 더 피곤해지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다. 마스크를 쓰고 공원에 나와 햇볕을 쬐면서 산책이나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칭을 병행하여 기혈순환을 높이는 것은 정기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영양 공급을 통해 정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단, 면역을 높인다고 몸에 좋다는 음식을 과하게 먹는 것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영양이 중요하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식이 힘들고 집밥보다는 배달음식의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찬 음식, 인스턴트식품, 고열량의 야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은 체내의 탁기(濁氣 ; 탁한 기운) 혹은 담음(痰飮 ; 기혈순환을 방해하는 정체된 노폐물)을 유발하여 정기 손상의 원인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정기를 보존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들 중에서는 정기 자체가 워낙 부족하거나 손상을 입었기에 스스로 면역력을 복구하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다음의 경우 동의보감에서 제시된 오장육부의 정기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간허 : 눈이 침침하고 다리에 쥐가 나거나 어지럽다. ▲심허 : 가슴이 두근거리고 벌렁벌렁거리며 불안하고 숙면을 취하기가 힘들다. ▲비허 : 식욕이 없고 살이 빠지며,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 눕고 싶다. ▲폐허 : 목소리에 힘이 없고 무기력하며 저절로 땀이 난다. ▲신허 :  허리와 무릎이 시큰시큰 아프고 힘이 들어가지 않으며 소변보는 것이 개운하지 않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한방치료를 통해 오장육부의 허한 정기를 신속히 보강하는 한약을 복용하여 면역력을 회복해 주는 것이 좋다. 다만 반드시 사람의 체질과 상태에 맞게 처방을 하여 정기를 보강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본인의 체질에 맞지 않는데 무분별하게 몸에 좋다는 영양제와 영양식품을 섭취한다면 오히려 건강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보약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복용해야 한다.  

‘황제내경’의 ‘사기조신대론’을 보면 ‘성인 불치이병 치미병’(聖人不治已病 治未病)이라는 말이 나온다. ‘훌륭한 의사는 이미 생긴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생기지 않은 병을 치료한다는 뜻으로, 건강할 때 또는 병의 기미가 있을 때 미리 방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 는 말이 있는데 무엇이든 일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알아 예방하고 대비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평소 정신적, 육체적 무리를 삼가고 피로를 예방하며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영양공급으로 우리 몸을 늘 정기가 지배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면역력을 높여 감염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는 근본이 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동화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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